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king/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가는길 10]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으로 향하다

작은천국 2009. 12. 18. 12:51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향하다  I went to Bilbao Guggenheim museo

 

  2009.10. 16 (금)  로스아르고스 - 빌바오 - 로그로뇨,  Los Arcos - Bibao - LogRono

  ■ 빌바오(Bilbao) :  스페인 북부 바스크지방 빌바오는 '미술관 신화'를 만든 도시다.

      이 곳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 하나로 작은 소지방도시였는 빌바오는 뉴욕, 파리못지 않은 브랜드 파워를 갖게되었다.

      빌바오는 철강과 조선산업이 1980년대 이후 급격한 사양의 길로 접어들면서 위기에 빠졌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네르비온 강 주변으로 구겐하임 미술관이 건설되고 컨벤션홀과 음악당이 들어서면서 문화도시로 탈바꿈하였고

      지금은 수많은 전세계사람들이 한번쯤 다녀가고 싶은 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무엇보다 빌바오가 각광받고 있는것은 죽어가고 있던 도시를 개발함에 있어 어떤 한쪽의 이익에만 치우친

      도시개발이 아니라 중앙정부, 주정부, 민간기업, 지역주민들 모두가 이해관계가 얽혀있지만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구체적인 삶의 질 향상 없이 도시의 미래는 있을 수 없다'는 공통된 합의에 의한 비전을 가지고

      탄생한것이 지금의 빌바오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빌바오는 네르비온 강가의 공원과  산책로, 음악당,

      구겐하임미술관을 중심으로 죽어가던 도시에서 다시태어났고 현재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찾고 있는 곳으로

      다시 태어났다.

                        

 

로스 아르고스 알베르게에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자기 나라의 엽서를 붙여 놓았다.

나도 가지고간 해남 땅끝마을 엽서를 기념으로 하나 붙였다.

 

어제 에스테야에서 로그로뇨에서 카메라를 고칠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바로 '로그로뇨'로 가기로 했다.

산티아고를 마치고 여행이 남아있기에 사진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이마음... ㅠ

 오늘은 금요일임으로 걸어서 로그로뇨에 도착하면 늦은 오후가 되고 시간이 애매하면 카메라를 고치기위해

토요일, 일요일까지 발이 묶일 수 있는 상황이라 그냥 버스를 타기로 했다.

로스로뇨행 버스정류장 : 오전8시 40분에 로스아르고스에서 로그로뇨까지 있다. 약 50분소요

 

          버스정류장에서 쿠왕아저씨를 만났다.. 어제 로스아르고스 성당에서 나를 봤다고 했다. 왜 아는척을 안했냐고 했더니 성당안에서 너무 생각이 많아보여서 도저히 말을

          못 걸겠더라고 하셨다. 그리고 어제 신부님의 말씀이 너무 감동적이라 자신은 카톨릭이 아니지만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그래 말을 못 알아듣는 나도 가슴이 찡하던데....

          그리고 그런 성당에 앉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울림이 있었건만... 아저씨도 무리하게 걸은탓에 비아나까지 그냥 버스를 탄다고 했다.

     

           로그로뇨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후안아저씨(Juan) 배낭여행을 즐긴다고 하시며 순례복장을 하고 있는나에게 어디서 왔느냐 어디로 가느냐 등등을 물어보셨다.

            상당히 젊게 사신다 싶어 60세정도 되었나 싶었는데 70대라고 하셨다.. 헉~

            지금은 은퇴를 하고 전세계를 여행다니고 홈페이지도 운영한다고 하며 주소도 알려주셨다..

            그리고 삶은 언제나 여행이지 않냐며 기분 좋은 유쾌한 웃음을 지으시며 산티아고를 걷게된 걸 축하한다며 좋은 경험을 많이 하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내가 얼마나 편협한 시선으로 나이를 판단하고 있는지, 또 삶을 판단하고 있는지 부끄러운 생각이 들게했다.   

 

로그로뇨에서 버스를 타고 약 19km를 달려 비아나(Viana)에 도착했다. 쿠왕아저씨는 여기에서부터 다시 걷겠다며 이곳에서 버스에서 내리셨다.

대형 덤프트럭을 운전하신다는 쿠왕아저씨. 이 날 이후로 쿠왕아저씨도 감성지수200% 오스카르도 다시 볼 순 없었다

무슨 일로 이 길을 걷고 있는지 물어보기엔 시간이 짧았으나(나이는 50대라고 하셨다) 어찌되었건 늘 안전운전하시고 행복하실 바랍니다.  

