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Interesting culture

[공연]처음 본 무악극, <왕의 춤>

작은천국 2010. 4. 2. 18:59

 처음 본 무악극(舞樂劇), <왕의 춤>

 

이름조차 생소한 무악극이 과연 무얼까 기대하며 왕의 춤이 공연되고 있는 삼성동 KOUS를 찾았다.

 

무악극이란

무악극의 각본은 말과 글로 짓지 않는다. 몸으로 전해진 몸의 일들을 몸으로 복원해 몸으로 펼치는 것이다.

그간 말로 만든 각본은 전해졌으나 외워 기록할 수 있는 글귀로 전환되지 못하는 몸의 기법들은 흩어져버렸다.

세월에 산산이 부서지기 전 한데로 모아 합수치게하는 게 <무악극>이란 새로운 말을 만든 의도다.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시작을 여는 것을 작(作)이라고 하니

사물의 기미를 살펴 그 규모와 제도를 세우는 것이다.

옛 것을 이어 받아서 완성하는 것을 술(術)이라 하니 지나간 옛날에 남겨 놓은 일을 토대로 하여 빠뜨린 것을 닦아서 밝히는 것이다.

 

즉, 몸의 언어인 '춤'으로 표현된 장르라고 보면 될듯하다.

 

제목에서 풍기듯이 <왕의 춤>,, 연산에 관한 이야기였다.

 

따라서 공연을 보는 동안 그 어떤 설명도 가사가 있는 노래도 없기에 줄거리를 알고 있어야

공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 대략의 줄거리를 소개한다.

 

굿을 시작하기 전 촌장은 마을이나 인근 재인 중에 재주가 빼어난 자를 택하여

마을을 연 광대 조상 풍무, 연산, 장녹수를 연희할 3인을 뽑아 근신케 한다.

굿이 시작되면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 천을 들고 들어와 향을 사르고 펼쳐, 처용의 얼굴을 건져 올린다.

그리고 촌장이 북을 울려 조상들께 굿을 고한 다음, 영무를 추어 “춤의 신 처용을 모셨으니 춤의 왕 연산은 듭시오!” 하면서

곤룡포와 처용탈이 담긴 지동궤(마을의 중요한 물건이나 문서를 보관하는 함)를 연다.

상소문을 뜻하는 흰 천이 연거푸 등장하면 연산은 그 위를 유유히 거닐며 다가올 미래를 암시하듯 죽일''殺''을 몸에 인 친다.

그리고 곤룡포를 입으면, 늙은 할미가 폐비 윤씨의 피 묻은 한삼을 보이고,

이내 광기에 휩싸여 월도(月刀, 관우의 청룡도와 같은 창))를 들고 복수를 시작한다.

연산의 광대 풍무는 처용탈을 꺼내들고, 죽을 것이라 말리는 녹수를 뿌리치고 왕에게 진언한다.

분노한 연산은 월도를 겨누는데 녹수에 의해 저지되고 풍무의 마지막 춤에 감탄한 연산은 곤룡포를 벗어준다.

그리고 모친의 위한 야제를 벌이는데, 이때 녹수가 춤을 추어 폐비윤씨의 한풀이를 한다.

연산은 녹수에게 숙용의 작호를 내리고 탈을 쓰고 처용무를 춘다.

춤이 끝나면 연산의 처용탈이 다시 지동궤에 담기면 악공들은 주악을 올리고 소지를 올린다.

그리고 하나둘씩 홍포로 갈아입고 판굿을 벌여 ‘오채질굿’과 ‘오방진’을 하면

촌장이 나와 “아해야! 동창 남창이 다 밝았다!” 하면서 굿을 맺는다.  

 

 

극의 도입부분 처용의 얼굴이 올려지는 장면이다.

 

 

 

 

 

이 분의 춤은 영무라고 한다.

영무는 밀양지방의 북춤과 범부춤이 위주가 된 하용부의 춤에서 자신만의 더늠을 넣은 것이 영무다.

북을 올려 장단을 충전하고 북을 내리면 그 장단이 풀리며 저절로 추어지고 마침내 휘몰아치는 휘몰이 장단 위를

어슬렁 어슬렁 무중력으로 거닐어 버리는 춤이 된다.

 

 

 장녹수 등장하셨다 

 

 

 

 

 

 연산의 광기가 극에 달하게 되는 폐비윤씨 장면이다.  

 

 

 

 

 

 

 

 

 

 

 

 

 솟음벅구

솟음벅구는 군더더기를 모두 털어야만 장단에 설수 있는 빛의 춤으로

소고를 치면서 속구치는데 머리로는 상모를 한 박에 좌우로 2번 돌리는 양상을 쳐야한다고 한다.

보는 내내 사람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했다.  

 

 

 

 

 

 

 

 

풍무두를 추는 연산

 

 

 

풍두무는 통일시날, 고려, 조선으로 서울에서 서울로 전해진 처용무로

연산에 의해 처용무를 풍두무라 개칭하고 구중궁궐을 무대로 밤드리 노닐었다고 한다.

이 처용의 민간전승의 모습을 봉산탈춤의 목중춤으로 본 김일출의 견해로 참고하여

목중춤과 처용무를 습합한 풍두무로

궁중의 품격과 민간의 물결비딪ㅍ쳐 흐를 격이 만난 춤이라고 한다.

 

 

 

 

 

신명나는 한 판 춤사위가 벌어지고

 

 

 

 

모든 공연이 끝나고 관객의 뜨거운 박수소리가 절로 터져나왔다.  

 

 

약 한시간 삼십분 동안 이어진 공연은 연산이라는 인물이 가진 드라마틱한 상황으로 인하여

무악극이라고 하여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는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또한 춤을 통해 연산이 가진 질풍노도와도 같은 시간의 흐름을 읽어내기엔

어쩌면 구구절절한 단어보다 춤으로 더 다가온듯 하다.

 

그리고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색다른 춤의 매력에 흠뻑 빠져 들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무형문화재들의 춤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귀중한 공연이었다.

 

2010. 3. 30(화) ~ 4. 3(토) 오후 8시, 오후 4시(토) 코우스(KOUS)

 

 

이글은 2010년 4월 2일 다음 베스트 & 공연전시부분에 소개되었습니다. 

 

 

 

 

 

Posted by 작은천국~☆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추천 꾹~~~누르는 당신, 당신은 센스쟁이 우훗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