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 세 명이 미친듯이 갔어요~
2009. 11. 1 아스토로가 (Astroga) -무리아스 데 레치발도(Murias de Rechivaldo) - 스타 칸타리나 데 소모자(Santa
Catalina d Somoza) - 엘간소(El Ganso) - 라바날 델 카미노(Rabanal del Camino) 20.7km
6시 40분 기상.. 오늘은 내가 밥을 하겠다고 지하 1층 부엌으로 내려갔는데 이미 가스레인지 4개를 다른 사람들이 점령하고 있어 기다려야했다
식당 창 밖으로 일출이 시작되고 있어 얼릉 뛰어 올라가 카메라를 가지고 와서 후다닥~~
오전 7시 40분 아스트로가 알베르게에서 맞이하는 일출
도시와 하늘사이를 비집고 보이는 흰 공간의 색채감이 신비감을 자아낸다.
자세히 보니 물안개가 피어올라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여명속에 잠겨 고요하게 맞이하는 아침은 늘 가슴을 두근거리게한다.
그리고 대지를 집어 삼킬 듯한 저 붉은 태양의 기운을 보라... 절로 힘이 솟구친다.
아직 해는 뜨지 않고 중세의 도시 아스트로가는 온통 붉은 물결에 휩싸여 서서히 잠든 도시가 깨어나기 시작한다.
새벽에 일섭이가 일찍 떠났다. 어제 밥을 많이 남은걸 가지고 보성언니가 저녁에 미리 볶음밥도시락을 챙겨 주었다고 했다.
다행이다... 녀석 활달한 성격으로 무사히 까미노 잘 마치리라 믿음 도짱 꽉 눌렀다!!!
역시 떠나는 이의 뒷모습을 보지 않는 것이 헤어짐에는 덜 슬픈듯하다. 물론 두번에 걸쳐 헤어짐을 하니 약간은 무뎌진것도 사실인듯하다...
역시 도시답게 아스트로가의 상점 골목을 구비구비 돌아 도시를 빠져나간다.
도시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일행들이 점점 사진찍는 것을 귀찮아 하는통에 괜히 나까지 사진찍는 것이 점점 부담스러워 지고 있는 중이라
중요한 길에 눈에 띄인 흔적만 남기면서 필요없는 사진찍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일행들 속도가 빨라서 사진찍기시작하면서 점점 쳐지고 있기에 따라가는게 버거워지기 시작했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하여튼, 아스트로가를 빠져나가면서 작은 성당 한쪽 벽면에 있던 카미노 마크...
! buen camino ! 이리보아도 camino 저리보아도 camino 아래로 보아도 camino 위로보아도 camino 특히한 기학학적 무늬를 형성하고 있다.
출발한지 약 한시간 만에 4.6km에 있는 첫번째 마을에 도착 했다.
메세타를 건너고 난 뒤 부터 확실히 걷는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일기차가 심해졌는지 저녁에 계속 편도가 붓기 시작한다. 어제 편도약을 먹고 잤는데 별로 효과가 없는 듯하다.
커피 공수시간... 커피를 시켰는데 직접 이렇게 커피를 내려서 주시는 통에 정말 한참이 걸렸다..
거구의 알베르게 아저씨여서 다소 놀랐지만 은근 섬세하셨다.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일본인들이 우르르르 들어왔다.
요즘 이 길이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어 스페인 관광 중 포함시켜 크레덴시알도 만들고 도장도 받고 일정 구간만을 걷는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 듯했다.
어떤 사람을 이런 관광객들이 이 길을 걸으면서 진정한 순례길을 방해받는 느낌이 든다고 해서 순례길이 예전에 비해 많이 변질되고 있다며 개탄하는 분도 종종 있다.
그러나,,
진정한 순례자의 모습이 과연 어떤것이어야 하는가는 이미 예전방식을 고수하면서 걷고 있는 순례자는
순례자로 걷고 있는 우리조차 너희는 관광객이란 소리를 듣는 이마당에 그 형식이 무에 그리 중요할 까 싶다.
하루를 걷던, 일주일을 걷던, 일정구간을 걷던 각자 삶에서 무언가를 느낄수만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순례이지 않던가?