 

 

로그로뇨에서 빌바오 가는 방법 (버스시간) 약 1시간 30분 소요 가격  편도 12.50유로

    월요일 ~ 금요일   07:30, 09:30, 11:00, 15:00, 17:30   토요일 08:30, 11:00, 17:30, 19:30     일요일  11:00, 17:00, 19:00, 21:00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도로쪽으로 나오면 트램이 다닌다. 트램을 타고구겐하임 정류장에 하차하면 된다 (20분 소요), 그 전 미술관에 내려서 걸어가도 된다.

 

    빌바오~ 로그로뇨 (원래는 1시간 30분이나 돌아올때는 약 2시간이 걸렸다) 

     월요일~ 금요일 07:30, 10:00, 12:30, 15:15, 17:00, 20:00   토요일 08:30, 10:45, 15:15, 20:00     일요일 08:30, 15:00, 19:00. 21:00 

 

 ★ 구겐하임 미술관 입장료 : 8유로

 

 

드디어 빌바오에 도착했다. 빌바오 트램을 타고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하차하면 된다.

 

도시전체를 약 30분이면  통과할 수 있다.

 

구겐하임역에 내려 '네르비온'강 옆으로 난 산책로를 (총 3km)따라가면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향하게 되어있다.

특이한 건,,, 이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가는 길은 관광객뿐아니라 이 곳 빌바오에 사시는 분들이 네르비온강을 따라 조깅도 하고 산책도 하고 ...

사람과 건축물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건축물인 구겐하임 미술관의 전경

 

항상 엽서나 텔레비젼에서만 보던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그리고 이 다리....

생각만으로 언젠가 꼭 한번 와 보고 싶던 곳이었다.. 그리고 저 곳에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도 하지 못한 곳이었던 빌바오...

이역만리 이 먼곳.. 그리고 항상 와 보고 싶었던 그런곳에 내가 서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가슴두근거림이 이루말할 수 없었다.

 

강 건너에서 바라본 구겐하임의 모습

 

 구겐하임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가면

저 멀리서보이던 거대한 거미조각상을 만나게되고  이 거미 다리  밑으로 통과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다리위에서 본 구겐하임의 산책로 주변 풍경

저 구름다리위를 건너 거미조각상앞에 갈때까지만 해도 구름다리옆으로 분수가 있는 물정원이 평범하게 느껴졌는데

이렇게  다리위에서 내려다보니 네르비온 강물을 미술관으로 끌어들이고 있어 자연과 건축물이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하나로 어우러지게만든것이 놀라웠다.   

 

네르비온강 주변 풍경

 

구겐하임 미술관 정면 출입구

이곳앞에 꽃장식으로 커다란 아기곰인형이 만들어져있어 촌스러운 느낌이 들어 사진을 안찍었건만..ㅎㅎ... 온갖 엽서에 상징물로 있어서 약간 후회를 했다..

 

구겐하임 미술관 내부의 모습..  4층의 구조로 되어있는데 1층은 설치미술 2층은 유화등의 그림작품 , 3층은 공사중 4층은 아방가르도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1층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설치작품... 저 구조물 사이로 구불구불하게 미로같은 길이 나있어서 작품사이로 걷는 기분이 새로웠다.

얼마나 구조물이 큰지 왔다갔다하는데 30분이 걸렸다.. 전체적인 모형이 어떤지 위에서 한번 내려다보고 싶었으나 천장이 가로막고 있어서... ㅎ

작품설명을 받아온 리플렛이 없어져서 누구의 작품인지 주제가 뭔지 기억하지못하는것이 아쉬울 뿐..

 

광고간판에서 많이 보는 작품.. 원본의 작가작품을 직접 눈앞에서 보니 움직이는 우주선을 타고 있는 기분이었다..

다만 너무 앞에 있으니 멀미증세로 인한 어지럼증 발생... 다소 힘들었다..ㅎㅎ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마시는 카페 콘 레체 커피한잔과 달콤하고 맛있는 빵..

밤에 구겐하임으로 비치는 조명이 완전 예술이다. 아깝다... 그러나 난 오늘 다시 돌아가야한다.

 

기념품 엽서를 사기위해 들러간 샵에서 발견한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를 발견하고 너무 기뻤다.

(video artist Bac Nam-jun, south Korea)

 

커피한잔을 마시고 휴식을 취한뒤 다시 밖으로 나가 다리위로 올라갔다

이렇게 날씨가 말고 청명한날엔 흰구름 둥둥 떠주면 사진이 예술일텐데... 날씨가 조금 안습이다..ㅎㅎㅎ

 

다리위에선 구겐하임 미술관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

 

구조가 너무 독특하다. 철의 느낌은 딱딱함으로 대변될 수 있는데 이렇게 곡선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경외심마저 들게한다.

