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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우리나라 마지막 남은 '삼강주막'

작은천국 2008. 12. 1. 18:09

■ 삼강은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이 합류하는 곳이라서 붙은 이름으로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맑은 물과 넓은 백사장이 어우러져 있다. 예로부터 이곳은 서울로 가는 길목에서 장사하던 배들이 낙동강을 오르내렸고, 문경새재를 가기전에는 이곳 삼강 나루터를 꼭 거쳐 갔으며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여 이 주막등 상거래가 번성하였다. 그 당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주말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으며 그 옆에는 500년이 넘은 회화나무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하고 있다.

 

삼강주막(예천문화관광) http://tour.ycg.kr/open_content/natural_scenery/other_sights/samkang/

관련기사 http://korean.visitkorea.or.kr/kor/ti/funnytravel/travel/landscape_tour/view_555034.jsp

   (한국문화관광공사 )

 

 ▼ 예천으로 향하는 길에.. 날씨가 너무 이상하다.. 맑은 하늘, 흐린하늘, 비가 오고, 눈이오고, 다시 비가오고,

   또 다시 맑은 하늘이 이어지니 저 멀리서 무지개가 군데군데 걸렸다...  이 사진만 보면 비가 오고 눈이

   왔다고 하면 거짓말한다고 할 터... 노면이 상당이 미끄러워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

 

▼ 예정에 없던 삼강주막... 서안동에서 예천으로 올 예정이었는데 길을 잘 못들어서 문경쪽에서 안동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버려서 그만.... 문경넘어 예천으로 오니 바로 삼강주막표지판 발견..

    넘어진김에 쉬어간다고 출출하기도 하고 얼마전 위의 기사를 읽은 터라 삼강주막에 들러보기로 했다.

 

▼ 다리 밑을 지나면 삼강주막이 있다.. 굴다리에 이렇게 회화를 그려져있다.

 

 

 

▼ 주막건물과 거대한 회화나무 한그루만 삼강을 지키고 있다.

 

삼강주막 :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166-1번지

    삼강주막은 삼강나루의 나들이객에게 허기를 면하게 해주고 보부상들의 숙식처로, 때론 시인 묵객들의

    유상처로 이용된 건물이다. 1900년 경에 지은 이 주막은 규모는 작지만 그 기능에 충실한 집약적

    평면구성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건축역사 자룓로서 희소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옛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의의를 간직하고 있다.

 

▼ 초가를 이었지만 참 특이한 구조이다. 사방으로 전부 문이 나 있는 구조이고

    부엌도 막혀 있는것이 아니라 천정부근은 뚫려잇다.  

 

 

 

▼ 삼강주막에서 먹는 막걸리 한잔... 이곳의 메뉴는 막걸리, 손두부, 전, 메밀묵 .. 이게 전부다..

    생각보다 맛있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배추전..

 

 

 

▼ 방안에 걸려있던 "삼강 주막의 하루" 라는 詩

   주막을 지키던 유옥연 할머니의 삼강주막에서의 하루 생활이 눈 앞에 선하다..

   요즘같은 시대에 어디 외상이 가당키나 할까?

   할매요!! 욕 봤심더 (번역 : 할머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 할머니는 몇 년전에 돌아가셨다고 하신다.

 

▼ 이 곳의 문화적 가치로 인해 문화설명 해설사가 계신다. 이 집의 유래와 곳곳의 흔적, 그리고 삼강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 날씨도 추우신데  고생하고 계신다.

 

▼ 외상장부에 대해서 한창 설명중이시다.

 

▼초가집 한채에 방2개 마루 부엌이 이렇게 붙어 있다.

 

▼ 어릴때 우리집이 초가집이라 이런 부엌을 가지고 있었는데 부뚜막위에 이런 찬장을 놓았었는데

    오랜만에 본다..

 

▼ 가마솥

 

▼ 그리고 한쪽 벽면엔 이렇게 할머니가 글을 모르셔서 벽에 줄을 그어서 외상장부로 사용한 흔적이 남아있다

 

 

▼ 긴 줄은 막걸리 한 주전자, 작은 줄은 막걸리 반 주전자... 외상을 갚으면 줄을 죽~그으셨다고 한다.

    나름의 비법이신듯...

 

▼ ㅎㅎㅎ 김(金)이라고 써 놓으신것은 막걸리 8주전가 외상인가? ㅎㅎ

   그참.. 그런데 이렇게 그어놓으면 누가 누구것인지 어떻게 아셨을까? 오고가는 사람도 많았을 텐데..

 

▼ 뻥 뚫려있는 부엌문위로 햇살이 드리운다.

