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Music

[조용필] 장기하가 부른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에 관한 소회

작은천국 2010. 11. 3. 08:30

내 맘대로 해석해 본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유희열 스케치북에서 장기하란 가수가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불렀다.

 

 

얼마 전 1박 2일 추억의 센티멘탈 노래 에서 조용필 음반 제 12 집(1990년)에 실린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가 소개되었고

이렇게 좋은 노래가 있었냐며 인터넷이 후끈 달아올랐다

아마도 20년전에 발매된 조용필 12집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큰 화제성을 불러일으켰다.

그당시 음악 평론가들은 조용필 12집에 수록된 이 노래를 1990년대 발라드의 나아갈 바를 제시하며 발라드 노래의 진원지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돌이켜보면, 1990년대 이후 발라드의 시대가 화려하게 막이 올랐고 가요계의 판이 한번 뒤짚였었다.

 

내친김에 내가 생각하는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꾸밈없고, 그래서 너무나 담백한 목소리를 가진 장기하...

장기하가 부른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를 듣고 있으니 참 정직하게 열심히 부른다는 생각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 노래는 그 어떤 노래보다 절제해서 부를수 밖에 없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일단 노래가사를 보면

' (1절) 나는 떠날 때 부터 다시 돌아올 걸 알았지 눈에 익은 이 자리 편히 쉴 수 있는 곳

        많은 것을 찾아서 멀리만 떠났지 난 어디서 있었는지 하늘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

        소중한 건 모두 잊고 산건 아니었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그대 그늘에서 지친 마음 아물게 해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먼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2절) 너를 보낼 때 부터 다시 돌아올 걸 알았지 손에 익은 물건 들 편히 잘 수 있는 곳

        숨고 싶어 헤매던 세월을 딛고서 넌 무얼 느껴왔는지 하늘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

        소중한 건 모두 잊고 산건 아니었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그대 그늘에서 지친 마음 아물게 해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먼길 떠날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노래는 고운 피아노 선율로 잔잔하게 지난 날을 읊는 듯이 시작된다.

   그리고  '많은 것을 찾아서' 에서 부터 노래는 음정이 높아지기 시작하다가 

   '소중한 건 모두 잊고 산 건 아니었나'에 오면 절정에 치달으면서

    이 노래의 제목이자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로 이어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 가요는 클라이막스에 오면 감정적으로도 음정의 높이에서는 가장 높은 음을 내거나

    혹은 가장 강조되는 발음의 가사가 대부분이기에 가수의 가창력이 가장 폭발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노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는 아이러니 하게도

     가장 클라이막스에서 오히려 음정을 잡고 숨을 참으며 거의 '으' 발음에 가까운 상태로 입을 오무리고

     음이 성대 사이를 비집고 조금씩 흘려보내듯이 절제를 하며 부르게 만들고 있다.

 

     절대로 자신이 가진 성량을 전부 내보이고 싶다고 해서 내보일수 있는 노래도 아니다.

     왜냐하면, 모음 중에 '아' 가 들어가는 가사의 경우는 분명히 내질러야 돋보이는 노래가된다.

     가령, 이선희의 한바탕웃음으로의 경우 '난 다시 잠들고만 싶어'~~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경우 가사가 거의 '아' 의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기에 고음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자신이 가진 성량의 목소리를 그대로 질러주면  

     고음이 유지될 뿐더러 힘이 있는 노래가 된다.  굳이 입을 크게 벌리려고 하지 않아도 가사자체에서 벌써 입이 벌어지게되어 있다.

     하지만, 이 노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의 경우 클라이막스에서 대부분의 발음이 입을 크게 벌릴 수 없는 가사들이다.

     '소중 한 건 옆에 있다고'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자칫, 이 노래를 부를 때 클라이막스에서 목소리를 절제를 하지 못하거나 호흡조절에서 실패하면

     게속 입을 오므리고 노래를 하다가 갑자기 '아' 발음이 나오는 부분에서 조절이 안되다보니 트로트처럼 음이 꺽이게된다.

     '지친 마음 물게해' 와 '소중 건 옆에있다고' 에서도 꺾임이 발생한다.  장기하 노래를 잘 들어보면 이해가 빠를듯하다

 

      게다가 조용필님 노래의 특징이 중요부분에서 꼭 반음을 떨어뜨리는데 '이젠 그랬으면 좋겠' 라고 할때 '네' 부분에서

      음이 떨어지는데 이어지는 '대 그늘에서'의 '그'는 앞의 '네'보다 음이 반이 높아 원상복귀가 된다.

      즉,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   ↗그대 그늘에서 ' 이렇게 진행이 되는데 

      이 반음이 사람잡는다... 네에서 애매하게 반음이 내려오다보니 다음 '그'에서 그렇지 않아도 '그' 발음상태에서 음을 올리기 쉽지 않으니

      당연히 음이 안올라간다. 그러다보니 대체로 '네' 와 '그' 가 같은 음에서 노래가 시작된다. 장기하 역시 마찬가지다.