 

새가 날아가는 느낌이 들기도하고.. 리드미컬하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다리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사람들이 걷고 있는 다리는 구겐하임 미술관 앞의 산책로로 보행자 전용구름다리다. 

 

보행자 전용 구름다리의 모습

 

 

 다리위에서 바라본 거미의 모습..

사람이 아무도 없을때 한 컷을 찍으려고 정말 한참을 기다려야했다. ㅎ

 

구겐하임앞에 있는 인포메이션센터에 들러 약2시간정도 시간이 있다고 하니 강을 따라 걸어서 한바퀴돌면 되는 코스를 안내해주었다.

(머무는 시간에 따라 걸어서 한시간코스, 두시간코스, 반나절코스, 일박이일코스 등 너무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강을 따라 한바퀴 돌아보고자 내려가니 이런 조형물이..

 

장난기 발동,,, 지나가던 분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

나중에 보니 너도 나도 다들 이렇게 사진을 찍고 계시더라는... ㅎ 역시 난 설정의 여왕,, 포즈의 여왕..

 

도시의 상징이 되고 있는 '페드로 아루페' 다리

다리 건너 주택가에 사는 사람들은 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구겐하임으로 연결된다. 

이런 다리를 건너 미술관 가는길은 즐거운 길이고 예술은 우리에게 먼 것이 아니라 항상 일상에 있음을 느끼게한다.

 

하나의 지지대를 통해 나선형의 곡선으로 이루어진 '페드로 아루페다리'의 모습.. 볼수록 감탄사 연발이다.  

 

             강건너편에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민들,                                                    듣기론 시청이라고 했는데 잘은 모르겠다..  

 

 

ㅋㅋ 안내지도엔 이 곳이 'Guardia Balonso ' 이렇게 표시되어있다  

 

다리를 건너 다시 건물을 보니.  

 

이렇게 트램이 곳곳에 다니고 있다.  

 

산티아고 대성당 , 보다시피 고딕식 성당이다.. 이때만 해도 고딕식 성당이 신기했는데 세계3대 고딕성당중 하나인 부르고스 대성당을 보고 나니... 그저 무덤덤..

 

이곳에도 '산티아고 대성당' 이라는 이름을 가진 성당이 있어 신기하게생각했는데 다니다보니 같은 이름의 성당이 많더라는.. 

 

성당문은 닫혀있고 5시에 문을 연다고 했으나 차 시간때문에 기다릴수가 없었다.   

 

성당문 양쪽으로 장식된 조각상의 모습이 리얼하다 

 

 성당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가 이 분들을 만났다.

페르난도(Fernando)와 후아나(huuana)

순례자복장을 하고 사진을 찍는 나를 보고 신기했는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되었고 둘다 관광객인줄 알았는데

페르난도는 빌바오에 사는 사람이고 후아나는 브라질에서 날라왔다고 했다. 헉~

(우리 눈엔 유럽, 아메리카, 남미등등 구분못한다 그저 외국사람일뿐...ㅎㅎ)

페르난도가 작년에 브라질 상파울로를 여행했고 그 곳에서 후아나를 만나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단다...

여행에서 돌아오고 나서도 계속 사랑을 키웠고 후아나가 휴가기간동안 빌바오로 여행을 왔다고 했다.

그리고 얘기를 하면서도 서로의 뜨거운 시선은 그칠줄을 몰랐는데 내일 후아나가 브라질로 돌아간다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은 언제보아도 아름다운 것 같다..

풋... 여행지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이라... 뭐... 누구나 갖는 환상이자 로망아닌가????

그래...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되겠지.. 그렇게 나도 나의 소울메이트를 기다린다.

이들의 행복을 기원하며 가슴엔 그리움을 한가득 품고 총총걸음으로 로그로뇨로 돌아와야했다.  

 

 다시 돌아온 로그로뇨. 아침과 달리 석양이 도시에 내리고 있다. 

로그로뇨가 있는 지역은 Rioja로 보시다시피 이곳의 포도는 기후조건이 좋아서  리오자(Rioja) 와인(비노,vino)으로 굉장히 유명하다.

뭐... 어딜가나 스페인 와인은 너무 좋고 맛있어서 어느 지역이나 다 좋았지만 나중에 마드리드, 바로셀로나를 여행하다보니 최우수 와인으로 이 지역 리오자와인을 손꼽았다.  

