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Interesting culture

[국립중앙박물관] 싱가포르의 혼합문화, '페라나칸'

작은천국 2013. 3. 29. 07:30

싱가포르의 혼합문화 페라나칸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

 

 

 

페라나칸은 말레이어로 '현지에서 태어난' 이라는 뜻으로

외국인 아버지와 현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후손을 말한다.

 

 싱가포르의 페라나칸의 문화는 결혼으로 인해 문화가 융합되는 과정에서

중국, 말레이, 유럽의 문화요소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고유문화와 융합되어

싱가포르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고 페라나칸을 통해 싱가포르의 혼합문화를 엿볼수 있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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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페라나칸' 전시를 하는걸까?

 

불과 몇 십년전만해도 '혼혈' 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 보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대한민국도 더 이상은 단일민족이라고 할 수 없고

이미 우리 사회는 다양한 다문화가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다.

 

 다양한 인종이 결합되고 있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몇 세기의 시간이 흐른다면

우리의 문화가 다른 문화가 어떻게 융합되어 어떤 특성을 가진 문화로 존재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번 페라나칸 전시를 통해 그러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한번쯤을 해 볼 수 있어 유익했고

무엇보다 한 나라의 문화가 다른 문화권과 어울리면서 가질 수 있는 다양성과

기존의 자국의 문화를 뛰어넘는 독창성의 융합까지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전시다.

 

페라나칸 전시 언론 공개회에서 이 전시를 기획한 이유에 대해

" 혼합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를 비롯해

문화에 대한 시각을 순수문화, 중심부, 주변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끔 하는데 의미가 있고

세계를 보는 눈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 이라는 말로 설명을 마친

싱가포르 문화부 로렌스 윙(Lawrense Wong)장관의 말은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다양한 나라의 아버지를 배경으로 두고 있는 페라나칸의 얼굴을 통해

다양한 문화가 섞여 '페라나칸'으로 대표되는 싱가포르의 혼합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다.

 

 

동남아시아는 동서 세계를 잇는 교차로 상에 위치하여 전통적으로 인도와 중국의 영향을 받았으며

대항해 시대의 개막 이후에는 포르투갈, 네들란드, 영국 등 서구 문화를 받아 들였다 고 한다.

 

따라서 오래 전 부터 해상무역이 발달했던 동남아시아에는

아랍인, 유럽인, 인도인 또는 유럽인들로 구성된 다양한 페라나칸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싱가포르 역시 페라나칸의 거주지가 되었다.

 

싱가포르를 포함하고 있는 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 여러 섬에 정착한 중국계 이주민과

현지 주민 사이에는 이러한 지정학적 이유로 인해 자연스럽게 '결혼'으로 인해

혼합문화가 형성될 수 밖에 없었다고 볼 수 있겠다. 

 

 동아시아를 대표해도 좋을 이들의 편견없는 문화에 대한 열린 수용은

온갖 문화가 혼합된 서구의 미국 문화와도 비교해 보아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믈라카에서 온 신랑 신부

 

남성은 바바baba, 기혼 여성은 뇨냐 Nyonya 라고 부르는

 중국계 페라나칸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페라나칸이다.

 

페라나칸의 문화가  '결혼' 을 통해 그 기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시실에서는 페라나칸을 이해하기 위해 '믈라카에서 온 신랑 신부'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신부의 옷에는 봉항 모란, 나비 등 중국 전통적인 길상문을 수놓았고 

신랑의 예복 또한 중국식 복장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구슬로 장식된 옷깃은 현지 복식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시초가 되는 '결혼'이라는 예식에서부터 서로 간의 문화는 이미 영향을 주고 받기 시작한다.

 

 페라나칸의 혼례

페라나칸에게 혼례식이란 중국적 가치를 반영하는 동시에 중국적 전통을 따르는 기회였을만큼

중요하게 생각되었고 페라나칸의 전통 혼례는 무려 12일간 치러졌다고 한다.

 

상서로운 색깔로 여겼던 붉은 색, 분홍색, 주황색, 황색, 금색을 주 색깔로

직물, 도자, 금속공예, 가구 등에는 모란, 봉황, 나비, 기린 등

모든 것은 중국의 전통을 따랐고 중국의 길상무늬로 장식된 페라나칸의 혼례다.

 

아무래도 부계쪽인 중국의 영향이 크게 작용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이런 것들이 싱가포르를 여행하다보면 중국스럽다는 느낌을 물씬 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너무나도 화려한 신부의 머리장식은 은에 도금을 해 벨벳, 다이아몬드, 구슬 장식으로 장식했다.

 

 

 새로운 문화가 형성될 때 공동체로 묶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식은 종교일터,

이들은 하나의 종교가 아니라 다양한 그들의 선조들이 믿었던 도교, 불교, 유교 를 비롯해

민간신앙이 혼합된 형태의 종교생활을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유교적인 '효' 사상이 반영된 조상숭배는 중요하게 자리잡았고

이는 중국적 종교와 맥락을 같이 하며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페라나칸 전시를 둘러보고 있는 사람들  

 

  

이번 전시에서 많은 여성분들이 눈독을 들인 슬리퍼다.

구슬공예와 자수로 만든 슬리퍼는 페라나칸 혼레복 가운데 특별한 것으로 부의 상징이라고 한다.

지금 당장 신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현대적인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페라나칸의 슬리퍼다.

