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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기자회견
(칸<프랑스>=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 "칸 여우주연상 수상은 제 인생에 큰 비중으로 남을 겁니다."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칸의 여인'이 된 전도연(34)이 시상식 직후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 내 기자회견장에서 각국 기자들과 만났다.
전도연은 22편의 장편 경쟁부문 초청작 중 한 편인 이창동 감독의 '밀양(Secret Sunshine)'에서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두고 용서라는 화두에 직면한 피아노 과외교사 신애를 실감나게 연기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밀양'이 현지 시사를 통해 공개되자 현지는 물론 각국 언론들도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수상 가능성을 연일 보도했고 평단에서도 그의 연기에 대해 "힘 있고 믿을 만한 연기"라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 3대 영화제(칸ㆍ베를린ㆍ베니스) 중 첫손에 꼽히는 칸에서 해외 영화제 진출 경험이 없는 아시아 여배우가 수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그래서 이번 전도연의 수상은 어떤 여우주연상보다 값지다.
전도연도 이에 대해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모양.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은 계속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고 고백했다.
전도연은 "이는 나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한 일이었는데 나를 보는 주변의 시선조차 부담스러워 숨고만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상을 받은 뒤 그런 시선이 응원의 눈빛과 축하의 메시지가 돼 감사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최고의 여배우지만 해외 영화제 참여 경험이 없는 그에게 주위의 기대는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 전도연은 시상식 전 일부 언론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보도하자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수상을 하고 나니 이제 전도연에게도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일까. 그는 "세계적인 영화제인 칸에서 해외 영화제를 처음 경험하게 돼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 자리 자체도 영광스럽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칸에 입성하면서도 큰 욕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과한 상들을 많이 받아서 사실상 개인적으로는 욕심이 없었습니다. 사실 이창동 감독님을 통해 칸에 올지도 몰랐고요. 수상과 관계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면 된다고 생각했고 감독님도 그렇게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칸의 여우주연상은 그에게도 큰 의미일 듯.
전도연은 "한국에서도 저를 배우로 인정해 주고 좋은 상도 많이 줬지만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배우로서 제 인생에 큰 비중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결혼한 것과 관련 "결혼이 전도연 씨에게 어떤 의미인가"라고 묻자 "가장 큰 선물 중에 하나"라며 밝게 웃었다.
전도연은 기자회견을 하기 전 포토타임 시간에도 연방 얼굴에서 행복한 웃음을 감추지 않았으며,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는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기도 했다.
전도연은 수상 소감으로 "믿기지 않는다"고 말문을 연 뒤 "작품에서 열연한 여배우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그 여배우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그 자격과 영광을 주신 칸과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밀양' 전도연, 칸 수상까지 가슴 졸인 1년간의 파노라마 | |||||||
[스타뉴스 2007-05-28 06:04] ![]() |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윤여수 기자]
톱스타 전도연이 칸의 태양을 녹여냈다. 전도연이 28일 오전 2시30분(이하 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그토록 꿈에 그리던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 자신, "아, 아!"라고 상기어린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로 감동했지만 그러기까지 전도연은 지난 1년 동안 가득한 기대감과 긴장감을 애써 감출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전도연에게 '밀양'은 여러 모로 특별한 의미를 주는 영화인 듯하다. 지난해 9월 중순 '밀양' 크랭크인을 하기까지 사실 전도연은 망설이고 망설였다. "영화로 담겨진 것보다 당초 시나리오가 워낙 강렬했고 나 역시 자신감이 없었다." 감독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고 극중 주인공의 감정과 삶의 절망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욕심이 생겨났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모두 10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단 한 번도 촬영을 멈춘 적이 없었던 그는 끝내 '밀양'을 촬영하며 너무도 힘겨워 잠시 작업을 중단했다. "입술을 깨물어 피를 머금는" 아픔을 감당하면서도 아이를 무참하게 잃은 어미의 심정을 표현해낼 길 없는 배우로서 안타까움과 스스로 자책한 배우로서 미력함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 같은 과정을 디뎌내는 과정에 "든든하고 나를 지켜주는 벽" 같은 지금의 남편 강시규씨를 만났다. 