파올료 코엘류의 '순례자'에서도 중간에 이미 모든걸 깨달은 주인공이 사리아(?)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가지 않았는가?
하여튼,,,,같은 동양계라 무척이나 반가워하면서 한류열풍이 얼마나 거세게 불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시켜주셨다.
어떤 분은 며칠전에 있었던 도쿄돔의 안재욱 콘서트에도 갔다오셨다며 한국말을 줄줄줄~~~
이젠 다 까먹은 일본어 실력.. 잽싸게 휘리릭 한번 읊어주었다...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ㅋㅋㅋ 누가보면 외국어 엄청 잘 하는 줄 알겠구나... 큭~
잠깐의 티타임의 휴식시간이 끝나고 다시 걷기시작한다.
하늘의 구름이 너무 낮게 깔리고 있는데다가 메세타에서 휑~~한 황토색 빛깔만 보다가 이렇게 마른 풀들을 보니
무채색의 느낌이 들어 이 길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간간히 이렇게 햇살도 비춰주시고...
어제 세탁물이 마르지 않아 줄줄이 걸고 여전히 어깨는 내려앉을것 같아 수건을 걸치고... 정말 난민이 따로없구나.
내 가진 모든 것을 짊어지고 하루하루 거북이 처럼 산티아고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로 인해 이 길엔 더욱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관광객들은 차를 마셨던 위의 마을에서부터 관광버스에서 내려 약 5km 떨어진 Santa Catalina de Somoza까지 걷고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갔다.
이분들은 앞서 걸어가고 있는 나를 열심히 찍고 나는 이분들을 열심히 찍었다..
웬지 한번도 가보지 못한 아프리가 느낌처럼 원시적인 느낌이 드는 길이다.
길 옆으로 바짝 말라 있는 풀에 무언가 달려있어 자세히 보니 도토리였다
다른 지역의 도토리와 달리 입사귀가 마치 호랑이가시발톱처럼 생겨 이게 설마 도토리나무일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지형적인 영향으로 물이 없는 곳에서 살아남기위한 종 변형이 이루어진것은 아닐까 싶다.
잎 사귀보다 더 큰 도토리 나무 열매....
도토리, 상수리, 꿀밤남, 졸참나무... 너무 비슷해서 나는 사실 구분이 힘들다.
도토리도 이렇게 길죽하게 생갠게 있는가면 동글동글, 납작납작하게 생긴것도 있고...
그때마다 식물도감을 보긴 하는데 이넘의 기억력은..ㅋㅋㅋ
여하튼 신기해서 꿀밤을 따서 길동무삼아 카메라 가방에 넣었다
어제 프랑스 아저씨가 내일부터 비가 온다고 얘기하시는 통에 원래 나바날에서 자겠다고 강력하게 의사표현을 한 나와달리
지수와 은수는 계속 비가 올지도 모르니 가는데 까지 가보겠다고 하였고 보성언니는 세모였는데
하늘 색깔에 반해 좀 여유를 부리고 나니 어느새 앞서 가고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도 나름 빨리걸었다. 4.9k 떨어진 Santa catalisa de somoza 에 한번도 쉬지않고 50분만에 도착했다
그 마을입구에 이렇게 또 간절한 소망을 담아 돌탑들이 하늘향해 머리를 받치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떠나고 다시 마을은 정적에 휩사였다.
참 느낌이 좋은 마을이었다. 무엇보다 돌담도 마음에 들었고 흙길도 마음에 들었고 우리나라 시골같은 풍경이 느껴졌다.
시계를 보니 정오가 약간 넘은 시간이다. 이곳에서 일행들이 점심을 먹었을것 같지는 않고 아마 그냥 통과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이왕 이렇게 된거 그동안 무척이나 혼자 있는 시간을 간절히 원했기에 한편으론 홀가분한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이상하게 생각과 달리 먼저 간다는 일언반구도 없이 떠났다는 걸 생각하니 웬지 기분이 씁쓸했다.
작은 카페에서 점심을 먹을까 생각했는데 마땅치가 앉아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알베르게 앞에서 빵쪼가리를 씹었다.
