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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고향의 정 담뿍 담은 언양 5일장

작은천국 2012. 1. 17. 07:30

고향의 정 담뿍 담은 언양 5일 장 

 

 

 

한우 불고기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울산의 언양은

매달 2일과 7일에 5일마다 열리는 장이 서고 있으며

 

7~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언양 장날은 '장꾼반 손님반'이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이 지역 장사꾼은 물론이고 부산, 경주, 양산등지의 장꾼들이 모두 모여 문전성시를 이루며

그 명성을 떨치던 곳이었지만

현재 60여개의 상가과 200여개의 좌판을 형성해 언양 오일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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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해가 바뀌고 1월 2일

마침 언양장이 선다는 말에 부모님과 함께 모처럼 나들이겸 언양장날을 다녀왔다.

 

새해가 열렸고 게다가 월요일이고 특히 요즘은 전통 재래시장을 이용하기보다

대형마트위주의 소비형태를 가지고 있기에

시장이 썰렁하겠다 싶은 생각은 기우였을만큼 시장은 시장이었다.

 

사람냄새 물씬 풍기던 곳에서 고향의 정을 담뿍 담고 돌아온 언양의 장날이었다.

 

소시적에는 언양을 가려면 시외버스를 타고 한 시간도 넘게 가야 할 만큼 먼 곳이었건만

지금은 고속도로보다 더 좋은 울밀선 국도가 생겨서 굳이 고속도로를 이용하지않더라도

차로 30분이면 쉽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니 언양을 갈 때마다 격세지감을 실감하는 곳이다.

 

집에서 워낙 먼 곳이었던지라 울산역전에 서던 장날을 제외하면

한 번도 부모님을 따라가 본 적이 없는 장이었기에

언양장의 규모가 어땠는지 전혀 알수 없었고

아버지의 말씀으로는 장날이 되면 전국 각지의 사람이 다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는

말씀을 하셔서 도대체 그 규모가 어느정도 였나 궁금해 찾아보니

한창 전성기였던 시절에는 언양초등학교에서부터 언양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전부가 다 장터였다고 한다.

 

그러나 대형마트위주의 소비형태는 제일먼저 전통 재래시장의 몰락을 가지고 왔고

언양장날도 현재는 그 규모가 줄어 시외버스 터미널 옆으로

옛날에 남아 있는 건물 그대로  2~3군데의 골목이 얽키고 섥킨곳을 따라 좌판과 상가가 늘어서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노란선 부분)

 

언양장이 다른 곳에 비해 특이하다고 느낀 것은

재래시장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기위해

재래식건물을 연결해 지붕을 만들고 건물을 세로지어 좌판보다는 상가개념으로 형성이 되어있는데

언양은 아직도 좌판이 훨씬 더 많은 곳이었다.

 

 골목 안쪽으로 언양 시장 간판이 붙어있기도 하지만

 

언양시내로 들어오면 바로 이곳에서 부터 장이 자리를 잡고 즐비하게 물건들이 늘어서 있어

언양장의 시작을 알리며

 

오늘쪽으로 난 골목 아무 곳이나 따라 들어가면 해산물은 물론이고

 

직접 지은 농산물이 좌판도 없이 자리를 잡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도로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 장날의 풍경으로 인해

전통 재래시장의 기분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는 언양 장날의 풍경이었다.

 

장을 둘러 보기 전에  도로변에 있는 어묵집에서 죽 둘러써서 꼬치 하나 입에 넣고

홀짝이며 어묵 국물로 배를 뜨끈히 데웠다.

이런 곳에 오면 꼬치 하나는 꼭 먹어줘야 제대로 뭘 하고 있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ㅎ

 

 언양장날은 그 규모도 대단했지만 역사 또한 100년을 거슬로 올라가는 유서깊은 곳인지라

언양장날의 영화를 고스란히 지켜본 산 증인의 터줏대감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의 몇 곳을 소개하자면 지금은 민속촌이나 가야 볼 수 있는 대장간이 있다.

