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Concert

[2004년 예당] 조용필 지울수 없는 꿈

작은천국 2007. 2. 14. 22:03

 

 

리뷰] 다양한 세대 동시만족시킨 조용필 예술의 전당 공연 ‘뮤지컬’ 연상시켜

이렇게 다양한 세대를 동시에 열광케 할 뮤지션이 또 있을까. 3일 개막, 12일간 계속되는 조용필 마라톤 콘서트 ‘지울 수 없는 꿈’ 첫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선 10대부터 70대까지 골고루 객석을 가득 메웠다. 파란 눈의 외국 관객들도 일어나 야광봉을 흔들며 춤을 췄다.
오페라극장 공연 6년째를 맞은 조용필은 올해 뮤지컬로 성큼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한 시간쯤 계속된 1부는 ‘미니 뮤지컬’이라고 할 만큼 연극적 요소가 많았다. 밴드는 장막 뒤로 숨어, 전혀 콘서트 무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일부 관객이 “밴드 없이 반주 테이프로 하나” 오해할 정도였다.

철제 다리가 무대를 가로지르거나 천연 잔디가 무대에 깔리고, 입체영상시스템(PIGI)이 특수 조명을 만들어낼 때마다 객석에서는 탄성이 흘렀다. 작년까지만 해도 백댄서 역할 정도였던 뮤지컬 배우들은 ‘퇴근길 샐러리맨의 꿈과 추억’을 소재로 한 연기와 노래를 펼쳤다.

 

 

1부에선 특히 1971년 ‘김 트리오’ 시절 발표했던 조용필의 첫 자작곡 ‘사랑의 자장가’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엔딩곡 ‘오늘도’는 작년에 내놓은 신곡. 오페라 아리아에 가까운 이 노래를 배우들과 합창할 때는 대 서사극(敍事劇)의 비장미마저 느껴질 만큼 감동적이었다.

2부는 거대한 조명타워로 장식된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무대 전체가 안쪽 깊숙한 곳에서 앞으로 전진하면서 시작됐다. 조용필은 두 번째 곡 ‘모나리자’를 마친 뒤에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하고 첫인사를 했다. 그제야 “오빠!” 하는 함성이 터졌다. 그 외침에 중년 남자들의 음성까지 섞이자 객석에선 ‘공감의 폭소’가 흩어졌다. 조용필은 “이런 무대를 만드는 것은 행복이자 고통”이라면서 “뮤지컬과 콘서트 모두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과 ‘창밖의 여자’를 부를 때 조용필은 피아노 반주만 남기고 스피커를 단 두 개만 썼다. 이는 관객들이 노래에 몰입하게 하는 효과를 냈다. ‘자존심’과 ‘여행을 떠나요’를 부를 땐 관객 대부분이 일어서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마지막 곡 ‘꿈의 아리랑’은 출연배우들과 어린이합창단, 조용필이 합창했다.

조용필은 앙코르로 ‘나는 너 좋아’, ‘미지의 세계’ 등 3곡을 불렀다. 이때 무대 전면에 조명으로 만든 ‘弼(필)’자가 등장했다. 그 글자는 마치 활(弓) 100(百)개에서 동시에 날아오는 화살촉처럼 보였다. 조용필 무대의 인상은 그만큼 강렬했다. 공연은 14일까지 계속된다. 조선일보 2004.12.05] 한현우기자 hwhan@chosun.com

 

 


조용필 50회공연 이모저모 12일간 매진행진 3여만명 관객동원 `열광의 무대`
[객석의 열광적인 위탄인들의 모습]
조용필 콘서트는 흥겨운 뮤지컬이자 삶이 녹아있는 드라마였고 영화였다. 쉰 넷의 작은 거인은 성대가 아닌 감성으로 삶을 노래했다. 그 힘은"기도하는"이란 한 소절에도 "악~"으로 화답했던 80년대 소녀팬들을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신세대 그룹 `동방신기` 팬 못지 않은 열정으로 파도치게 했다.

조용필은 지난 14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2004 지울 수 없는 꿈`올해의 마지막 공연에서 인생을 되짚어 보게 했고, `꿈`은 사라지지 않았단 것을 일깨우며 2만7600석을 꽉 채운 관객을 열광케 했다. 지난 99년부터 시작돼 6년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진 공연은 이날로 50회째를 맞았고 그 동안 무대를 지켜봤던 10만 여명은 조용필 노래에서 삶을 반추했을 법했다.

드라마 `영웅시대` 주제곡 `빛`으로 공연을 시작한 그는 12일간 연속으로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정열적이었고 `위대한 탄생`이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심장까지 파고 들었다.4층 객석부터 시작된 환호의 물결은 `꿈`과 `단발머리`를 지나 `모나리자`에 다다르자 1층 객석까지 들썩이게 했고, 열성 팬 클럽에 포위돼 있던 4명의 스님까지도 전염시켜 버렸다.

13곡을 쉬지 않고 연달아 부른 조용필은 공연 시작 1시간 여만에 관객에게 인사와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완벽으로 치닫던 공연 중간에 밴드와 스태프간 실수로 `지울 수 없는 꿈`이 제대로 공연되지 않은 데 따른 미안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사고없이 마무리하자는 의미에서 고사까지 지냈는데 기계가 12일째 공연을 하더니 (맛이) 간 것 같다"며 "저는 36살(가수 경력을 뜻함)이거든요, 생생합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조용필은 이후 곧바로`Q` `친구여` 등을 불렀고 `여행을 떠나요`에선 위대한 탄생과의 완벽한 호흡에 흠잡을 수 없는 보컬을 뽐내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마이크 없이 키보드 반주에 맞춰 부른 `정`과 `창 밖의 여자`에선 그의 목소리에 숨죽여야 했다.

이날 공연의 피날레는 `꿈의 아리랑`으로 장식됐으며 관객들은 팬클럽이 미리 나눠준 태극기를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필과 하나가 됐다. [헤럴드경제 2004-12-15] 홍성원 기자(hongi@hera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