 

로그로뇨... 야시장인가? 온통 먹거리들로 가득찬 거리.. 로그로뇨는 타파즈가 매우 유명한 곳이다.

 

로그로뇨 거리의 풍경..

 

바로크 스타일의 똑같은 탑을 2개를 가지고 있는 '산타마리아 라 돈다(Santa Maria la Redonda) 성당'

걸어서 오게되면 중세시대다리도 볼 수 있지만 나는 버스를 탄지라 중세시대다리는 볼 수 없었다..

이곳 알베르게의 도장도 중세시대다리모양이다..

 

이렇게 똑같은 탑을 가지고 있다.                                                         산타마리아 델 빨라시오(santa maria del Palacio)성당의 모습이다.

 

 

성당내부의 모습  

 

 

골목에 있던 건물 벽면에 세라믹으로 Rioja 지역의 생활환경과 순례자들이 거쳐가는 길들이 표현되어 있다.

 

중세시대의 모습이 색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알베르게에 도착해서 아는 사람이 있는지 찾았으나 아무도 없어 혼자 라우렐골목으로 밥을 먹으러 갔다.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식당을 들어가니 또 시선 집중.. ㅎㅎㅎ

로그로뇨는 타파즈, 토속주, 리오자와인으로 유명한 곳이다. 타파즈도 맛있었으나 난 이 초리소가 더 맛이있어서 한컷..

타파즈와 초리소의 종류가 너무 많아 고민을 하고 있으니  주위분들이 사진왼쪽위쪽에 있는 초리소샌드위치가 제일 맛있다고 해서 먹었다..

보기엔 그저 바게뜨방안에 소세시 한줄인데.. 그 맛이 짭쪼름하면서도 씹히면서 톡톡 터지는것이 너무 맛있었다.

오른쪽은 하몽이다.  밑의 사진은 초리소를 넓게 짤라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놓은것인데 그냥 날로 먹는 것이라 난 도저히..

 

 그리고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오니... 죄다 아는 사람들이... ㅎㅎㅎ

이윤즉슨, 샘을 비롯한 외국애들이 밥을 해준다고해서 수퍼가고 한국사람들은 와인사러 수퍼에 갔단다..

그 잠깐의 시간에 내가 알베르게에 도착한 것이었고...

조디가 사진찍는다고 쳐다보라고 했는데 웨 나만 포즈를 취하고 있는 거니? ㅠ,ㅠ

사진출처 : 조디 페이스북 (Photo by Jody Blecksmith)

사진에 있는 사람 : 나,보성어니, 환희 그리고 Laura, Jasmin, Sam, Jeanie, Gerhard, Antsga) 보성언니옆에 남자는 누군지 모르겠네..ㅎ

 

타파즈와 초리스샌드위치로 배를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샘이 해준 스파게티..

면을 별로 안 좋아함에도 정성으로 만든 스파게티가 어찌나 맛있는지 배불러 죽는 줄 알았다.

 

 

배부른 저녁을 먹고 왁자지끌한 농담들이 오가고 누군가가 노래도 불렀고 조디가 갑자기 춤추자며 내 손을 잡고 흔들어 댔고 우린 온갖 관광 버스 춤을 추었다...

샘이 찍은 사진....우리가 너무 심하게 흔든건지 샘이 심하게 사진기를 흔든건지 알수 없다...ㅎ

그렇게 우리들의 즐거운 밤과 잊지 못할 밤이 깊어간다....

 

※잊지 못할 밤.... : 어짜피 게랄드가 한글을 못 읽을테니.... 이 길에서 커플이 된 게랄드와 지나가 그만 오늘 분위기에 취해서 .....나머진 상상에 맡긴다...

               20일쯤 후에 게랄드를 만나서 같이 걷게되었다.  시간이 한참뒤라 이때는 게랄드를 그냥 잠깐 얼굴만 본상태로 기억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게랄드였다.

               이 날의 일로 인해 게랄드를 안 좋게 생각했었는데 그냥 즐기자는 주의가 아니고 인생과 사랑에 대해서 매우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생각하는 멋진녀석이었다.

               지금은 5주의 휴가를 끝내고 회사에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구글 지도에서 자기집 주소를 맵으로 찍어 메일로 보내온 괴짜같은 녀석이다..ㅎㅎㅎ

                (나중에 게랄드편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그리고 빌바오로 인해 더욱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산티아고에 접어든지 열흘,,, 이젠 아는 얼굴들과도 점점 정이 들어가기 시작하고 걷는것에도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혼자이되 혼자가 아닌 시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로그로뇨 알베르게 있던 파스텔로 그림 

 

그림이 너무 이뻐서 한참을 쳐다보고 있는데 호스피탈로였던 이분 등장...