그로부터 위안을 받고 동료배우 송강호로부터 힘을 얻었으며 연출자 이창동 감독의 묵묵한 지휘 아래 전도연은 힘겨운 촬영 과정을 넘어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3월11일 비공개였지만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 전도연은 한 편의 영화 작업을 힘겹게 끝내고 난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신혼의 달콤함에 잠시 빠져 있었다. 4월 중순. 드디어 프랑스 칸에서 희소식이 들려왔다. 김기덕 감독의 '숨'과 함께 자신의 영화 '밀양'이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경사가 찾아왔다. 그리고 지난 1일 서울 종로 서울극장. '밀양'의 첫 시사회가 열렸다. 2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시간 끝에 박수소리가 터져나왔고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선 이창동 감독의 진지한 설명을 덧붙인 답변과 함께 전도연, 송강호의 상기됐지만 유쾌한 말이 객석의 웃음과 진지함을 이끌어냈다. 이달 중순 이후 전도연은 숱한 국내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통한 홍보에 전력을 다했다. 전도연의 혼신을 다한 연기에 국내 언론과 평단은 물론 해외 언론의 호평이 전해져오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었다. 칸을 향한 첫 걸음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22일 전도연은 배우 송강호 부부와 함께 칸으로 향했다. 23일 언론 시사와 24일 경쟁부문 공식 시사 및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도연에게 숱한 해외 언론들이 찬사를 보냈다. 칸에서 영화제 현장을 지킨 취재진이나 외신을 타고 전해져오는 소식을 전하는 국내 언론 매체나 전도연의 수상에 조금씩 기대를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밀양'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리기 시작했다. 최고의 점수와 평가를 주는 매체와 평론가들이 있었고 그와는 다른 의견을 제시하며 평균 수준 정도의 평가를 내린 축도 있었다.
영화제 폐막일인 27일이 다가오면서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가능성은 더욱 높아갔다. 현지 시간으로 26일 밤. 영화제에 참가한 한국영화 관계자들 사이에 풍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황금종려상은 아닌 것 같다"는. 날이 밝은 뒤 27일 오전에는 "각본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가운데 하나는 받지 않겠느냐", "아시아권 영화에 상을 줄 것 같은데 무슨 상일까?" 하는 갖은 소문과 추측이 현지 한국영화 관계자들 사이에 퍼졌다. 이날 오전 현지의 '밀양' 관계자들에게 칸 영화제측의 언질이 왔다. 하지만 "폐막식에 참석하라"는 수준이었을 뿐, 구체적인 수상 여부 등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마침내 시상식을 겸한 폐막식. 전도연은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고 나서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시상자인 세계적인 배우 알랭 들롱의 입술이 자신의 손등에 와닿았지만 모든 것이 꿈만 같았을 터이다. 그리고 전도연은 감격의 상을 품에 안았다.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하는 사이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작은 탄성을 내질렀고 객석에선 박수갈채가 터졌다. "아…! 아…!" 전도연을 그렇게 '최고의 날'을 맞았다. 그의 뇌리 속에서는 지난 1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아니 지난 17년의 연기 생활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을 것이다.
<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전도연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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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2월 11일 출생. 북가좌초등학교ㆍ연희여자중학교ㆍ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컴퓨터정보처리과
▲1990년 : CF '존슨 앤 존슨' 모델로 데뷔
▲1993년 : MBC TV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 출연
▲1994년 : MBC '종합병원', SBS '사랑의 향기' 출연
▲1995년 : KBS '젊은이의 양지' 출연
▲1996년 : MBC '별은 내 가슴에', KBS '사랑할 때까지' '프로젝트' 출연
▲1997년 : SBS '달팽이', 영화 '접속' 출연. 대종상ㆍ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수상
▲1998년 : MBC '간직한 것은 잊혀지지 않는다', 영화 '약속' 출연. 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연상 수상.
▲1999년 : SBS '러브스토리-기억의 주인 편', 영화 '내 마음의 풍금' '해피 엔드' 출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ㆍ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 수상
▲2000년 : 대종상ㆍ영화평론가협회상ㆍ춘사영화제 여우주연상ㆍ청룡영화제 최고인기상 수상
▲2001년 :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출연. 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 수상
▲2002년 :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SBS '별을 쏘다' 출연.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수상. SBS 연기대상 10대스타상ㆍ여자최우수상 수상
▲2003년 :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출연
▲2004년 : 영화 '인어공주' 출연. 대한민국영화대상ㆍ디렉터스컷 여우주연상 수상
▲2005년 : 영화 '너는 내 운명' 출연. 춘사나운규영화예술제ㆍ대한민국영화대상ㆍ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ㆍ여성영화인축제 연기자상 수상
▲2005년 : SBS '프라하의 연인' 출연. SBS 연기대상 대상ㆍ10대스타상 수상
▲2006년 : 대종상 여우주연상ㆍ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 최고의 여자배우상 수상
▲2007년 : 영화 '밀양' 출연.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