 

      장기하님이 노래를 못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 만큼 이노래가 부르기 쉽지 않은 노래이며 엄청난 성량과 호흡, 완숙미가 있어야

      부를수 있는 노래라는 얘기다. 그래서 듣고 있으면 참 편하게 들리는 노래인데 막상 불러보면 상당히 어려운 노래이다.

      대체로 고음으로 지르는 형태의 노래를 부르면 고음만 잘올라가면 노래를 잘 부른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불러야 하는 노래와 이 노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와는 차원이 다른 노래다.

      고음으로 소리를 지르지 않고 절제된 목소리이기에 오히려 더 감동스러운 노래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노래가 낮은 음역대의 노래이기때문에 절제된 목소리로 부르는것인가?

      개인적인 생각은 악보를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낮은 음역대의 노래는 아니며

      웬만한 고음의 노래 못지않은 고음의 음역대를 가진 노래라는 생각이다.

      높은 음역을 가진 노래일수록 질러주는 창법이 어울리는데 이 노래는 지르는 창법이 아니라 풍부한 성량을 안으로 삼키면서

      가장 절제된 목소리를 표현하도록 구성되어진 노래라는 것이 아이러니 라면 아이러니다.

      이렇게 자신이 가진 성량과 목소리를 속울음을 삼키듯이 절제하면서 부르는 창법을 뭐라고 부르는지는 잘 모르겠다.

      '절창' 이라고 해야하나?

 

      그런데.. 참 묘한것이...

      이 노래는 이렇게 절제를 해서 부를때 가사의 전달력, 호소력이 배가 된다는 사실이다.

     

       파랑새를 찾아 먼길을 돌아 돌아 헤매였지만 결국 자신의 집에 있던 새가 파랑새였다는 사실은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노래의 가사 또한 마찬가지이다.

     

        화자는 이미 알고 있었다. 떠나기 전부터 다시 돌아온다는 걸,,,

        하늘의 별을 안고 싶어하는 동안 소중한 건 모두 잊고 산건 아니었냐고 오히려 되묻는다.

        그래서 소중한 건 옆에 있으니 이제 돌아와 그 그늘에서 지친 마음을 쉬게하고 상처난 마음을 아물게 했으면 좋겠다고...

        그걸 다 알고 있으면서도 먼길 떠나는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이미, 자신이 그걸 겪었다고 하더라도 겪지 않은 사람에게 백날 충고 해봤자 소귀에 경 읽기라는 걸 자신의 경험으로 알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니,,,  소리를 지르면서 말리는 것 보다 속으로 감추면서 이미 자신이 겪는 동안 놓쳐버린 소중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리를 지르면서 구구절절이 이야기 하겠는가?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은유적 표현을 쓰면서 속울음을 삼킬 수 밖에....       

 

        그래서 나는 이노래가 어려운 노래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아는 걸 안다고 대놓고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자신의 감정, 목소리를 전부 삼키면서 느낌을 전달한다는 것이

        웬만한 가창력을 가지지 않으면 절대적으로 가사의 의미가 제대로 호소력있게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저 가슴 속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감정과 속울음을 감추고 누르지만 그래도 조금씩 성대 사이로 삐져 나오는

        조용필님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묘하게 명치끝이 저리고 가슴이 시리면서 혹 소중한 걸 잊고 엉뚱한 파랑새를 쫓는 것이나 아닌지 나를, 내 삶을 돌아보게한다.

        가사와 창법과 멜로디...이 세 박자가 어울려 탄생한 명곡이 아닐수 없다.

 

        누구나 불러도 잘 부르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가수는 아니지 않은가?

         아~~ 요즘 어디 이런 노래 다시 안 나오나??????  

         조용필님 19집~~~ 빨리 발매해주세요 !!!

         

         혹, 정말 그런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조용필님이 부른 이젠 그랬으면 덧붙인다.

         뭐,, 내 생각과 달라도 어쩔수 없다. 이 노래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일 뿐,

 

        2007년 성남아트센트 공연에서

        1시간 30분이 넘게 20곡이 넘는 곡을 부른 상태였고 이 노래를 하기전에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노래를 연달아 2곡이나 한 탓에

        목상태가 퍼펙트하지 않다는 점 감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외 조용필 12집에 수록된 곡들 

추억속의 재회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그대 향기는 흩날리고

그대 숨결속에서

고궁

해바라기  (타이틀)

나비리본의 추억

나무야

돌고 도는 인생 (팬인나도 몇 년전에 발견한 완소노래)

 

 

그런데 1박2일에서는 매주 조용필님 노래가 나온다...

나영석 PD 님 완전 목메고 계신듯,,, 이러다 조용필님 정말 1박2일 출연하는거아냐?  ㅎㅎ

 

어쨋거나... 오늘 ~

2010.11.3일 오후7시....

올림픽체조경기장 조용필님 콘서트갑니다. ^^

 

   공연이 궁금하신 분은 사진을 누르시면 됩니다.  

 

 

 

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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