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Interesting movie

[영화] 디워 감상평 - ' 디워를 보면서 울고 말았다'

작은천국 2007. 8. 2. 18:07

영화 개봉 첫날(2007년 8월1일 )

이 SF  영화를 보면서 그만 울고 말았다

 

▼ 디워의 포스터

 

 

사실,

영화를 보기전에 이렇게 머리가 아픈 영화는 처음이었다..

개봉하기전부터 어찌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지....

그 중 특히 기자시사회가 끝나고 난뒤 모든 매체에서 하는 공통적인 얘기가

'CG는 좋지만 스토리는.....' 이었다.

 

원래 영화 장르를 가리지 않는편이지만 그 장르가 무엇이든 무엇인가 가슴에 뭉클하고 남는건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편인데 SF영화에 스토리 따지기는 좀 우습지만 그래도 도대체 스토리가

얼마나 빈약하길래 모든 언론매체들이 이른이야기를 써 내려갈까 싶었다.

 

그리고, 우리의 심형래감독은

급기야 단박인터뷰에서 목이 매여 '자신이 개그맨이기때문에 40%는 깎고 들어간다.

오죽했으면 이 영화를 자신이 감독이라는 것을 숨기고 스티븐스필버거 혹은 제임스 카메룬의

이름을 적고 싶다" 고 까지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 우리의 심형래 감독님

 

 

영화를 보기전에 줄거리나 주요장면을 보고 나면 그 영화 자체를 온전히 즐길수가 없기에 되도록이면

영화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영화를 보는것이 원칙인데 이번 영화는 내가 원하지 않아도 어찌나 언론에서 집중 조명이 되는지 영화관에 가기전에 이미 볼것을 화려하나 줄거리가 없는영화라는 인식이 박힌채로 영화관에 앉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개봉첫날 보러간것은 어쩌면 영화홍보를 위해 안하던 오락프로그램에

열심히 나오면서 자신이 만든 영화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진정성을 느꼈다고 할까

그리고 어쩌면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이렇게 언론에서 그야말로 제대로 씹어주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어제 기사에 심형래 감독님을 옹호하는 팬들을 향해 어떤 기자분이 '얄팍한 국수주의'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열을 낸 기사를 보고 '욱' 하면서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국 영화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그래서 요즘 한국영화시장이 침체기여서 매우 가슴이 아프지만

지금의 현실은 국수주의로 한국영화니까 보아달라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이미 관객들의 눈은 높아질대로 높아져있는 상황에서 오로지 한국영화니까 봐야한다는 발상은

이미 지난것같다.. 이런 말이 통하면 비록 스크린 쿼터가 축소되었다 하더라도 이렇게 까지 한국영화가

힘들이유는 없지않을까 하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마음으로 내가 감독도 아닌데 어수선한 마음을 부여잡고 자리에 앉고

영화관의 불이 꺼지고 드디어 영화 크레딧이 나오고..

첫머리에 감독 심형래라는 단어가 두 눈에 선명하게 박히면서 보여지는 첫 영상....

첫 영상에서 부터 눈을 뗄수가 없다..

SF영화에 너무나도 한국정인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가 깔릴줄이야....

그리고 여백의 미의 절정을 보여주는 수묵화와 전설속에서난 존재한다는 용의 그림...

크레딧 내내 눈을 뗄수 없었다...

역시 우리의 허를 찌르는 심감독님...

 

본격적인 영화가 시작되면서 나도 모르게 안절부절이다.

줄거리가 빈약하다고 하던데 이걸 줄거리를 따라가야되는건지 비쥬얼을 따라가야되는건지

내심 고민이 되기시작한다.  그리고 잘 알려진대로 한국적인 이무기의 내용과 윤회설이 적절히

얽히고 �霞薦獵� 내용과 500백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서로 다른 공간을 오락 가락하는 동안

내 기분도 오락가락한다.

너무 많은 영화평론 기사를 이미 읽은 여파가 큰 듯하다.

영화의 전체적인 것을 보아야 할지, 아니면 세세하게 보아야할지,

아니면 이 영화를 전세계시장에 개봉되는것을 전제로 하고 내가 한국인임을 배제하고

담담하게 객관적인 시각으로 봐야할지, 아니면 그 기자말대로 애국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봐야할지

영화시작 30분 동안 얼마나 많이 고민을 했는지 모른다...

