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공연후기

[2006년 Pil & Passion] 울산공연

작은천국 2009. 1. 18. 00:01

일시 : 2006년 11월 3일

장소 : 울산 동천체육관

 

 

모처럼 내 고향에서 열리는 콘서트....
평소 공연을 많이 다니지만 제가 살고있는 서울을 제외하면 공연을 보고 늘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가기 바빴는데 울산에서의 콘서트는 일정이 잡히면서부터 마음이 푸근합니다. 생각보다 훨씬 여유있게 도착한 울산 동천체육관....
고향에서 버스 타본지가 20년도 넘었기에 버스 노선도 모르겠고 물어물어(영락없는 타지
사람입니다..ㅋㅋ) 버스를 타니 동천체육관이란 하차장이 없어 버스에 앉아계신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내리면된다고 하시면서 혹 조용필 콘서트 가냐고 자기도 조용필 콘서트 간다면서 장황하게 한판 수다를 널어놓습니다... 원래 남구(울산대학교 한참지나서 )에 거주하기때문에 공연장이 있는 중구는 거의 가지않는데 조용필때문에 중구까지 원정가신다부터 시작해서 이번에 친구들계모임에서 콘서트 보러가기로 했다.. 등등.... 역시 울오빠는 낯선곳에서 만나는 낯선이들과 금방 서스럼없이 친해질수있는 그 무언가를 제공합니다... 속으로 어찌나 흐뭇~~~한지...
동천체육관... 사람들은 벌써 공연에 대한 기대로 한참 들떠있는듯합니다.
다른부스도 많지만 역시 우리의위탄부스가 인기최고인듯합니다....
그리고... 참.... 암표를 사지말라는 방송안내가 연신 나옵니다..
그렇게 많은 공연을 다녀봤으도 암표때문에 안내방송하는것은 울산이 첨인듯합니다..하하

그동안 상반기부터 공연을 수차례 보았지만..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대구공연도 관람했지만 늘 2층 아니면 1층 맨뒤 아니면 가장자리.. 나만 좋아서 일어나는 스탠딩에 대한 부담도 있고 해서 아예 스탠딩을 포기하고 걍 공연을 맘 편하게 즐길수 있는 아예 사이드를 택했기에 이번 울산공연은 작정을 하고 앞자리 예매.... 오빠의 얼굴을 이번에는 지대로...
앞에서 떡하니 볼수있다는 기대에 벌써 마음은 저만치 가있습니다..
일단 주위를 둘러보니 제 앞줄을 팬클럽들이 차지하고 있고 제 뒷줄부터는 일반관객입니다. 바로 뒤에는 근엄한(?) 아저씨들 버티고 계시고..... 일단 스탠딩 부담감이 확 밀려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뒷줄이 일반팬이면 많이 부담스러운건 사실이고.. 이래 저래 주위 눈치만 살피고 있습니다....이러다 앞에서 일어나면 오빠가 안보이고 나마저 일어나면 뒷줄에 앉은 일반팬들이 신경쓰이고 차라리 이럴것 같았으면 맨뒷줄이나 2층을 예매할걸 그랬나? 걱정도 되지만 설마 그런 일은 없겠지.. 살짝 기대도 해봅니다...
주위 반응을 살피니 아마도 몇몇분들을 제외하면 다들 울산공연이 처음인 분들이 대다수인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조용필공연이 처음인 분들도 꽤 계신듯합니다...
역시 공연이 지연되고 드디더 루루루~~와 함께 오빠등장....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함성에.....가슴이 두근두근....

아뿔사~~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내가 앉은 자리 앞에서 다섯번째...
순식간에 일어난 팬클때문에 오빠얼굴은 커녕 무대도 안보입니다. ㅠ.ㅠ.
아~~ 이건 아니잖아 이건아니잖아.... 짜증이 확~~~~
뒤를 돌아보니 근엄하게 앉아계신 일반팬들..... 얼굴표정 그닥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통로에 앉아있었는데 제 앞줄에 계신 팬들 갑자기 의자이동...
통로도 순식간에 없어져버렸습니다.... 그러니 무대가 더 안보이는것은 당연지사...
첫곡부터 스탠딩이라..... 그런데 스탠딩을 하는 사람들은 팬클 조금뿐.....
사실 저도 스탠딩 미친듯이 좋아라 합니다......아 그런데 첫곡부터 스탠딩시작해서
죽 스탠딩을 하니 사실 팬인 나도 짜증이 물밀듯이 올라옵니다...
맨 앞줄이면 굳이 스탠딩 하지 않아도 정말 잘보입니다.... 첫 곡에 스탠딩 잠깐 일어나서
분위기 띄워주고 앉으면 상관없는데 죽 서있으면 기껏 비싼돈내고 앉아서 하나도 안보이니 어찌 짜증이 나지않겠습니까.... 공연 한 템포 진행되고 관객들 분위기 서서히 달아오르면 다 같이 스탠딩할때 미리먼저 일어나 스탠딩하면 다른관객들도 따라 일어나고 해서 훨씬 같이 즐기면서 보는 좋은 공연일텐데 하는 아쉬움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어쨋든 공연 1/3이 끝날때까지 안보이는 악조건 속에서 뒷자리가 일반팬이라 눈치보여
일어나고싶은 맘 꾹 눌러참고 있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스탠딩을 하긴 했는데
다행이도 뒤에서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일어서면서도 마음은 바늘방석이었는데 다른 도시와는 달리 (사실 창원공연에서는 일어선다고 뒤에서 소리지르고 난리였거든요) 불평하시는 분들도 없고 해서 일단 슬며시 스탠딩 분위기에 젖어줍니다.