그저께 보았던 오스트리아 부부가 힘들어서 오늘은 이곳에서 쉬고 간다고 하면서
한국 여자 세명이 미친듯이 갔다며 걷는 흉내를 내는 것이었다....
아~~~ 모두들 나바날 다음 마을인 폰세바돈까지 가겠구나 싶었다.
중간에 나도 마음이 변해 폰세바돈까지 내친김에 달려볼까 싶은 생각도 들고 그냥 나바날에서 머물고 싶은 생각이 오락가락...
저 오른쪽에 너무 느리게 걷던 윤정이를 만났다.
윤정이왈 '언니가 해경언니예요?' '응' '해경이 나중에 올건데 보면 우리 12시에 나바날에서 미사보고 다음마을로간다고 전해줘' 라고 했는데
윤정이가 '예.... 어쩌구' 하는데 벌써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더라며 일장연설을 해댄다...
정말 바람처럼 지나갔다고... 아니 이사람들이 약을 먹었나...
그리고 30분을 더 걸어 4.2km에 있는 엘간소에 도착했다.
나도 은근이 마음이 급했나보다 평소 한시간에 걸어야하는 거리를 30분만에 도착하다니...
그렇지 않아도 일행들의 빠른 속도를 따라가야지 사진찍어야지 너무 바빴는데 오히려 잘 되었다 싶었다.
가면서 경치도 보고 사진도 찍고 길에서 좀 여유를 부리고 싶은데 너무 걷기만 하고 있으니 숨이 턱턱 막힐지경이었다.
사실 그 누구보다 나도 '비'가 걱정되는 사람이지만 나바날에서 그레고리 성가를 꼭 듣고 싶었고
메세타를 넘느라 며칠 동안의 피로가 누적되어 일행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말도 못하고 버티고 있던 중이라
오늘은 나바날에서 쉬어 가고 싶었다.
게다가 내일은 그렇게 기다리던 '폰세바돈'을 앞두고 있다.
고향에서부터 가져온 돌 세 개, 너무 무거웠음에도 버리지 않고 폰세바돈에 내려놓기위해 이때까지 들고 다녔기에..
그렇게 기다리고 고대하던 날을 아무런 여유없이 그들의 속도에 맞춰 또 휘리릭 가버릴것을 생각하니 도저히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바날로 이어지는 길..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먼저간 일행들을 따라 바쁜걸음으로 길을 서둘러 재촉했다.
앞서가던 있던 독일인2명, 오스트리아1명 드디어 따라잡았다.
이때도 또 한국인이냐며 그렇다고 했더니.. 한국 여자 세명이 다리가 안보이게갔다는 둥...무슨 일이 있냐는 둥... 다시 질문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 이 분들 외에도 나는 외국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다들 나보고 일행이 아니었냐며 그녀들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갈 수 있는지 너무신기하다,
귀신인 줄 알았다, 무슨 일있냐등등.. 너는 왜 같이 안갔냐?
정말 내 갈길도 바쁜데 어찌나 다들 관심을 가져주시던지....
예예.. 압니다 알아요... 비 온대서 일찍갔어요.... 저는 나바날 교회가야해요... 정말 입이 부르트도록 이야기를 해야했다 ㅠ.ㅠ
나쁜것들..... 도대체 얼마나 빨리 갔기에 만나는 사람마다 나를 붙잡고... 무슨 성토대회하는 줄 알았다.. ㅋㅋ
아~~~ X 팔려.... 미치는 줄 알았다.. ㅎㅎ
중간에 건물들이 보이는 곳이 나바날이고 이 산의 언덕중간에 폰세바돈이 위치하고 있다.
그렇게 줄기 창창 상황설명해가면서 어느듯 나바날표지판을 만났다.
하늘은 더없이 푸르르고 구름은 바로 머리위로 지나간다.
나바날까지 이렇게 도토리나무와 밤나무길이 이어지고 있다.
헨젤과 그레텔의 동화 속의 숲길을 걷는 기분이 너무 좋다.
저 앞서가는 키 180m가 넘는 백인 브라질 청년도 가볍게 따라잡았다.