 

 

▼ 뻥뚫린 부엌벽면의 아래에 이렇게 막걸리 단지가 묻혀있다.. 할머니 돌아가시고 풍수지리(수맥)하는

   분이 와서 이곳의 수맥을 잡았는데 이 단지가 묻힌 자리가 수맥이 지나가는 아주 명당이라고 했단다.

   그래서 이곳 삼강주막의 막걸리가 유난히 맛있었다고 한다.

 

 

▼ 설명을 한 참 듣고 있는데 흐린날씨가 갑자기 개기 시작하니 이렇게 부엌 한켠에 무지개가....

    완전 신기하다... 이런 일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하시면서 설명하시는 분도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좋은 일 생기시라는 기분좋은 덕담을 해주셨다..

 

▼ 무지개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도시에서는 무지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기에...ㅎㅎ 어릴적엔 소나기 뒤에 이런 무지개가 걸리면 무지개를 찾아서 뛰어 가보기도

   했다... 그때는 동화책에서 본 것처럼 무지개 미끄럼틀을 탈 수 있다고 생각했었던 시절이었는데..  

 

▼ 막걸리 한 잔 생각 나신 어르신들이 멀리서 찾아오신다.. 우리가 이 방에서 막걸리를 먹고 해설을

   듣기 위해 부엌으로 왔는데 그 자리를 어르신들이 꿰차고 방에서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계신다.

 

▼ 부엌에 달린 백열등... 난 이 백열등에 대한 공포가 있다... 나의 초가집 부엌에도 이런 백열등을 달았는데

   지금처럼 스위치로 작동을 하는것이 아니고  전등에 스위가 달려 있어 불을 켜고 끄야 했었다.

   내가 정전기가 심해서 전등만 만지면 찌릿찌릿 순간 전류가 흘러서 얼마나 공포였는지 모른다..

   저 전등 만지는게 죽기보다 싫었는데 이상하게도 어둑해 질즈음이면 꼭 엄마는 나에게 심부름을

   시켜 정말 공포였다... 이걸 얼마나 켜기가 싫었는지 캄캄한 부엌이 오히려 편할 정도였다. ...

   불도 안킨채로 부엌에 있는 나에게 항상 할머니가 오셔서 이 불을 켜주셨는데....

    이젠  할머니도 안계신다. ~~ㅠ.ㅠ

 

▼ 방안에 문을 열면 조그만 다락이 있다.. 아~~ 옛날 초가집 정말 생각난다.. 1900대 건물이라

   흙벽에 이렇게 계단을 만든것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어릴적 초가집에 살아서인지 이 집에 오니

   잊어버린 옛 생각이 정말 많이 나네~~~ 다락에 얽힌 추억 하나... 외가집에 놀러갔다가 숨바꼭질을

   하게되어 다락에 숨으려고 올라갔다가 그만 기절해 버렸다... 외할아버지가 다락에 뱀술을 담가놓으셨는데

   할머니가 다락에 올라가지말라는걸 잊어버리고 올라갔다가 대병소주병에 온통 뱀이.....

   그 이후로 과학실, 박제,,, 아~~~ 너무 싫어...

 

▼ 방 안 벽에는 온통 낙서가 ..... 하긴 너무 낡은 집 벽이 깨끗하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긴 하겠지만

   사람들은 이런 곳에 오면 꼭 통과의례처럼 한마디씩 적어야 직성이 풀리나 보다..

   너무 웃긴 낙서가 있어서 남겨봤다.. 아~~~ 술취한다.. ㅎㅎ

 

▼ 뼈대있는 안동권씨네 4공주..ㅎㅎㅎ 낙서질하는 것이 뼈대있는 안동권씨인가? ㅎㅎㅎㅎㅎ

 

▼ 이름도 까먹은 ....이젠 이런 류의 방명록은 쓰지 않는데 오랜만에 보니 정겹다.. ㅎㅎ

 

▼ 이 싸리문으로 곱게 쌓인 곳은 정낭 , 즉 화장실이다.. 물론 지금은 사용을 하지 않고 한 켠에 멋진

    현대식 화장실이 따로 있어 이용객들이 전혀 불편함이 없다.

 

 

▼ 주막 언덕에서 낙동갑을 굽어보니.... 이야~~ 경치 한번 끝내준다.. 저 다리만 없었더라면..

