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 바위 위에 지어진 정자 '청암정'
봉화 닭실마을은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삼남지역의 4대 길지로 꼽는 마을이다.
이곳은 조선 중기 문신 충재 권벌 선생이 사화로 파직당한 후 이곳에 정착한 안동권씨 집성촌이다.
특히, 이 곳에서 중심이 되는 충재 권벌 선생의 종택 오른편에 있는 거북이 바위 모양을 하고 있는
너럭 바위위에 세운 청암정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종택의 사랑마당으로 들어서면 왼편으로 청암정이 있는 정자 앞까지 연결된다. 왼쪽으로 보이는 것이 청암정이다.
청암정은 거북모양의 너럭 바위 위에 세운 정자로 인공호수를 조성하고 여기에 다리를 놓아 자연 풍경과도 잘 조화를 이뤄
우리나라 정자 중에서 절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전국 건축가들이 최고의 건축물로 꼽고는 있는 정자 중의 하나이다.
이곳이 참 눈에 익다 싶은 사람은 눈썰미가 있는 분이다.
바로 이 곳 청암정은 '동이', '스캔들', '바람의 화원'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영화, 드라마 촬영 장소로 각광받는 곳이다.
바람의 화원 포스트
최근에 끝난 드라마 '동이'에 등장하고 있는 청암정
드라마에서 등장한 돌다리,,
너무 옛스럽지만 그 어떤 다리보다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돌다리 이다.
드라마에서 처럼 뛰어 볼까?
여름까지 정자 주위로 물이 들어찬다고 했는데 가을 가뭄이라 그런지 물이 다 말랐다
하늘높이 뻗어 있는 나무가 세월이 깊이를 가늠하게 한다.
청암정의 모습
곳곳엔 오래된 역사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청암정은 가을이 이제 시작되고 있다.
곱게 물든 단풍나무 한 그루가 혼자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청암정에서 보이는 종택의 모습
정자 둘레로 물이 흐르고 그 밖은 나무 울타리가 쳐 있으며 동, 남, 북쪽으로 3개의 문이 있다.
여름까지는 정자 둘레에 물이 고여있었지만 지금은 물이 없었지만 워낙 뛰어난 조형미를 가진 건물이라 아쉬움은 없었다.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면서 보이는 청암정의 풍경은 여러가지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식재되어있어 각각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뒷편에서 본 모습.. 사실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라고 정해서 말하기도 어려울 만큼 사방이 다른 모습의 절경을 선사하고 있다
청암정은 어느 곳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는 곳이지만
자연과의 조화로움속에 앉은 건물답게 어느 한 곳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는 듯하다.
정자 안에는 미수 허목, 번암 채제공, 퇴계 이황 등 조선 중후기 명필들의 글씨로 새긴 현판이 즐비하니
옛 문인들이 이 청암정의 경치를 얼마나 칭송하였는지를 엿볼 수 있다.
미수 허목이 쓴 '청암수석'의 편액은 시원스럽고 청암정의 품격을 더욱 높여주고 있는것같다.
또한 사방이 개방되도록 꾸며진 청암정의 시원스런 대청마루에 서니 가슴이 뻥 뚫리린다.
남명 조식 선생님이 쓴 것으로 전하는 청암정 현판
청암정 누각에서 본 모습
사방에서 보았을 때도 느낌이 다른 곳으로 느껴지지만
누각 안에서 사방을 보아도 전혀 다른 공간인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청암정에서 보이는 서재 '충재'의 모습
건물과 자연공간이 마치 한 몸인양 자연스러운 배치로 인해 정갈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인해
그 어떤 화려함이 없어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절로 사로잡게 만드는 한옥의 힘...
자연을 조화롭고도 슬기롭게 이용한 우리 조상들에 대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고택과 정자를 사랑하시는 인터넷 동호회 분들이 답사차 이곳에 들러 공부를 하고 계시는 중이었다.
이런 모임들이 활성화 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자세히 보니 그저 있는 그대로의 너럭바위를 그대로 깍아 계단을 만들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바위 모양의 지형지물을 있는 그대로 활용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 하나의 작품을 보는 느낌이 든다.
청암정과 마주하고 있는 소박하지만 절개와 기품이 넘치는 서재의 모습
정면 세칸, 측면 한 칸 크기의 건물로 두 칸은 온돌방이고 한 칸은 마루로 되어 있으며 평소 충재 선생이 거처 하던 방이다.
여름에는 청암정에서 겨울에는 온돌방이 있는 충재에서 글을 읽으셨다고 한다.
충재 서실과 대청의 모습
충재 대청마루에서 보이는 대문 너머 황금녁 들판이 계절을 재촉하고 있다.
글 읽는 선비가 맞이하는 수확의 계절 가을엔 어떤 학문이 익었을지 궁금해진다.
'한옥의 美' 란 책에는 청암정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장수를 의미하고 있는 거북 모양의 특이한 바위 위에 정자를 얹혀 거북이가 살 도록 물을 넣어주는 연지를 만들고
자연을 벗삼아 정신수양과 학업을 하기위한 공간 배치의 안목이 뛰어난 곳이다. '
이런 곳에 앉아 책 한권 펴고 읽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싶을 만큼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풍기는 청암정이다.
현대 건축이 제 아무리 웅장하고 아름답다고 하지만 오히려 소박하기에 그 아름다움은 현대 건축물보다 배가 되는 것같다.
건물을 지어도 자연 경관을 하나 헤치지 않고 사소한 모든것에도 의미를 부여하여
건축물 마저도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지어진 건축의 미학이야 말로 으뜸이 아닐런지..
누구나 그저 한 번 보면 '멋지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청암정'
이런 곳에 앉으니 편하게 앉아 책 한 권 읽고 싶은 마음 절로 들게 하는구나
가을은 천고 마비의 계절이자 독서의 계절임을 청암정에서 깨닫는다.
그런데 이곳 정자에 앉아 삼겹살을 구워먹기도 하고
심지어 이곳에 드러누워 잠을 자는 사람이 있기도하고
몇 가구 살지 않는 이 조용한 닭실마을에서 고성방가로 인해
눈쌀을 찌푸리는 일이 종종 있어 종택에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이넘의 실종된 도덕 의식은 언제쯤 회복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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