 

지금이야 공장에서 뚝딱뚝딱 손쉽게 대량으로 생산해 내는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이곳 대장간에서는 농기구를 제작해서 팔고 있는 곳으로

시장 한 가운데 터를 잡고 농경 위주였던 울산의 옛날 느낌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곳으로

족히 50년의 넘는 세월동안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명실공히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다. 

 

농사에 필요한 장비라면 곡갱이, 도끼, 호미, 낫 없는게 없고

무엇보다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것도 이곳에 오면 모두 구할 수가 있으니

단골이 많은 건 두말하면 잔소리고 대장간에서 만들어내는 제품이니 튼튼함은 강조해서 무엇하랴!

 

제품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날이 무뎌서 사용하기 힘든 톱, 칼 등 수선도 가능하니 농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곳이다.

 

언양 장에서는 유명한 것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참기름집이 무척이나 유명하다.

 

시장골목에 들어서 한 번만 꺾어지면 참기름 골목이 주르르륵 이어지고

참기름 짜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그런 곳은 어김없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앉아있다.

 

굳이 집에서 먼 언양장날을 찾은 이유도 구정을 앞두고 참기름을 짜기위해서였다.

시장을 들어오자마자 성큼성큼 다른 곳에 눈길 한번 주지않고

엄마는 바로 단골 참기름집으로 들어가셨다.  

 

참기름을 팔기도 하지만 참기를 짜는 가격도 저렴하고 인심도 좋기때문에

손수 농사를 지은 들깨며 참깨등을 가지고 와서 기름을 짜서

아들, 딸에게 나눠 주려고 시간을 내서 일부러 이곳을 찾는 분들이 꽤 많이 계셨다. 

 

참기름 짜는 건 한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자리에서 깨를 볶고 갈아서 기름을 짜니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고소한 냄새속에 베여있는 부모님이 일년동안 흘린 땀과 정성...

이걸 어떻게 중국산과 비교가 가능할 것인가?

 

 또 하나 언양 장의 명물... 부산오뎅 물렀거라 언양오뎅 나가신다

예전에 어묵공장이 있었는데 그 기계를 이어받아 언양오일장의 명물로 자리를 잡았고

이 집도 무려 50년의 세월을 이어오고 있는 또 하나의 터줏대감이다.  

  

직접 만들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이 가시기도 전에

오뎅은 팔려나가기가 바쁘고  맛 또한 끝내준다.

그 외 순두부, 연두부, 야채두부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다.

 

언양장은 무엇보다 한우특구로 진정된 곳이니만큼 한우가 유명한 곳이다.

 

언양불고기는 워낙 유명하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듯하고  

 

언양 한우의 진정한 맛을 보려면

소뼈를 푹 고아 국물을 내고 소머리 고기를 을 한 줌 넣어 내는 소머리 국밥은 꼭 먹어봐야하는 음식이다.

손 맛과 한우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 덕분에 한 술만 떠도 담백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하건만

점심먹고 나서 바로 장을 온 터라 다들 생각이 없다고 해서 아쉽게도 패스~했다.   

 

참기름을 짜기위해 기다리는 동안

엄마는 전국 전통시장에서 통용되는 온누리 상품권으로 장을 보시고

 

나는 본격적으로 장터 구경을 나섰다 

 

 서민들의 종합백화점이라고 불리며 서민들에게 필요한 물건이 전부 있는 전통 재래시장이다. 

 

아무리  없는 것 빼곤 다 있다고 하지만 종류도 다양한 고무장갑하며

무엇보다 각종 봉투까지도 팔고 있으니 이만하면 대형마트 안 부럽다.

 

 ㅋㅋ 내게 꼭 필요한 재생비누!!!  엄마도 나도 한 묶음씩 구매했다.

 

전통 시장상품권이 생소한 엄마는 대형 마트도 아니고 시골이라고 상품권을 안 받으면 어떡하냐며 걱정을 잔뜩하셨지만

이미 온누리 상품권은 시장사람들에게 홍보가 잘 되어 있었기에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비린 것을 싫어하기때문에 명태보다는 대구가 좋다며

연휴기간 동안 부모님댁에서 보내는 나를 위해 한 마리에 이만원 하는 대구를 발견하고

엄청 싸다며  바로 구매하셨다. 