 

▼ 이곳의 지명이 삼강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곳은 세개의 물줄기가 합해진다고 해서 삼강이며

   내성천, 금천, 낙동강이 합해진다. 다리때문에 가려서 두줄기밖에 보이지 않는데 세줄기로 

   내려온다고 한다. 그래서 낙동강 700리라고 했을때 기준이 되는 곳이 이 지점이며 태백 황지에서

   내려 이곳 삼강에서 합하면 600리... 그래서 낙동강은 총 1300리가 된다

   또한 이곳은 교통의 요충지였다고도 한다. 이 강을 건너면 문경새재로 이어지고 서울로 과거를

   부러가는 사람은 꼭 이곳을 거쳐야만 했으며 부산에서 들어오는 소금배가 이 강을 타고 안동까지

   들어갔기때문에 한강 이남에서 삼강을 거치지 않고는 서울로 갈 수 없다고 하니 그 길이 얼마나

   번화했을지 상상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길을 따라 문경새재로 이어지는 트래킹을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고모산성길로 가도 좋겠지...

   고모산성이 궁금하다면 이곳으로 http://blog.daum.net/chnagk/5742349

 

▼ 낙동강 건너편에 이렇게 곱디고운 모래 백사장이 펼쳐지고 있으며 주위로 몇 개의 산을 휘감고 있어

    참으로 아늑한 곳이란 생각이 든다.

 

▼ 저 멀리 강 건너 몇 채의 집들이 보인다.. 원래 삼강주막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 무려 450년이나 된 회화나무, 보호수로 지정이 되어있다. 잎이 무성할때면 정말 장관일듯 

 

▼ 이 곳에 머무는 동안에도 날씨가 이렇게 순식간에 흐렸다, 맑았다 한다.

 

 

 

▼ 회화나무 아래 덩그러니 초가집 하나... 삼강주막.... 민화에서 참 많이 보던 정겨운 풍경이다.

 

▼ 회화나무 옆에 웬 돌덩어리가... 들돌이라고 한다. 들돌의 용도는 농촌 청년이 장성하여 농부(어른)로

    인정받는 의례에서 생긴것이라고 한다. 나루터와 주막을 중심으로 많은 물류의 이동에 따라 인력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 돌을 드는 정도에 따라 품값을 책정하는 도구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요즘 이 돌을 드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 그냥 그 자리에 있어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가 되는 풍경이 머무는 삼강주막이다.

 

♣ 이것저것 할 일이 너무 많음에도 굳이 안동공연을 다녀오겠다 계획을 세운것은 예천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작년부터 이상하게 안동여행을 생각지않게 많이 가게되면서 근처에 있는 소박한 예천이

   더 끌린것은 그래 어쩌면 KBS 드라마 '가을동화'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준서, 은서의 어린시절 배경이 되고 있는 예천이 언제간 꼭 한번, 꼭 한번 했었지만 안동을 수 차례가면서도

   예천을 들러 볼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았다.. 그런 던 중 하반기 안동 공연이 확정되고 내 가겠다 다짐한

   것은 순전 예천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 먼길이라 회룡포만 보고 돌아서기에 아쉬워

   예천 천문대를 보고 바로 안동으로 넘어 갈 작정이었는데 아뿔사~~ 길을 잘 못 들었다...

   나의 네비게이션은 꼭 결정적일때 침묵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문경에서 예천으로 들어서자마자

   발견하게 된 삼강주막,,, 며칠전 한국관광공사 기사를 읽은터라 고려하지 않은것은 아니었으나 예정된

   도로에서 벗어난지라 생각지도 않았는데 자의반, 타의반으로 길을 잘 멋 들어서게되어 삼강주막부터

   시작되었다.. 역시 삼강은 교통중심지라고 하더니 이 주막길을 거치지 않고 예천을 통과할 수 가 없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에라 모르겠다 삼강주막으로 향했다...

   주막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아담한것이 초경울 휑~~한 기분마저 든다..

   1900년대에 지어진 주막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그 문화역사적 가치로 인해 예천시에서 문화재로

   지정해 현재상태로 복구되었으며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이렇게 옛 정취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저 넉넉하고 풍요로운 풍경은 아니지만 길 떠나는 나그네가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안식을

   제공하니 더 무엇이 필요있으랴~~

  사라지는 모든것은 아름답다고 했다...

  대한 민국 구석구석을 다니다보면 사라져가는 것들이 너무나도 쉽게 눈에 띈다.

  모든것은 지나가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새 것으로 바뀌는 것이 대세라고 하지만

  보존할 것은 보존해 옛것을 남겨주는것이 다음 세대에 대한 의무감은 아닐까 하는

  간절한 생각을 해본다..

  막걸리 한잔을 걸치고 나니 아침에 엄마가 '아버지 모시고 가라' 고

  하던 소리가 귓가에 뱅뱅 맴돈다...

  우리 아버지 같이 모시고 막걸리 한 사발 걸치면 정말 좋아라 하실텐데..

  못내 죄송스럽기 그지 없다.... 내년 봄 쯤 날 무지하게 좋을때  삼강주막 들른다고 시간없어서 지나가버린

  예천천문대도 다시 와야할듯 하니 그때 모시고 나들이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