[여의도 벚꽃축제] 꽃들에게 길을 묻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풀꽃, 나태주 -
view on을 누르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더디게 온다 싶어 조바심을 내었던 봄은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벌써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다른 계절과 달리 조금만 미적거리면 사라지고 마는 봄,
바야흐로 그 봄을 찾아 나섰다.
남부지방은 이미 꽃이 지고 있다는 소식과 달리 서울은 아직도 꽃이 한창이다.
서울 최고의 벚꽃 명소, 여의도 윤중로
일년에 딱 한번 이맘때 여의도 윤중로는 그야말로 '벚꽃' 자체가 곧 여의도라고 할 수 있다.
여의도 역에서 출발해 국회의사당을 크게 한 바퀴 도는 길은 천천히 걸으면 약 한 시간 정도 걸린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에 간판마저 파묻혔다.
여의도 한강공원이 지척이다.
대부분의 인공미를 거의 배제한 샛강공원과 연결되어 있는 한강공원은
도심의 어떤 공원보다도 더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오후 여섯 시 반, 길어진 해는 어느새 퇴근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축제 시작한지 이제 약 일 주일, 벚꽃은 만개했다.
실상은 벚꽃 반, 사람 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지마다 휘어지게 벚꽃송이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kbs 방송국도 지나고
사람들은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길을 걷는다.
나무의 오랜 수령만큼이나 멋드러지게 뻗은 가지들이 운치를 자랑하고 있는 벚꽃들
봄을 대하는 태도는 여자에게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혼자 오신 남성분이 벚꽃에 취해 귀에 꽃을 꽂고 열심히 셀카 중이다.
마음 같아선 '사진 찍어 드릴까요?'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봄 꽃에 취한 기분을 방해하는 것 같아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다시 길을 걷는다.
온통 꽃길... 그 길을 걷는 수 많은 사람들
저 멀리 끝도 보이지 않는 벚꽃길에는 사람들이 흘리고 간 감탄사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꽃을 보며 품었던 나의 화양연화, 기분좋은 상상이 지나간다.
하늘 가득 뒤 덮은 꽃들
여의도 벚꽃축제는 '봄꽃축제'로 새단장을 하고 각종 볼거리와 즐길거리들이 넘쳐나는데
몽마르뜨 기분을 살짝 느끼게도 하고 있다.
다양한 도구, 다양한 방식으로 초상화를 남기는 사람들,
초상화 그리는 솜씨에 감탄을 하며 둘러보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짜장면 시키신 분...."
아 놔~~~ 그곳이 어디던 배달음식의 대표주자!!
꽃 즐기는게 어디 여심의 전유물이겠는가?
전국민이 사진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디지털 세상,,
그 세상 안에 가득 담긴 벚꽃 들,,
이 어르신은 올해 봄을 무엇으로 기억할까?
그것이 무엇이든 행복한 기억만 담으셨으면 좋겠다.
시계는 7시를 넘어가고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본격적인 퇴근시간 윤중로에는 점점 더 많은 인파들이 모여들고 있는 중이다.
윤중로에는 꽃보다 사람이라고 하더니 정말 엄청난 인파다.
또 다른 세상에서 만나게 될 꽃들을 위해 조명에도 불이 켜졌다.
붉은 색 조명 덕분에 수줍은 벚꽃이 되었다.
사물놀이패의 흥경운 장단에 맞춰 꽃 구경 나온들도 신나게 어울리는 한 마당,
축제의 밤이다.
벚꽃길이 이끄는 대로 걷고 또 걷고..
불 켜진 국회 의사당,,
제발 세금이 아깝지 않게 제대로된 국정운영을 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윤중로에는 한강으로 넘어가는 멋진 다리도 생겼다.
지은지 얼마되지 않는 한옥의 건물의 용도가 궁금한 밤이다.
이제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후레쉬를 터뜨려야만 꽃과 눈을 맞출 수 있다
길의 끝부분에 달하니 인파는 더 늘었고 어깨를 부딪치지 않기위해 조심을 해야했다.
여의나루쪽에서 오면 시작점이 이곳에도 여전히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빼곡하다.
초상화는 외국인도 예외는 없는 듯하다.
추억을 남기기위해 갖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
여기서 저기서 까르륵 까르륵 얼굴에서 한가득 미소를 띄우고
2012년 4월 윤중로의 봄이 시간을 멎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낮에 덕수궁에 들렀다가 살짝 실망을 하고 지인들과 함께 다시 찾은 여의도,
그 길에는 꽃 보다 사람이 더 많았지만 역시 벚꽃은 윤중로였다.
덕분에 밤 벚꽃까지 제대로 눈과 마음이 호사한 하루!
꽃들에게 물었던 길은 이제 그 꽃이 지기 시작하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머물러 있는 순간의 소중함과 소소한 일상의 감사함이 늘 함께하기를...
2012년 4월의 봄이 또 이렇게 지나간다.
facebook & twitter : chenkook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글이 유익했다면 최신글과 인기글 특히 저 밑에 손가락 추천 버튼 '꾹' 하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도 필요없는 추천 한 방 부탁드립니다.
'life is like traveling > Seo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유도 공원] 자전거타고 떠나는 도심 공원여행 (0) | 2012.05.02 |
---|---|
[상암] 봄 소풍가고 싶게 만드는 연초록의 힘 (0) | 2012.04.26 |
[봄꽃명소] 북촌의 명소, 정독도서관의 벚꽃 (0) | 2012.04.18 |
[서울 봄 꽃길] 온통 노란색 물결 상춘객 유혹하는 서울의 봄 (0) | 2012.04.16 |
[서울] 눈 앞이 안 보이게 내리던 폭설 (0) | 2012.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