(역시 영화를 보기전에 미리 정보를 접하는것은 이래서 너무 괴롭다)

 

이러다가 도저히 영화를 집중하지 못할것 같아서

이 영화가 국내용도 아니고 이미 영화기획단계때부터 전세계(특히 미국)시장을 겨냥했으므로

전체적인 큰 흐름에 따라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

언제 우리가 반지의제왕이나 최근의 트랜스포머 등을 보면서 시대적, 역사적배경,

제작동기, 영화와 관련된 내용 등 이런것을 조사해놓은 다음 영화를 보지않고

그냥 영화관에서 앉아있는 시간동안 영화에 충실했듯이

이 영화가 심형래 감독이 만들었던 그렇지않던

한국영화이든 미국영화이든 그냥 영화 그 자체만을 놓고 판단(?)하고자 마음먹고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동안 벌써 러팅타임 30분을 훌쩍 넘겨 이미 영화는 이무기에 얽힌 내용의

전반부 설명이 끝났고 조선시대 소녀가 자라 20세가 되어 이무기들이 마을로 쳐들어 와서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 새로 공개한 캐릭터 포스터

 

 

 

 

 

이런 저런 매체를 통해 이미 줄거리에 관해 이런 저런 내용이 많이 소개되었기에 요약은 생략하고

줄거리에 관해 개인적인 생각은 줄거리의 완성도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여러가지 개연성면에서도 그렇고 인물의 앞,뒤 전후 설명에 상당부분 할애하고 있지만 흡입력이 다소

떨어지는 듯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이든의 친구로 나오는 동료 한명을 빼고나면 연기부분에서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스토리를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과연 언론이 그렇게 까지 혹평을 할 정도였는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것은 사실이다. 도대체 영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자들이 보는 시각이 어찌나 '스토리 부재'라는 대대적인 기사를 실어대는지 정말 앞뒤 말도 안되고 연결도 안되고 정말 한심한 수준인걸로 생각했을정도로 적나라하게 기사들을 써대서 정말 그런줄 알았는데 막상 일반 관객인 내가 보는 수준에서는 이런 스토리라인이면 오히려 트랜스포머보다는 한 단계수준이 위라는 생각이다.

너무 이상한것은 트랜스포머가 정말 대단하다고 치켜세우면서도 왜 그리 엉성하고 말도 안되는 스토리에는 별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가 유독 디워에서는 그리고 팬대의 날을 세웠는지 의아스러울 정도이다. 오늘 개봉2일째, 여기저기 올라오는 글들을 보니 이 영화를 보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인듯하다

 

이 영화가 이무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나라에서 상영이 된다고 하더라도 줄거리를 따라가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영화라는 확신이 든다. 어쩌면 스토리를 너무 완벽하게 꼬았더라면 오히려 사전지식이 없어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사소한 생각도 해본다... 치고 때리고 부수는 영화에서 스토리가 너무 복잡하면 화면도 정신없는데 스토리에 집중도 안되고 스토리에 집중이 안되다보면 비쥬얼을 놓치게되는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 새로 공개한 스틸컷

 

 

 

러닝타임 92분의 시간 중 모든 사람들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도시 시가지 씬에서 부터

나는 도저히 눈을 땔 수 없었다.

너무나 속도감 있는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이곳이 3D영화관이 아님에도 내가 그 속도에 밀려나는 느낌도 들고 이무기가 빌딩을 감고 올라가서 펼쳐지는 수분간의 동안 긴장감을 늦출수가 없었다.

이젠 스토리의 엉성함이고 뭐고고 없고 그저 주인공들이 탈출해야 할 텐데 하는 단순한 생각마저

들 정도로 손에 땀이 난다...

 

어쩌면 뻔한 결말일지모르지만 주인공들이 나쁜이무기들에 잡혀 생과사의 귀로에 서 있는 순간

극적으로 착한 이무기가 출현해서 나쁜이무기와 한판 대결을 벌인다.

그야말로 선과 악의 대결....

하늘높이 올라 2마리의 이무기가 펼쳐내는 한 권의 서사시적인 분위기는 선과 악의 팽팽한 대결구도속에

적지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착한 이무기 이겨라는 소리가 자꾸 입밖으로 나올것만 같다.

결국 세라가 던져준 여의주로 인해 착한 이무기가 드디어 용으로 변하면서

어마어마한 불을 내뿜으면서 나쁜이무기를 드디어 죽이자 벌떡 일어나서 박수라도 치고 싶었다.

주위를 둘러보고 혼자 뻘쭘해서 '이쯤에서 박수한번 쳐 줘야 되는데'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니 이 장면에서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한다)

마지막 이무기씬에서 보여주는 어마어마한 스펙터클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운명을 받아들이고 죽음을 택한 세라가 여신(?)으로 변해 다음생에 만나 사랑을 하자고 할때

나도 모르게 그만 눈물이 주루룩~~~

 

그리고 그 어마어마한 용이 너무 귀엽게 꼬리를 흔들면서 승천하는 장면에서는

이나이에 12살짜리 애도 아니고 영화보면서 우리편(?) 이 이겼다고 박수를 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나 뜬금없이 눈물까지......

이제까지 수많은 영화를 보아왔지만 이렇게 박수를 치고 싶을 만한 영화가 있었는지 뒤돌아보게된다.

