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의 명소, 정독 도서관의 벚꽃
서울시 종로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정독도서관은
북촌의 명소로 자리잡은지 이미 오래로 멋진 경치로 인해
내. 외국인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도서관 본연의 역할보다 관광지 명소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고 있는 서울 도심 곳곳은
꽃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인해 나름 명소다 싶은 곳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중이고
정독 도서관의 이름난 벚꽃은 그냥 지나쳐 갈 사람들의 발길마저도 돌리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정독 도서관에 핀 목련과 벚꽃,,,
한 파인더안에 목련과 벚꽃을 함께 담고 있으니 이렇게 멋진 경치를 혼자 즐기기 아까워
지인들에게 봄 맞이 사진 한 장 전송해 드렸다. ^^
다들 잘 받으셨죠? 미쳐 못 받으신 분들은 이미 페이스북에서 만나보셨으리라.
봄 나들이로 정독 도서관에 갈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저녁에 명동에서 일이 있어서 나가는 길 일부로 조금 서둘러 정독 도서관으로 향했다.
정독도서관에서 나를 반기는 지인...
역시 우린 쏘울이 통한다며 얼굴 보자마자 서로에게 카메라를 들이대 주는 센스 ^^
아~~~ 아~~~아~~~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눈처럼 피어있는 벚꽃이 너무 이쁘다.
담벼락에 비친 그림자 마저도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까?
하작가도 나도 북촌을 수시로 다녔고 정독도서관도 그리 드나들었는데
이구동성으로 똑같이 정작 가장 아름다운 꽃 피는 봄에는 와 본적은 없었다며
오히려 눈 올 때 와 보았다는 서로 닮은 꼴에 또 한번 웃어주셨다.
꽃 피는 시기가 계절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가
꽃이 피어있는 기간이 짧기때문에 정작 제대로 만개한 벚꽃을 보기는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닌듯하다.
이번 주 월요일(4.16일)에 다녀왔으니 아마 오늘 정도면 절정의 풍경을 뽐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하늘을 온통 가린 벚꽃
도서관 초입에서 건물까지 이어지고 있는 벚꽃 대궐~~
바람에 흩날리며 벚꽃이 질 때는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벚꽃지고 봄이 떠나고 나면 저곳에는 넝쿨 장미와 등나무가 꽃 피울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정독 도서관의 벚꽃이 얼마나 유명하던지 도서관 홈페이지에는
매일 매일 벚꽃의 개화소식을 사진으로 찍어 공지사항에 올려 주고 있을 정도니
여의도 벚꽃 능가하는 정독 도서관의 벚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독도서관 마당 잔디밭은 갑신정변의 최고 스타라고 할 수 있는 김옥균의 집터이고
정선이 인왕제색도의 구도를 잡은 곳이기에 기념비가 세워져 있으며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이 살았고
도서관 뒷편에는 청백리로 유명한 맹사성이 살던 곳으로
조선시대 역사의 한자리를 오롯이 차지하고 있기에 북촌의 또 다른 관광명소로
사람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정말 완연한 봄이다.
꽃 구경에 서로 할말도 잊고 연신 셔트를 누르느라 서로가 분주하다.
도서관으로 향해 있는 산책로를 따라 크게 한 바퀴 걸어 본다.
대한제국 시기였던 1900년에 지어졌던 경기고등학교의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경기고등학교가 지금의 삼성등으로 이전하고 난 뒤 도서관으로 이용되어 현재는 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정독도서관
그래서인지 현대식 건물과 동떨어진 건축물은 그 외관부터 독특함의 눈길을 사로잡게 하는 곳이다.
아치형의 입구 로비에서 보이는 봄 풍경도 좋지만
실은 눈 내리고 난 뒤 보이는 겨울풍경이 더 운치있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이 둘째, 네째주 월요일이 휴관이라
혹시나 싶어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휴관인 것을 확인하고 사람도 별로 없겠다 싶어
조용한 도서관 꽃 대궐 풍경도 남기고 볕 따사로운 도서관 앞 마당에서 책도 읽으려고 찾았건만
뭘 잘 못 알았는지 정독 도서관은 수요일이 휴관이란다.
어쩐지 휴관인 도서관치곤 사람이 너무 붐빈다 했어~~
어짜피 오늘은 '책'보다 '꽃' 구경이 목적이다.
이제 35살이 된 도서관,,, 벚나무의 나이는 몇살일까?
어느 꽃인들 아름답지 않겠냐만은
특히 긴 겨울을 이겨낸 '봄의 꽃'이야 말로 가장 아름다운 꽃이 아닐까 싶다.
도서관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이렇게 화사한데
안에서 책이 눈에 들어올까 심히 의심스러운 생각이~~
회색빛의 도심에서 다람쥐 쳇바퀴 처럼 살아가는 일상에도
화사한 꽃으로 인해 숨 쉴 여유를 가져본다.
이상하게 올해 유독 눈에 밟히는 목련이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봄의 꽃들은 그래서 더 화사해 보이기도 하지만
꽃이 지고 나면 또 한 계절이 물러가는 구나 싶어 때론 더 처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시큰거리는 건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는
양희은님의 '하얀목련' 의 노래가사가
한 몫 차지 하고 있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다.
책을 읽다가 몰려 나온 소녀들의 재잘거림이 벚꽃의 화사함만큼이나 싱그럽고
꽃 놀이를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은 더없이 훈훈하다.
광각렌즈 16~35mm로 꽃을 찍으려니 다소 난감하지만
사진으로 잘 담는게 뭐 그리 중요할까?
내 눈앞에 온 사방 팔방 펼쳐지고 있는 찬란한 꽃 대궐을 걸으며
같은 풍경을 보고 같은 감성으로 이야기 나눌 사람이 함께하고 있으니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한 시간 동안 천천히 도서관을 둘러보며 나서는 발걸음
마음은 정독 도서관에 내려 놓고 왔다.
봄을 즐기기도 전에 정오가 되면 여름인양 착각을 하게 만드는 찰라의 순간들,,
그렇게 기다리고 드디게 온다고 조바심내었던 봄 날은
한 순간에 다가와 짧은 순간 머물고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워낙 아름답기로 소문난 정독 도서관의 봄을 제대로 만난적이 한번도 없었던 터라
잠깐 틈을 내어 찾게 된 도서관의 봄은
숨겨놓은 보물 뒤늦게 찾고 기뻐하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되돌려 놓았다.
조금 떨어져 있어 더 안타까웠던 봄,
그 곁에 좀 더 오래 머물러 있고 싶게 만드는 봄이다.
그리고 해마다 나의 봄에는 김용택님의 시 '사랑'이
무한 감성으로 다가오고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들이 무심하게 떠올라
봄 기운에 시달리게 만들지만
수없이 많은 봄을 보내고 다시 또 끝없이 맞이 해야하는 봄이란 걸 알기에
꽃 피어 있는 오늘을 사는 이 순간이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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