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Music

고향 (경기찬가)

작은천국 2009. 1. 17. 22:48

 

 

 

- '고향(경기도 찬가)'
일렉기타와 키보드로 시작하는 전주 첫 부분은 80년대 비지스 '트레지디' 사운드를 슬쩍 흘린다 '헤이'하며 외치는 이 시대 최고 보컬리스트 읍조림을 신호로 런던보이스의 화려한 브라스 세션... 오랜만이다.
'누군가 그리워지면 고향의 품으로 가네' 최고의 보컬리스트(두 번이나 같은 용어를 쓴다)의 성대를 떠난 공기 진동이 우리 가슴을 C1소주만큼 씨원하게 하는 강렬한 발성. 전영록이 작곡한 김지애 '얄미운 사람' 중 '정주고 마음 주고 사랑도 줬지만' 백미러에 스치는 옆 차선의 택시처럼 비껴 가는데 '그리운 추억이 떠오른다'에서 '떠오른다'에 세련된 포인트를 둬서 트롯 필은 멀찌감치 사라진다.
'외로울때는 친구가 되어주는 아름다운 우리의 고향' 듣는 순간 등골이 오싹이다. 우리 음악 국악 필 물씬인데 드럼 심벌즈 소리임에도 꽹가리 소리로 들리고 이 놈의 고개는 지 맘대로 좌우로 흔들거리며 쓰지도 않은 상모를 돌린다.
언제나 최고의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최희선의 기타 중주는 팬타토닉스케일(5음계)로 블루스(록)와 국악의 묘한 경계를 흔들며 '이제는 모두가 하나되어 행복한 꿈을 꾸리라' 후렴구로 가기 전 새로운 멜로디 라인이 잘못하면 트롯풍이 섞일 위험성을 차단한다.
이때부터 다시 반복되는 후렴 구까지 베이스 이태윤의 슬래핑 주법이 우리를 다시 환장하게 만든다. 서양 현대악기 베이스 기타의 슬래핑이 가야금으로 변신하는 환골탈퇴 순간이다.
'사랑과 평화를 위해 노래하는 비둘기처럼' 화려한 무대가 상징하는 의미가 가사에 담겨있고 이 구절이 끝나면 "예~ 예~ 예~ 예~" 여음구에서 음이 오르면서 반음계(크로매틱)을 슬쩍 끼워 넣는다.
다시 맨 처음 '누군가 그리워지면'으로 향한다. 판소리, 탈춤과 사물놀이모두 섞인 후렴구 '외로울때는 친구가 되어주는...' 반복되면서 끝을 맺는다.

품바타령을 록이라는 장르에 끌어들여 '미인'을 만든 신중현 선생님 뒤를 이어 훌륭한 국악 록 탄생이다. 명곡이 만들어지는 시대에 살아 처음 듣게되는 다음 세대가 결코 누리지 못할 우리만의 즐거움.
80년대 팝 뮤직, 댄스뮤직, 국악, 트롯(느낌뿐이지 멜로디 라인은 없다), 뉴에이지... 모든 장르를 기가 막히게 섞었지만 곡의 대표성은 국악.언제일지 김덕수가 꽹가리를 치면서 상모를 돌리며 '고향'을 함께 연주하는 상상을 한다. 국악 악기를 횟집 곁다리 안주 중 하나인 메추리알(물고기와 날라 다니는 새의 알은 어울리지도 못한다) 정도로 써먹고도 평론가에게 서양음악과 국악이 만난 최고의 곡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뮤지션 어디서 어떤 음악을 하고 있을까.
우리 민요의 대표인 '아리랑'은 바로 경기도 아리랑이며 경기음악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라인에 뛰어난 기교가 있어야 부를 수 있는 세련미를 갖췄다. 조용필이 바로 경기도가 고향이고 그의 작법에서 세련미와 서정성이 묘하게 공존함은 바로 경기도가 한국 음악의 대표적 지역에서 태어나며 얻은 DNA 때문 아닐까.

'여행을 떠나요', '미지의 세계', '그대여', '모나리자'와 같은 곡들의 특징은 시대를 초월해 들려지고 불려질 노래라는 점이다. 조용필 라이브 무대에서 우리를 미치게 만드는 레퍼토리 리스트에 '고향'이 추가되었다.

다음 달 내한공연을 갖는 독일의 클래식 재즈밴드 살타첼로가 한국 국악의 음악적 센스는 놀랍다고 했다. 정통 클래식을 공부하고 슈투트가르트 음대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이면서 재즈밴드로 공연을 펼치는 그가 클래식에 재즈와 남미음악을 섞다가 90년대 후반에 우연히 들은 김영임의 '회심가'를 시작으로 우리 음악(국악)을 테마로 곡을 만들고 연주한다.
엘리트 음악 교육을 받은 살타첼로가 국악에서 끄집어낸, 음악적 필이 넘치는 부분을 비정규 음악 교육을 받은 조용필이 정확하게 감지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하는 '고향'이다.

출처: 조용필 팬클럽 위대한 탄생 게시판 승훈님의 글
(http://www.choyongpil.net/Ver4/)


고향 - 경기의 노래(작곡/조용필, 작사/김성환)
1.누군가 그리워지면 고향의 품으로 가네 / 노을진 하늘에 피어난 그리운 추억이 떠오른다 외로울 때는 친구가 되어주는 아름다운 우리의 고향 / 힘이 들 때는 용기를 내게 주는 희망찬 우리의 경기

2.가슴이 허전할 때는 고향의 품으로 가네 / 개나리 향기 가득한 사랑의 바람이 불어 온다 외로울 때는 친구가 되어주는 아름다운 우리의 고향 / 힘이 들 때는 용기를 내게 주는 희망찬 우리의 경기
이제는 모두가 하나되어 행복한 꿈을 꾸리라 / 사랑과 평화를 위해 노래하는 비둘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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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선보인 고향 (경기찬가)
국악이 살짝 가미된 락 버젼의 노래..
경쾌한 음악이 가만히 있어도 몸을 들썩 들썩 하게 만든다.
정말 이 노래가 경기지역에만 한정되서 부르기에는 너무
아까운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널리 대중적으로 알려져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적당히 가벼운 듯하면서도 국악의 장단이 락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우리의 흥을 있는 대로 돋구워 놓는 그런 노래이다.
특히나 승훈님의 말처럼 이태윤의 베이스기타 소리는
기존의 다른 곡에서 좀 처럼 튀지 않아 주의를 집중해야 들릴듯 말듯한데 이노래에서는 베이스 기타도 이런식(가야금식)으로 연주될수 있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청계천에 경기찬가까지. 이러다 19집 음반작업 못하는거
아니냐는 팬들의 우스게 소리도 있지만 앞으로 더욱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게될 노래를 기대해 보며..
참고로 조용필 인터넷 방송국 게시판에서 이 노래를 들을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