 

전설속에서나 존재하는 이무기와 용은 수없이 보고 들어왔지만

실제로 용이 그렇게 승천하는지 생생하게 본 기억은 없기에 나는 디워의 어떤 장면보다도

뇌리에 박혔다.  일반적인 보통의 사람들은 용은 알아도 막상 그 용을 자세히 설명하라고 하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이무기 또한 마찬가지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때문에 그 모양새나 설명도

갖가지이지 않을까.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두 마리의 이무기가 싸우는 씬과 용이 되는 씬 그리고

마지막에 용이 승천하는 장면까지 나는 도무지 눈을 뗄수가 없었다.

어린시절 그저 동화책으로만 보던 이무기와 용이 저렇게 싸우고 저렇게 승천하는군나...

이야~~~~ 바로 수십년을 거슬러 나의 어린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좀 진정될만하니 그 감동이 가시전에 흘러나오는 '아리랑'...

그냥 눈물이 주루룩~~~

  

 

우리노래 아리랑이 영화의 종지부를 찍으면서 어쩌면 이렇게도 이 영화와 환상적으로 어울리는지

다시한번 감독님의 안목에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아니 숙연해진다..

 

 

이날 나는 두번의 박수대신 두번의 눈물로 대신해야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심형래 감독님의 에필로그.....

 

" 직업이 '개그맨'인 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웃기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리고 '용가리'로 나는 영화감독도 되었다

이제 새롭게 탄생할 'D-WAR'로나는 당당히 최고에 도전한다.

 

야심작이었던 '용가리'가 개봉되자 모두가 실패작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용가리'는 대단한 일을 해냈다

미국 비디오 대여점에 꽂혀있는 '용가리'를 보면서

나는 할수 있다는 생겼다.

 

기술이 부족해 마음을 조였던 날들

'용가리'를 만들며 지새운 밤이 며칠이던가...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이제 'D-WAR'에서 나는 우리만의기술을 이루었다.

컴퓨터 한 대 없이 시작한 영화...직원들과 함께 공부하며 뛰었다.

세계시장으로 진출했을 때, 내게 '두려움'은없었다.

'고생도 즐거움'이었던 그 시절, 나는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릴 뿐이었다."

 

영화가 가진 무한한 가치를 사람들은 모른다.

 나는 세계시장에서 'D-WAR'로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 나에게 늘 흥분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 만큼의 대가는 반드시 치르기 마련이다.

조건없이 그 대가를 치러준 직원들과 가조그

그리고 지금까지 도와주신 모든 분게 감사드립니다.

 

어느덧 영화와 10년을 함께 했다.

이제 영화는 내 인생의 가장 큰 목표가 되었다.

세계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

'D-wAR'가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해 줄 그날을,

나는 우리 직원들과 손꼽아 기다린다"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이렇게 절절히 영화의 엔딩크레딧에 써야만 했을까 싶은 생각과

그의 말처럼 그가 영화계에서 주류였다면 과연 이 '디워'라는 영화가 개봉도 하기전에 이런

취급을 받았을까 싶은 생각에 우리 사회가 가진 모순을 다시한번 느낀다.

 

 

92분의 러닝타임이 끝나고 그동안 고생했던 사람들의 이름이 엔딩크렛에 끝도 없이 올라간다

오랫동안 고생했던 사람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올라가는것을 하나라도 놓칠수가 없어 엔딩크레딧

끝까지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관객들의반응도 마찬가지인듯하다.

평소를 영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휙~~ 나가는 관객들과 달리 그들도 나처럼 무엇엔가 홀린듯이

엔딩크레딧을 보고있다. 영화가 끝났지만 주저앉아있는 많은 관객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가치가 있는것이 아닐까?

 

그 많은 사람들의 이름위에 당당히 감독 : 심형래라는 이름이 맨 위에 쓰여진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감동적이었고 앞으로 미국시장에서 개봉하게될 이 영화가 더욱더 많은 가치를 인정받을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히 드는것은 그래 소박한 애국주의라고 치부해도 좋을것 같다.

 

스토리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고  많은 분량이 잘려나가서 아쉽기도 하고

그래서 언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지만

어쩌면  

우리도 헐리우드 영화에 못지 않을 영화가 이 영화로 인해 첫걸음을 걷는지도 모르겠다.

첫 발을 걷는 사람과 이미 성인이 된 사람과는 애초부터 비교대상이 되지않는다.

그러나 그 첫발을 마저도 너무 힘들어 너무나 오랜시간동안 고생을 해야 했지만

어쨋든 영화다운 영화로 이제 그 첫발을 내딛었다. 

 

 한국사람이 나오고 한국에서 찍어야 한국영화고 미국사람이 나오고 미국에서 찍어야 미국영화인 시기는 지났다. 한국의 기술로 한국인이 만들었다는것. 그 영화가 당당히 미국에서 개봉될 수 있다는것,

이것이 더 중요한것이다...

 

나의 감상평에 별로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순전히 개인적인 감상평이며

 

어쨌든 나는 디워를 보며 두번이나 울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