'내가 그린 그림이다' 라고 하셨다.. 바로셀로나에 사는데 요즘은 이곳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하셨다. 왼쪽은 자신의 손녀라고...

호스피탈로를 하면서 전세계에서 산티아고를 오는 사람들과 만나며 멋진 노후를 보내고 계신다..

 

♣ 짐이 해결되고 나니 카메라가 말썽을 부리시 지작한다. 스페인의 10월 수확이 끝난 들판에 사막과도 같은 모래먼지가 있을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카메라 가방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산티아고가 끝나고 나서도 여행이 계획 남아 있기에 18~200M 줌이 24M 단렌즈로 사용해야되는 지금의 상황을 을 견딜수가 없어 일단 로그로뇨를 가보기로

    했다.  로그로뇨에 도착해서 카메라센타를 찾았으나... 결국 고칠수 없다고 하며 캐논스비스센터는 마드리드나 가야있다고 한다.. 이런... 허탈감이 밀려온다....

     어쩌지... 시계를 보니 10시 30분.. 여기거 다시 걷기를 시작해야되나 고민이 된다... 그러다 빌바오행이 생각났고 마침 버스시간을 보니 30분만 기다리면 되는것...

     그리고 5시버스를 타고 다시 돌아오면 되겠다 싶어 그냥 이렇게 된거 오늘 하루 빌바오를 갔다오기로 했다.

     사실 산티아고 계획을 하면서 지도를 보니 가까운 곳에 빌바오가 위치하고 있었다. 

     빌바오는 죽어가는 도시에서 공공도시계획으로 성공한 도시로 탈바꿈했고 지금은 구겐하임등으로 통해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가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되었다.

     그런 도시변화의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본 적이 있었고 게다가 구겐하임이 있지않은가...

     스페인을 여행하더라도 북부지방에 있는 빌바오를 갔다오려면 이틀정도 시간을 고려해야하는 곳이니 산티아고 길에서 가까운 빌바오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래 계획은 간다면 부르고스에서 갈 예정이었으나 어찌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일단 산티아고 길 를 걸으면서 고려해보자고 생각했던 빌바오였다.

     그런 빌바오... 드디어 이렇게 가게 될 줄이야... 그리고 네르비온 강을 따라 구겐하임미술관으로 이끌리다시피 걸어갔다. 언젠가 한번은 와보고 싶다고 생각만했지

     정말 내가 이 곳에 올 줄이야.. 그렇게 실감하지 못하면서 구겐하임미술관을 보고 구겐하임 외관을 보고 그림과 같은 네르비온강을 걸으면서 빌바오를 가슴으로 마음으로 담았다. 

      그러나,,,,  그렇게 와 보고 싶던 빌바오였건만 이상하게 마음은  산티아고 길에 두고 온 느낌이었다... 머리 속은 산티아고에 계속 머물고 있었다...

      걷는게 매일 힘들다고 하면서도 산티아고를 벗어났는데도 여전히 나는 걸어다니고 있는 중이고 산티아고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게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게다가 구겐하임에서 본 고흐의 작품... 수확이 끝난 빈 들판을 걸어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그림이 이었는데.. 그 단순한 터치의 미학속에 순례자들이 걷고 있을 길을 느꼈고

      다시 산티아고길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그렇게 오늘 하루 빌바오에서 4시간을 보내고 다시 로그로뇨로 돌아왔다..  비로소  나는 다시 순례자가 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도 편해졌다.

      이후 레온에서도 문화유산의 도시인 '오비에도'도 갈 생각이었으나 이 빌바오로 인해 걷는 것외엔 다른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 이곳 빌바오에서도 레온까지 걸어가는 순례길이 있다고 한다. 게랄드는 지나가 떠나고 난 뒤 너무 허전하기도 하고 황량한 메세타구간인 

     부르고스~레온을 걷고 싶지않아 버스를 타고 빌바오로 와서 빌바오에서 레온으로 걸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길은 너무도 아름다웠다고 했다. 혹시 그런 줄 미리 알았더라면

     나도 아마 고려해 볼 수 있었던 사항이었지만 (어짜피 메세타 구간의 일부는 이때만 해도 버스를 탈 예정이었음으로) 전통적인 까미노 프란세스길외엔 아무것도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지라 나중에 게랄드에게 이 얘기를 듣고 좀 아쉬워했다..  

 

     어쨋든,,,, 걷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내 자신이 페레그리나가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