다만 그녀 석이 이렇게 이 쁜 숲길에서 사진을 부탁했건만 죄다 망쳐놨다...ㅎㅎㅎㅎ
이렇게 우여곡절끝에 나바날 알베르게도착 오후2시 10에 도착했다. (알베르게5유로)
약 21km를 오후 2시에 도착했다니 나도 엄청 빨리 걸은셈이다.
김남희씨 책에 보면 이곳의 공립알베르게에서 이틀을 쉬어가도 되는 곳으로 나와있으나 아깝게도 10월까지만 운영되었다.
나바날에도 원래는 알베르게가 공립 포함 4개가 있지만 이곳 사설알베르게를 제외하면10월까지만 운영되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곳에 호스텔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중에 데이비드가 나와 같은날 이곳 나바날에서 잤다고 하는데 알베르게에선 보지못했으니 아마 호스텔에서 묵은 걸로 추정된다.
11월부터 문 닫는 알베르게 많아 애매하게 20km만 가고 쉬면 앞으로 일정이 험난해질 것이 뻔하고 시간상으로 5.6km 떨어진 폰세바돈까지 가도 되는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이곳에 도착하고 나니 위의 두가지이유로 더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 그냥 오늘은 이곳에서 쉬기로 했다.
이렇게 도착했을때는 날씨가 좋았는데 오후 3시쯤이 되면서 부터 엄청난 비를 퍼붓기 시작해서 아마 더 갔더라면 비를 쫄딱맞아서 몹시도 힘들었들 듯하다.
알베르게 내부의 모습... 도착한시간이 점심시간때라 현지인들이 잔뜩 모여 저 의자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어서
순간 나도 당황하고 그분들도 급 당황하고...
하긴 동양인 여자애가 땀을 뻘뻘흘리며 꾀죄죄하게 들어와서 알베르게 맞냐고 큰소리치며 물어보니 어찌 당황스럽지 않겠는가?
알베르게 답게 벽면엔 온통 다른 나르이 지폐들이 가득하고 순례자들은 자신들 도시의 휘장도 남기고 사진도 남기고
산티아고길의 지명도 걸려있고...
무엇보다 아줌마가 내가 완전 좋아라 하는 '아바'를 좋아하셔서 계속 아바 노래가 흘러나오니 친절한 아줌마의 콧노래도 너무 흥겹고 좋았다.
맘마미아가 나올 땐 아줌마가 혼자 신나서 춤까지 추시고.... 스페인 사람의 기질은 한국인과 비슷한 면이 참 많은 것 같다.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부르고스부터 산티아고까지 거쳐가는 도시중 유래가 깊은 도시가 그림으로 표시되어있다.
부르고스의 대성당, 까스트로헤즈의 판테옹이 있던 성당, 사하군의 영광의 문, 레온 대성당, 어제본 아스트로가 성당과 대주교관 건물
그리고 나바날의 교회... 폰세파돈의 십자가상, 폰페라다의 성, 오세이브로의 교회 등등.. 핵심적인 것만 한 눈에 보기 쉽도록 간결하게 걸려있다.
이제 정말 몇 도시를 거치지 않으면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산티아고에 도착하게 되는 구나 싶어 이 그림의 지도를 한참이나 보고 있었다.
내가 오늘 이 곳에 꼭 자고 가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나바날 성당에서 하는 미사때문이었다.
이곳은 미사 진행을 전부 그레고리 성가를 하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있고 내일은 무엇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폰세바돈을 앞둔 시점이기때문에
일요일인 오늘 이곳에서 꼭 미사를 보고 싶었다.
왜 이날 유독 이 마을 이성당에 머무르고 싶었던 걸까?
미사시간 오후 7시.. 억수같이 내리고 있는 비가 멈추질 않지만 알베르게에 묵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당으로 향했다.
신부님 2분이 들어오시고 그레고리 성가로 미사가 진행되었다.
