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king/나는 걷는다

[북한산 둘레길] 마실가 듯 걸어본 북한산 둘레길

작은천국 2010. 11. 15. 12:25

마실가 듯 걸어본 북한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은 탐방객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고지대의 자연훼손 보호를 위해 저지대 자락길로 탐방객을 분산하는 한편

노약자, 어린이들도 편하게 북한산을 찾도록 하기 위해 조성된 길이다.

그리고 각 마을별 테마를 정해 '역사 문화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 살아 숨쉬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길'이 되어 가고 있는중이다.

 

전국 각기에 걷는 길이 생겨나고 있는 중인 걸 보면

걷기 여행의 열풍이 아니라 폭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원래 북한 둘레길을 걷기 위해 나선 건 아니었다.

작년 산티아고를 다녀온 역전의 용사들이 시간날 때마다 만나서 친목도모(?)를 하고 있는데

지난주에 춘천지하철 개통되면 사라질 간이역을 가보기로 했던것이 다들 바빠서 미뤄지게되어 보성언니네에서 점심을 먹게되었다.

백사실 가는 입구에 살고 있는 보성언니네에서 보이는 북한산 자락

 

그냥 가볍게 점심먹으러 와~~ 했는데...

이 언니가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 놓으시는 통에 또 과식을 했다...

모이기만 하면 '5년뒤에 산티아고를 다시 가는거야' 를 외치더니 이젠 아예 '르 페이' 길 다큐멘터리까지 보여준다.

이런... 이러다 정말 5년 뒤에 산티아고 가야되는거니? ㅎㅎㅎ

그런데 '르 페이' 길이 산티아고 길보다 몇 배는 더 이쁘다고 하더니 좋아 보이긴 하더라만은...

 

어쨌거나 과식으로 풍만해진 배를 부여잡고 산책이나 가자며 집을 나섰다..

세검정길을 건너 북한산 자락으로 향하는 골목길을 접어드니 백년도 넘은 보호수가 마을을 덮고 있다.

 

동네길을 따라 산책가듯이 길을 나섰다.

이런 골목은 아무래도 서울이라고 하기엔 낯설고 생소하다.

가끔 언니가 아침 산책으로 북한산 비봉(?) 갔다 왔다는 소리에 기겁하고

불광동, 구파발까지는 가뿐히 걸어다닌다는 말에 또 기겁하고...

 

여하튼.... 이야 서울에 이런 동네가 있었냐며 감탄에 감탄을 하며 걷는 중이다.

 

붉은 단풍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날씨가 흐려서 고운 붉은 단풍색깔은 눈으로만 만족했다.

 

다들 사진 찍어주시고..

 

그런데 이 동네 혼자서 오라면 못찾겠다.. 정말 동네 주민만 아는 길인듯하다.  

 

어쨋거나 얼마 걷지 않아 정면에 비봉과 사모바위가 들어온다.

이길을 따라 곧장 걸으면 비봉에 도착하는 것 같다.

올 해 봄에 봉우리 7개를 넘어 비봉에 도착했을 땐 다리가 풀려서 완전 고생을 했는지라

그 후로 북한산을 살짝 기피하고 있는데 요렇게 밑에서 쳐다보니 조금 마음이 풀린다.. ㅎ

 

북한산 둘레길을 맨날 산책하듯이 걸어다니는 보성언니는 아예 뒷짐으로 유유자작이시다.

 

발 밑으론 곳곳에 낙엽 밟히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이젠 정말 겨울인가보다..

 

별로 힘들지 않은 길이 이어지고 있어 천천히 걷기에 그만인듯하다.

 

 도심에서 골목길을 조금만 벗어나면 이렇게 북한산 자락을 만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언니집에서 나선지 채 30분이 안되 벌써 성곽에 도착했나보다.

 

 이 곳 지리를 손바닥 훓듯이 알고 계시는 보성언니,, 북한산 둘레길 브리핑 중~~

 

이 지점은 탕춘대 암문이 있는 장소로 옛성길 구간, 평창마을구간의 경계가 되는 지점이다.

 

탕춘대 암문

암문은 성에서 구석지고 드나들기 편리한 곳에 적이나 상대편이 알수 없게 꾸민 작은 성문으로 이름그대로 비밀의 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크기도 일반 성문보다 작게하고 문루등 쉽게 식별될 수 있는 시설은 하지 않았다.

특히 유사시에 대비해 유사시 옹벽을 무너뜨리거나 흙으로 메꾸어 암문이 폐쇄될 수 있게 만들어놓기도 했다고 한다.

 

이 구간은 북한산성의 12개의 성문 중 남쪽을 대표하는 대남문을 시작으로 하는 옛성길 구간으로

북한 둘레길 중 유일하게 성곽을 통과하는 코스이다. 

 

이 성은 탕춘대성인데 조선시대 한양의 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성으로

 인왕산 동북쪽 - 모래내- 북한산 서남쪽 비봉아래까지 연결되었다고 전해지지만 현재는 완공되지 못한 상태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현재 세검정이 있는 방향으로 약 100미터 높이의 산봉오리에 연산군의 놀이터였던 탕춘대가 있었다고 해서

탕춘대성이라 이름붙여졌다고 한다.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이 멀리까지 이어지고 있다.

족두리봉이 잘 보이는 저 곳까지 가 볼요량이었으나 서산으로 기울기 시작한 해가 어찌나 발걸음을 재촉하던지..

 

다음에 비봉까지 올라보기로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하긴,,, 지난번 비봉갈때도 달랑 등산화 하나 만 신고 갔다가 정말 후덜덜 ....

 

상명대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온통 소나무숲이다.

 

동네 주민분이 운동삼아 올라오신 길에 강아지를 데려오셨는데 털을 깎은지 며칠 안되어서 개가 추워서 오들오들,,, 불쌍해 죽는 줄 알았다.

 

이 구간은 불광역에서 시작해 올라오는 길로 이렇게 산성길을 따라 걷게 되는 코스이다.

 

저 멀리 바위 하나가... 족두리 봉인가? 언니가 알려줬는데 이넘의 짧은 기억력은.. ㅎㅎ

앞으로는 홍제동이 뒤로는 구기동을 산성이 가르고 있다.

이젠 나보다 더 못지 않게 사진 찍는 나경이와 지수  

 

 나는 나대로 사진찍는 중~~

나경이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정말 웬만한 디카 못지 않다는..  

 

 

 

오호.. 산책가듯이 올라간것 까지는 좋았는데 내려올 때 완전 경사여서 조금 고생했다. 

 

산성은 이렇게 축조된것 아니고 무너지고 있는 것도 아닌 상태가 계속 되고 있는 중이다.

 

그만 어느새 날이 캄캄해 졌다.

 

야~~ 사진 그만 찍고 얼른 와!!

 

이제 겨우 다섯 조금 넘었을 뿐인데 산이라 그런지 역시 해가 일찍 떨어진다.

산책 가듯이 한 바퀴 돌고 내려오니 상명대에 도착했다

 

 

그런데 보성언니가 내 블로그를 통해 생전 연락 안되던 친구를 만났다고 한다.

사연인 즉슨,

검색을 해서 내 블로그를 보다가 언니 사진을 발견하고

내 블로그에 있는 사람이 너가 맞냐며 전화를 했단다...

 

참 신기한 일일세~~

 

글 쓰는 것, 사진 찍는 것을 통해 내 생각을 드러내는 이 공간에 대해 책임감이 확 ~~~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