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가는 시간을 만끽하다.
대평포구의 일몰 그리고 빛내림
일상을 떠나 숨을 잠시 멈추고 느리게 가는 시간을 만끽하며
보내고 있는 제주 대평포구의 나날이다.
똑같은 풍경이 주는 지겹도록 단순한 일상이지만
잠시 멈추어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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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내림 속에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의 구름은 느리도록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정지해 있는 듯 해도 멈추어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잠시 멈춰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도 어디론가 천천히 향해가고 있음이니
언제가 맞이할 '그날'을 위해
오늘 처절하게 느리고도 천천히 보내고 있는 이 시간들이 그때 말해주리라.
대평포구는 뒤에는 한라산이 앞은 마라도가 보이는 자그마한 포구이다.
숙소인 '돌담에 꽃 머무는 집' 게스트 하우스는 매일 아침 같은 풍경으로 다른 하늘이 나를 깨운다.
이곳의 일상은 그야말로 온통 사소함으로 가득차 있다.
똑같은 풍경이 주는 지겹도록 단순한 일상의 반복이지만
도시에서 살아내야 하는 일상과는 달리
느리게 가는 시간의 여유와 고즈늑한 고독을 즐기며
내 영혼의 깊이를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며칠 내도록 제주에는 심한 바람과 눈이 내렸다.
마음까지 에여오는 바람을 맞을 기운이 없어
바다를 바라만 보다가 구름사이를 뚫고 빛내림이 시작되고 있어
포구의 방파제로 바쁜 발걸음을 옮긴다.
어둠이 잦아들기 직전 포구의 하늘은 감동이 따로없다.
몇날 며칠 해질녘 구름이 잔뜩 끼어 일몰다운 일몰은 보지 못했기에
오늘같이 이런 빛내림이 내리는 날은 오묘한 힘에 이끌로 바다로 향할 수 밖에 없는 듯하다.
구름을 뚫고 쏟아져 내리는 빛내림은 그야말로 장관이 따로 없다.
대평포구는 올레길 8코스가 끝나는 지점과 9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이 만나는 곳이다.
오른쪽으로 용왕이 세웠다는 박수기정이라는 절벽이 우두커니 성처럼 마을을 지키고 서 있다.
며칠 내내 눈이 내려 온통 시커먼 하늘이었건만
파란하늘이 구름속에 드러나니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바람많은 제주답게 사정없이 불어대던 바람도
오늘만큼은 한없이 고요하고 잔잔하다.
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햇빛에 눈이 부신다.
태양은 잠시 구름속에 반짝 모습을 드러냈다가
이내 다시 자취를 감추었다.
바다는 점점 노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주황색 빛이 짙어가는 본격적인 일몰이 시작되었다.
행여나 다시 태양이 고개를 드러낼까 기다려보지만
그윽한 빛내림만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갈매기 낮게 나르고 조업나간 배들도 저녁시간에 맞춰 하나, 둘 포구를 향해 온다.
서산의 해는 뉘엿뉘엿 오늘의 제 역할을 다하고 바삐 집으로 돌아간 시간
주황의 옅은 보라색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그래,, 우리 내일 또 만나자!!
한적하고 조용한 제주의 대평포구는 전형적인 제주의 어촌마을이지만
어수선함이 없는 아늑한 곳이다.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내가 마냥 좋다고 해고 내 것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령 내 것이 될 수 있다한 들
좋아하는 것 하나쯤은 그리움의 대상으로 남겨두는 용기도 필요할 것이다.
비록 내 지친 그리움으로 남는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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