참고로, 그레고리성가는 예배를 위한 기능음악으로 인간의 감정을 배제한 비 개성적이고 객관적인 음악으로 종교심을 고취하는 내세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나바날 성당은 여지껏 보아온 성당과는 차원이 다른 성당이었다. (배터리가 방전되어서 내부사진을 못찍었다)
그저 옛날 모습 그대로 성상조차도 없는 성당,,, 성당은 건물은 저렇게 보이는데 들어가면 그냥 토굴처럼 생겼다.
제대라고 할 것도 없이 연설대같은 탁자하나에 올려진 십자가상 그리고 의자 몇개 ..
가장 소박한 곳에서 울려퍼지는 그레고리 성가로 진행되는 미사는 이 곳에 앉아 있는 모든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미사의 마지막에 순례자들을 위해 축성을 해 주셨는데 다들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고 있었다.
미사가 끝나고 신부님께 다가가 한국에서 왔으며 카톨릭 세례명을 말씀드리니
이곳에서 경북 왜관에 있는 성베네딕토 수도원에 파견나가 한국 교회를 세웠다고 하시며 무척이나 반가워하셨다.
용기를 내어 수사님께 포옹을 청하니 흔쾌히 응해주셨는데 갑자기 울컥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생각보다 여기까지 오는게 나도 많이 힘들었나보다. 더군다나 비까지 내리니 온갖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훑고 지나간다.
나바날 성당안에 있던 경북 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보내준 잡지
소박한 나바날 성당의 모습 2009년은 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 한국진출 백주년이 되는 기념회가 되는 뜻깊은 해라고
그리고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오니 아줌마가 밤을 삶아주셨다
오늘 진정한 혼자가 되나 싶었더니... 그렇지... 이렇게 또 한명을 보내주시는구나...길에서 만난 윤정이와 같이 묵게되었다.
나는 이때부터 그냥 이 길에 혼자 있는것에 대한 마음을 비웠다.
이렇게 혼자가 되어보겠다고 그리 발버둥을 쳤건만 이렇게 또 누군가가 내 옆에 머물고있다...
정말 지난 3년간의 보상을 이길에서 한꺼번에 다 받는구나....
다른 알베르게와 달리 햇빛이 쨍쨍할 때 도착한 덕분에 빨래와 침낭까지 널어놓고 샤워를 하는 사이 비를 쫄닥맞았는데
아줌마가 전부 걷어다가 히터털어주고 빨래를 말리라고 하셨다. (다른곳은 종종 히터위에 빨래 말리는 걸 제재하기도한다)
친절, 명랑, 쾌활한 아줌마와 같이... 아줌마 사진찍는데도 잠시도 가만히 안 있고 이렇게 이상한 포즈를~~~
게다가 알베르게에서 행크할아버지 이곳에서 처음만났는데 할아버지도 여자세명이 미친듯이 갔다며 ...ㅎㅎ
브라질 아저씨도 한국여자 세명이 바람보다 더한속도로 갔다며...ㅎㅎㅎ
정말 하루종일 듣는 구나 일행들 이야기를...ㅎㅎㅎ
♣ 비는 하염없이 내리고 있는 밤이다. 이 먼나 먼길에서 그저 내 몸 하나에 의지해 길을 걸으면서 나는 벌써 너무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아직은 갈길이 멀지만 여기까지 무사히 올 수 있음이 그저 감사하고 내 자신이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이 길에 임할 수 있음에 감격하고 있는 중이다.
내일 비가 올 것이 다소 걱정이 되긴 하지만 어짜피 그런것이 인생 아니겠는가?
모든 걱정과 근심은 내일 폰세바돈 Cruz 철탑에 내려 놓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인사도 못하고 온다 간다 소리도 없이 헤어진 일행들이 그립고 보고 싶기보다 이상하게 왜 이렇게 서운한 생각이 드는지 알수가 없구나...
뭐 어짜피 며칠 있지않으면 만날 수 있다는 걸 알 고 있는데다가 어짜피 폰세바돈에 혼자 있고 싶다고 그 누구보다 간절히 원했건만...
왜 이다지도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드는건지 당췌 알수가 없구나...
읽느라 많이 힘드시죠... 저도 쓰느라힘드네요.. '추천 버튼 꾹'이 글쓰는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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