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디셀러 뮤지컬 '맘마미아' 그리고 이현우
전설적인 그룹 ABBA의 노래를 기본으로 그리스 산토리니섬을 배경으로
딸의 결혼식에 맞춰 딸의 아버지를 찾는다는 단순한 줄거리를 가진 맘마미아는
두 말이 필요없는 스태디셀러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일요일(2012년 2월 26일)
지난 6개월 장기공연의 마지막 공연을 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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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음 주 부터 지방공연이 시작된다고 하니 공연이 아예 끝난 건 아니다.
주인공 도나역인 최정원씨와 이현우씨를 제외하면 나머지 분들은 더블 캐스팅이었다.
1부와 2부로 이루어진 약 2시간 20분의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음악감독과 관객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중..
예전에는 미리 녹음해 둔 음악으로 사용을 했는데
요즘에는 직접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하는 경향이 많아 지고 있는 듯하다.
작년 가을 세종문화회관에서 관람했던 뮤지컬의 경우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스크린에 연주자들이 비춰서 의아했었다.
커튼콜이 끝나고 난 뒤 스크린에는 연주자들이 카메라를 통해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어 처음에는 녹화된 영상인 줄 알았다가
알고보니 무대위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무대를 보면서 배우들과 연주자들이 호흡을 맞춰
라이브로 연주를 했었다는 걸 알고난 뒤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이번 공연도 건반 겸 지휘자 역할을 맡고 있던 음악감독은 무대 바로 밑에서
작은 카메라를 통해 지휘를 하고 있었고
라이브로 연주되고 있던 공연전체음악은 더 매력적이었다.
마지막 공연인 줄 모르고 갔다가 마지막 공연인걸 알고 나니 감동은 두배가 되었다.
마지막공연은 관객들에게도 특별하지만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실려오는 느낌때문에
장기공연을 해 왔던 배우입장에서는 어쩌면 더 특별한 날 일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커튼콜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최정원
뮤지컬 배우로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티켓파워를 가진 그녀가 맡은 도나역할을 통해
딸인 소피역할을 했을 때와 달리 세월이 주는 원숙함이 무엇인지 충분히 보여주었다.
다만 장기 공연의 피로감인지 깔끔한 목상태가 아니어서 다소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노래 최고로 올라가는 고음에는 무려 8마디 이상의 호흡을 멈추고
성량을 최대로 뿜어내며 관객들의 환호성과 박수갈채를 유감없이 받았다.
이현우의 팬인 친구로 인해 보게 된 뮤지컬 맘마미아다.
고영욱씨가 요새 이현우씨 성대모사인 '촤~~!' 하며 웃는 모습이 너무 희화화되고 있어서인는 모르겠으나
살짝 어눌하게 이현우씨 첫 등장에 관객들 웃음유발..
시간이 흐를수록 대중들에 조금씩 더 가깝게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현우씨다.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가는 탄탄한 아바음악이 밑받침이 된다고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못 미치면 감동이 아쉬울 수 밖에 없는데
관객들의 감정이입에 대한 긴장감과 느슨함을 쥐락 펴락하는
감초같은 조연 전수경씨, 이경미씨덕분에 공연의 즐거움은 배가 되었던 것 같다.
이 두 분들과 도나역의 박혜미씨가 했었던 맘마미아를 봤었던 터라
이번 공연에서는 어떻게 차별화된 연기를 할까 다소 궁금했었는데
다소 코믹적인 성향을 강조해 주인공인 도나와의 진지함이 가진 무거움을 해소시켜주고 있어
전체적인 뮤지컬이 무겁지않고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가지고 갈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다.
연기, 음악, 춤의 세박자가 어울러져 무대위에서 무한으로 전달되는 에너지는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힘이 있기에
나는 그 어떤 장르 보다도 뮤지컬이란 장르를 좋아한다.
적절한 가벼움과 적절한 무거움이 음악을 통해 교차하는 뮤지컬이란 장르는
그래서 더없이 매력적인 장르가 아닌가 싶다.
도전은 커녕 뮤지컬 배우가 되면 좋겠다며 꿈만 꾸었던 시절도 있긴 했었다.
뭐 아주 오랜전 일이긴 하지만..
