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펠러센터에 자리한 라디오 시티 뮤직홀은 간판을 비롯해 외부 벽의 장식과 인테리어가 '아르데코' 양식의 전형이다. |
건립된 지 76년을 맞는 라디오시티는 미 공연예술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유서 깊은 극장이다. 크리스마스가 찾아오면 전설적인 스펙터클쇼 로케츠(Rockettes)가 8주 동안 리바이벌된다. 1933년 시작된 이 공연은 매년 10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만원사례를 기록해왔다.
프랭크 시나트라 엘라 피츠제럴드 스팅 셀린 디온 등 미 정상의 스타들이 이 무대에 올랐다. 토니상.에미상.M-TV 비디오뮤직상 등 미 연예계의 대규모 행사가 열리는 곳도 바로 이 뮤직홀이다.
아르데코 양식으로 건축된 라디오시티는 카네기홀의 두배 규모인 약 5933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동안 라디오시티를 다녀간 청중은 3억명에 이른다. 1978년 뉴욕시의 유적지로 지정된 라디오시티는 매디슨스퀘어가든과 함께 케이블비전 소유다.
◇역사=1929년 미 증시가 붕괴하며 대공황에 빠져들 당시 록펠러 가문의 존 D. 록펠러 주니어에게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맨해튼 미드타운에 12에이커 규모의 단지를 24년간 9100만 달러에 계약한 것이다. 이름하여 록펠러센터가 탄생하는 계기였다.
원래 록펠러의 구상은 이 곳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를 설립하는 것이었지만 증시 폭락으로 계획이 취소된다. 라디오시티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록펠러센터의 첫 입주자가 라디오 코퍼레이션 오브 아메리카(RCA)였고 이 일대 단지가 라디오시티로 불렸기 때문이다.
◇무대=1932년 12월 27일 개관한 뮤직홀의 첫 무대는 영화배우 레이 볼거와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이었다. 이후 '티파니에서 아침을''화이트 크리스마스''킹콩' 등 700여편 이상의 영화가 개봉되며 세계 최대의 영화관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 영화 배급망의 변화로 1979년부터 영화상영이 중단된다. 이즈음 재정난으로 폐쇄 위기에 처했던 라디오시티는 1980년 보수공사를 거쳐 거듭 태어났다.
존 덴버 레이 찰스 B. B. 킹 토니 베넷 린다 론스타트 빌 코스비 조니 마티스 유리스믹스 라이자 미넬리 비욕 등 수많은 팝계의 거물들이 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4월에는 엘튼 존이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선거기금 조성 콘서트를 열었다.
◇디자인=이 건물은 1920~30년대 뉴욕의 건축을 풍미했던 아르데코 양식으로 지어졌다.
설계를 담당한 도날드 데스키의 목표는 이 뮤직홀을 '미국인의 궁전'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데스키는 라운지 8개 흡연실 등을 포함 30개 이상의 공간을 만들고 벽화.조각을 인테리어에 활용했다. 또 가구와 카펫 등을 직접 디자인하는 등 미술적 감각을 발휘해 라디오시티를 오늘날까지 빼어난 장식미를 자랑하는 공연장으로 손색이 없도록 만들었다.
뮤직홀 내에는 11개의 방에 마이티 불리처(Mighty Wurlitzer)라는 세계 최대의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돼 비 안개 구름 등의 특수효과도 낼 수 있다고 한다.
웅장한 무대 오르간 수압 시스템 12피트의 금색잎 장식 천장 등을 구경하는 가이드 투어도 열리고 있다.
공연일시: 8월 16일 오후 8시.
라디오시티뮤직홀: 1260 Sixth Ave.@50th St.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