 

뇨냐의 패션

 

 페라나칸을 규정짓는 복장은 노냐(Nyonya) 패션으로 불리는데 눈여겨 볼 만하다.

 

케바야는 느슨한 긴팔의 개방형 상의로, 중동 통치자들의 외투였던 카바에서 유래했단다.

사룽은 한 장의 천을 랩처럼 감싸 입는 치마고  

바주 판장은 길고 헐렁하게 입는 여성 상의를 말하는데

보통 3개의 브로치 세트로 고정시킨 뒤 바틱사룽이라고 하는 랩형의 치마를 매치하여 입는다고 한다.

 

서구식 직물로 만들어진 케바야는 서구식 무늬로 장식되어 있으며

다양한 레이스, 복잡한 자수까지 더해 우아함을 느끼게 한다.

 

참 익숙한 옷 매무새인  케바야는  오늘날 여전히 특별한 날이면 케바야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그들이다. 

이 케바야는 싱가포르와 말레이, 인도네시아 패션의 진속적인 영감의 원천이란 말에 수긍을 할 수 밖에 없다. 

 

집안의 가보이자 사회적 지위와 부유함을 암시하는 문화적 지표가 되었던 페라나칸의 보석장신구들  

 

 페라나칸의 초상화

 

최초 영국 기사 작위를 받은 송옹시앙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하고

영국 법조계에서 종사하다가 귀국후에는 아편흡입이나 전족 등의 풍속 개선을 의해 노력한 인물이라고 한다.

 

페라나칸으로 서구문화의 일원으로 느꼈던 자긍심이 초상화에도 물씬 묻어난다.

 

페라나칸의 건축 

  

페라나칸 전통 가옥 현관에 설치가는 간이문으로 문 양면을 장식적으로 깎은 뒤 도금이 된 핀투 파가르다.

 

 

19~20세기 다채로운 색채의 타일로 장식을 했던 페라나칸의 주거공간은 아르누보식 타일 장식을 사용했다.

타일은 주로 영국에서 수입했고 벨기에, 오스트리아, 일본에서 들여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싱가포르가 위도상 습하고 덥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건축자재보다 타일장식이 제격이었겠다 싶다. 

  

페라나칸 공예미술

 

페라나칸의 공예품들은 초기에는 중국이나 말레이의 영향을 받던 것에서 벗어나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유럽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게 된다.

이는 바느질 솜씨와 음심솜씨를 갖춘 며느리감을 기대하는 중국 전통에 따라

소품들은 기혼 여성인 뇨나들이 직접 만들면서 공예문화에 발달에 기여한 부분이 컸다고 볼 수 있겠다.  

 

유리구슬 장식을 한 팔선무늬  커튼

 

 

이들의 구슬공예나 자수는 기법과 디자인 형태면에서 말레이, 중국, 유럽으로 받은 영향이 복합적으로 드러나지만

 행복과 다산, 행운을 의미하는 모란이나 봉황, 기린, 나비 문양에서

중국적 디자인이 많이 사용된 혼례용품을 볼 수 있다.

 

 

 

신부 손수건과 나비모양의 침대장식 

 

 

벽걸이용 소품

 

 

사슴, 꽃 문양벨트  

 

 

구슬장식이라고 하기엔 너무 정교해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직물이라고 할만큼

그 색상의 화려함과 더불어  수준높은 솜씨를 보이고 있는 식탁보였다.

 

 

 이국적인 페라나칸의 문화 중 가장 눈여겨 보았던 것은

페라나칸 고객을 위한 중국자기 뇨냐자기 Nyonyaware 다.

 

은은한 비취색의 화려함이 주는 고려청자,

희고 깨끗해 고고한 정갈함을 느끼게 하는 이조백자와 는

전혀 다른 색깔을 보이고 있는 페라나칸의 자기는 독특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에서 제작된 것 답게 모란, 봉황, 나비등의 문양을 기본으로

분홍색, 황색, 녹색 등등 알록달록한 색감은 우리 도자기에서 볼 수 없는 색감이라 놀라웠다.

 

 나비문양 분홍색 항아리

 

 

 커피 한 잔마시고 싶은 기분이 들었던 올리브색 주전자  

 

그 화려함이 당연해 보였던 봉황. 모란 무늬 연녹색 병

  

 

 나비무늬 분홍색 접시  

  

마실물을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캄쳉에 그려진 중국풍의 그림이 재미있다.  

 

봉황 모란 무늬 녹색 접시, 청록색 혼인대야 

  

 

 찬합도 있고

 

종류도 참 다양하다.

 

다양한 주전자들 ~.  

 

 

 이처럼 부계가 가진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모계인 현지 문화에 접목됨과 동시에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주변의 영향을 받으며 발전한 페라나칸은

오늘날 싱가포르의 주축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라나칸이 보여주고 있는 문화에 대한 편견없는 수용을 통해 융합되어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은 놀라운 통섭.

 

다문화 사회로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전시였다.

 

항상 박물관 휴관일에 개최되는 언론공개회...

우리 고유의 유물들이 가진 세월의 깊이가 보내는 침묵을 사색하며 걷는 길,

 

 과거와 현대가 만나 열린마음으로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수용할 때

우리 문화가 보여줄 시너지 효과를 기대 해 본다.    

 

싱가포르 혼합문화 페라나칸 전

일시 : 2013년 3월 19~ 5월 19일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입장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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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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