오빠가 내 맘을 눈치채셨는지 이왕망가진거 계속망가지라고하면서 옛날에는 목이 쉬고 했는데 오늘은 아닌것 같다며 분위기 슬슬~~ 잡아주십니다.... 일단 속은 편해집니다...
이쯤 되면 일반팬들도 그동안 꾹 누르고 있는 열정을 발산할수밖에 없죠...
드디어 이번 편곡이 대단히 마음에 드는 단발머리의 전주 잔자잔자 잔자자잔자~~ 나오고
모나리자에 이르니 일판팬들도 전부 거대한 무도회장이 되어버렸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알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일이지만 여하튼 모나리자만 나오면
사람들이 환장을 하는것 같습니다.(대구공연에서도 그랬거든요)..
노래에 무슨 약을 탄것도 아닌데 여하튼 모나리자면 나오면 자신이 알고 있는 온갖 춤은
다 나오는것 같습니다...하하하
뒤를 돌아보니 제 뒤에 앉은 근엄한 아저씨... 몇분만 빼고  전부다 일어나 들썩 들썩~~
다들 괴성을 동반한 환호성에..... 정말 열정적인 울산팬들이십니다....
그리고 다시 분위기 잦아드니...
그 근엄한 아저씨  曰 "이제부터 제발 조용한 노래 좀 불러라... 시끄러워 죽겠다"
라고 하시면서도 얼굴은 연신 싱글벙글 싱글벙글....
아싸~~ 스탠딩에 대한 부담감을 확 날아가는 순간입니다...
이미 뭐 객석은 전부 들썩들썩.... 함성동반한 괴성에 꽃가루에...
울산팬들 정신못차리고 여기저기서 난리부르스 끝내줍니다.....
올해 공연이 거의 절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관객들 반응은 굿입니다..
오빠도 기분이 좋으신지 연신 노래 중간중간에 '살인미소'날려주시고
2주만에 쉬어서 그런지 목소리 짱장하시고..... 관객반응 좋고.........

그러다 갑자기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꽃다발 증정을 위해 여러팬들이 앞으로
나가니 갑자기 사람들이 후다다닥 앞으로 쏠립니다...
오빠가 악수를 해줄것을 기대하고 무대로 갑자기 팬들이 쏠립니다...
혹 저러다 사고가 나는게 아닌가 두려운 생각까지 들고 경호원들이 제재를 해야겠다고
생각할 즈음 아마 경호원들이 무리하게 자리정열을 한 듯합니다...
앞에서는 경호원의 무리한 제재로 다툼이 있었다고한던데 뒤에서 보니 정말 위험
천만이었습니다... 갑자기 사람들이 떼거지(?)로 무대로 쏠리니 무대가 휘청하는것이나
아닌지 사람들이 넘어지지나 않을지... 사실 제 앞으로 4줄밖에 없었는데
순식간에 수십줄이 생겼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렸겠습니다.
그리고도 통로가 없어진 길을 달려나가면서 의자도 넘어지고... 정말 아슬아슬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pil&passion 울산공연은 오빠의 컨디션도 누가 비호감이라고 했던
오빠의 머리스타일도 어찌나 예쁜지(신경을 많이쓰셔서 드라이빨 엄청넣었더라구요)
그리고 관객들 반응 그야말로 열정적이었습니다..

이래 저래 너무 아쉬운 공연이 끝났지만 울산팬들 아쉬워서 일어날줄 모르고
계속 우뢰와 같은 앵콜을 외쳐댑니다...
가지말라고 그렇게 외쳐도 가버리는 야속한 오빠를 어쩌겠습니까?
나가면서 웅성웅성하는 말,,,,
'공연이 뭐 이래 하다만것 같다 아쉬워죽겠네 좀더하지' 부터 '정말 미치겠다 불질러놓고 그냥가네'등등 다들 가슴 한가득 아쉬움을 저만치 지고 갑니다..
사실 아쉬움을 남겨줘야 다음에 공연을 또 보러올꺼 아닙니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근데 다른 공연보다 정말 너무많이 아쉬웠습니다...

무엇보다.. 울산관객들은 여자분들보다 역시 남자들의 활약 대단했습니다.
여자팬들도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는데 여기저기서 남자분들이 먼저 일어나시더군요..
그리고 중년의 한 남자부 잽싸게 뛰어나와 동영상찍으시고 하시길래
깜짝 놀랬습니다... 나중에 나갈때보니 좌석이 2/3인 지점에 계신 분이시던데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오빠보다 어찌나 형님 소리가 크게 들리던지..
남자가 외치는 굵은 목소리의 '형님 사랑합니다' 아~ 정말 예술인것 같습니다...
오빠는 무척 낯간지러워 하셨습니다만...하하
여하튼 저도 제고향이지만 이렇게 울산사람들이 열정적인지 처음알았습니다.
여기저기 새로이 바뀐 영상은 훨씬 더 세련미 넘치고
새로 편곡된 단발머리는 들어도 들어도 좋고..
2주동안 쉬신 우리오빠의 컨디션은 최사이었고...
관객반응또한 너무 뜨거웠고....
이래저래 완성도 높은 울산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