 

경상도 지방의 제사에 반드시 쓰이는 상어고기의 돔베기

기름기가 거의 없는 돔베기는 그냥 구워도 무척이나 맛나다.

 

울산의 명물 기장미역

 

악!!!! 이게 뭐야 진짜 개구리잖아... 후다다닥~~

 

신발가게 이름에 제격인 마당발앞에선 빙그레 미소를 짓게 만들고

 

이리저리 연신 사진을 찍고 있는 나에게 아줌마가 사진찍는 사람이면 나도 한장 찍어달라며 수줍게 웃으신다. 

초상권, 사생활 침해등등으로 극도로 경계심을 갖는 도시의 사람들과는 비교되는 순박함

 

인터넷에 올려도 되냐는 정중한 양해를 구하며 찍은 사진을 보여 드리니 좋다며 연신 소녀 웃음을 보내신다.

 

마음이 절로 따뜻해 진다.  

 

한참을 돌아다녔더니 슬슬 허기가 생길 즈음 먹을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떡은 만들기 바쁘게 게눈 감추듯이 사라지는 중이다.

 

대구 서문시장의 명물 납작만두도 보이고  

 

뜨끈한 주전부리에 이젠 정말 배가 고프다. 하하!

 

아무래도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젊은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시장 곳곳은 연배가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서민들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시장은 삶의 터젼 그 자체였던 곳은

시간과 함께 세월도 흘러가고 있었다.  

 

한편으론 이 시대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서는 길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

 

"사진 다 찍었는교~

아까는 오뎅찍드만 호떡은 안 찍는교?

글타고 내 얼굴은 찍으면 안되능거 아는교?

내 찍으면 모델값 내야 뎀데이~

 

하하하!! 호탕한 웃음이 따라온다.

 

시장 입구에서 오뎅 먹던 나를 기억한 아저씨가 정겹게 말을 붙여 온다.

어쩔수 없이 호떡을 하나 더 먹어야했지만

사람 사는 곳 어디에서나 따뜻한 기운이 피어 오르던 언양 5일장이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밥상엔 시장의 훈훈한 인심과

엄마의 사랑이 듬뿍 담긴 시원한 대구탕으로 뜨끈한 속을 채웠다.

 

 

언양의 옛날 장날이 그리워 기사를 찾아보니 얼마나 사람들이 많았고 북적였던지

친. 인척의 소식이 궁금하면 언양장에 나오면 다 알게되었을 정도로

언양 장날이면 인산인해를 이루며 영화를 누리던 그곳은 내가 상상하던 그 이상이었다.

 

삶의 애환이 녹아 들어 한 시절을 풍미했던 곳이었지만 

현재의 경제사정과 변화에 밀려 다소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주차환경시설 개선, 온누리 상품권 등 소비자들에게 좀 더 편안한 쇼핑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변화가 몸으로 느껴지던 재래시장이었다.

 

대형마트에 비해서 불편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재래시장

무엇보다 사람 냄새나는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그곳에서

고향의 정을 담뿍 느끼고 돌아왔다.

 

이제 다음 주면 민족의 대 명절 '설'이다.

온누리 상품권을 이용한 재래시장 설날 장보기로

 훈훈한 마음을 나눠보면 어떨까?

 

울산 추천 여행지 :

2012년 임진년 60년만에 돌아온 흑룡의 해 울산은 동해 바다를 접하고 있는 곳이라 일출 여행으로도 그만인 곳이다.  

일출이 가능한 곳 : 간절곳  정자바다  대왕암  명선도

 

울산 시내 갈만 한 곳 : 걷고 싶은 골목길 신화마을욕망의 불꽃촬영지 슬도, 담양부럽지 않은 십리대밭

                               외솔 최현배 선생 한글 박물관세계 옹기 문화 엑스포,   강동주상절리 , 무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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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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