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 서다
맨 앞에 보이는 복원된 노무현 대통령 생가, 그리고 그 뒤로 사저가 보인다.
그 곳에 서면 이 모든 것의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아 저 곳이 부엉이 바위구나....
천천히 봉하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봉화산을 발길을 옮기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봉화산을 오르고 있었다.
봉화산는 높지는 않은데 생각보다는 가파른 산 인듯 하다
부엉이 바위가 가깝게 보이는 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생의 마지막 홀로 저 곳에 서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곳에서 마지막으로 본 세상은 어땠을까?
그리고 왼쪽으로 길을 꺾어 부엉이 바위 아래로 걸어가본다
부엉이바위를 오르고 있는 많은 사람들
死孔明走生仲達(사공명주생중달) : 죽은 제갈 공명이 산 중달을 도망치게 한다는 뜻으로,
죽은 뒤에도 적이 두려워할 정도로 뛰어난 장수 또는 겁쟁이를 비유한 말이다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더보기를 누르세요
234년 제갈 공명(제갈량)은 10만 대군을 이끌고 위(魏)나라의
사마 중달(司馬仲達 또는 사마 의)과 오장원(五丈原)에서
대치하던 중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였다.
그래서 자신의 모습을 본뜬 좌상을 만들어 수레에 앉혀 살아서
지휘하는 것처럼 보이라는 조치를 취하였는데, 곧 병으로 죽었다.
촉(蜀)나라의 군사는 할 수 없이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위나라의 장수 사마 중달은 제갈 공명에게 여러 차례 혼쭐이 나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지 못한 채 촉나라의 군사가 지칠 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제갈 공명의 사망 소식이야말로 촉나라의 군대를 무찌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총력을 다하여 촉의 군사를 추격하였다.
추격 중 촉나라의 군사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북을 치고
깃발을 흔들면서 위나라의 군사쪽으로 반격해왔다.
게다가 수레 위에 제갈 공명이 살아서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였다.
이것을 보고 사마 중달은 제갈 공명이 죽었다는 소문과 이에 따른 철수 작전은 모두 자기를 유인해 내기 위한
위장전술이라고 판단하여 그 즉시 추격을 멈추고 병사들을 철수시켜 정면 대결을 피하였다.
그는 철수병들이 결사적으로 공격해 온다면 오히려 추격하는 쪽이 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세인들은 사마 중달의 이러한 행동을 보고 "죽은 제갈 고명이 살아 있는 사마 중달을 달아나게하였다"라고 비웃었다.
그러자 사마 중달은 "살아 있는 사람의 일이야 알 수 있지만 죽은 사람이 하는 일을 어찌 알겠느냐"라고 웃으면서 말하였다고 한다.
사공명주생중달은 탁월한 지략을 갖춘 인재는 죽어서도 그 값을 한다는 뜻이고,
때로는 한 번 싸워 보지도 않고 미리 도망치는 겁쟁이라는 뜻도 있다.
부엉이 바위 아래에 이르니 한숨이 절로 새어나온다
부엉이 바위를 올려다 보니 아득하기만 하구나
이 순간,,,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저 가슴이 먹먹함으로 물들어 온다
그는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었다. 그 꿈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그 꿈이 결국 그를 부엉이 바위에 오르게 했다.
5년동안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꿈 많은 청년' 이었다.
2009년 5월 23일 아침 우리가 본 것은 '전직 대통령의 서거'가 아니라 '꿈 많았던 청년의 죽음' 이었는지도 모른다.
연민의 실타래와 분노의 불덩이를 지니고 살았던 그는 반칙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했다.
대한민국을 그런 믿음위에 올려놓으려고 했다. 그 믿음이 국민의 마음에 뿔리를 내리지 못하는 한, 노무현이 대통령일지라도
그 시대는 '노무현 시대' 일 수 없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다 이루지 못했던 꿈을 마저 이루기 위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시민으로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다.
그런데 자신의 존재가 그 꿈을 모욕하고 짓밟는 수단이 되고 말았다.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기에 그는 생명을 버렸다. 그가 생명을 던진 그 자리에, 이제 '사람사는 세상'의 꿈만 혼자 남았다.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이 그렇게 살아있는한, 그를 영영 떠나 보내지는 못할 것 같다.
-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 중 유시민의 에필로그에서 발췌
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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