혹시 아는가 다음 생엔 내가 무대위에서 이러고 있을 줄..
이번까지 총 세번의 서로 다른 맘마미아의 뮤지컬을 봤었고 영화도 보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따로 내용을 궁금해 할 필요도 없을 만큼 잘 알려진 맘마미아이기에
실패할 부담이 적은 대신 십중팔구 전작에 비해 그냥 그렇다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기에
이번 맘마미아는 어떨까 기대반 걱정반이긴 했지만 기우였다.
다소 강도(?)높은 스킨쉽과 과감한 무대의상으로 인해
무엇보다 달라진 세상의 흐름이 뮤지컬에도 반영되었던 맘마미아였다.
도나의 비중이 조금 줄어든 대신 딸 소피의 비중이 늘어났고
다른 조연들의 비중을 통해 극의 긴장감과 느슨함을 조율하는 감독의 센스가 돋보였다.
무엇보다 산토리니의 공간적 배경을 잘라 가지고 온 덕분에
단조로운 세트는
산토리니가 가진 지중해성 기후가 주는 열기를
배우들의 화려한 의상으로 그 느낌을 전달하기에 충분했고
특히 형광색의 화려한 수영복패션등장으로
이전 맘마미아와는 확실히 차별화에 성공했고
세월이 흘러도 여전하다가 아니라
세월이 거꾸러 흐르는 맘마미아의 저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아바의 음악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이고
맘마미아는 중년여성 도나의 사랑이야기로
20년만에 오해로 헤어졌던 사랑과 재회하는 행복한 이야기이다.
강렬한 무대의상으로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은
델마와 루이스가 오버랩 될 만큼 가장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나고 경쾌한 맘마미아와 더불어
'워털루'가 불리지 않던가?
세월의 깊이가 가져다 주는 아름다움의 배우 최정원
뭐니뭐니해도 노래할때가 가장 멋진 이현우씨
쐐골 훤히 드러낸 실장님.. ㅎ
남자들에게도 이런 의상을 입힐줄이야^^
보너스 샷!
커튼콜이 끝나고 이어진 앵콜무대에서 다시 한번 멋진 무대를 선보인 배우들
대장정 6개월의 공연이 아쉬움속에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눈가가 촉촉해진 최정원씨
다른 배우들은 무대에서 이미 퇴장을 했지만
아쉬워하는 관객들과 더 아쉬워하는 최정원씨는
한참동안 무대에서 열정을 아끼지 않고 그 진한 아쉬움을 온몸으로 표현해주었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실은 이것때문에 사진을 찍어 달라는 요청을 받아서 가게 된 공연이었다.
기다리던 이현우씨 등장~
다음 주 부터 kbs2를 통해 방송되는 스타다큐에 출연할 예정이라 방송카메라가 따라다니고 있었다.
가까이에 보게 된 이현우씨 팬들은 떨려서 어쩔줄을 몰라하시던데
그 기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터라
이현우씨 팬카페에 현장분위기 제대로 전달될 사진인지라 정성을 다해 찍었다.
당근 조용필님이었다면 다리 후들거리고 손떨려서 십중팔구 촛점 다 나갔을텐데
이미 매니저에게 허락받은 놓은 상태라
그저 무덤덤하게, 코 밑까지 바짝 들어가 사정없이 후레쉬까지 터뜨려주셨다.
이현우씨 팬이 아니라던 사람도 덩달아 싸인을 받으며 떨린다고 했으니
연예인은 연예인인가보다..
그나저나 원체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으니 VJ가 내 모습도 담고 인터뷰도 하자고 해서
화들짝 놀래며 극구 사양했는데 이러다 나 이현우 팬으로 방송타는거 아냐? ㅎㅎㅎㅎ
공연장이었던 디큐브시티는 처음 가보았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아바의 노래로 만들어진 뮤지컬 맘마미가 너무 좋긴 했지만 살짝 배아프긴 했다.
수 많은 히트곡, 주옥같은 가사들만으로도
소재와 주제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충분히 가능할텐데
아! 조용필님의 음악만으로 구성된 뮤지컬은 정말 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공연 잘 보고 서운한 맘 누가 알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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