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Concert

[음향정보웹커뮤니티펌] 조용필 40주년 기념 콘서트

작은천국 2008. 6. 26. 23:38

2008년 5월 24일 조용필 40주년 콘서트 킬리만자로의 표범

 

 

잠실주경기장을 찾은 건 20일 화요일 낮이었다. 주경기장을 �O을때 마다 느끼는 건 왠지 모를 부담감이 있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주경기장에서 한번 일해보면 너무도 넓은 공간에서의 시스템 설치작업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잠실주경기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뮤지션들만이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모든 시스템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생각 속에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엄청난 스케일의 무대와 음향 시스템, 공연이 4일전이지만 거의 모든 셋팅은 완료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조용필 공연은 준비과정이나 설치과정에서 한치의 오차도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공연이 이렇게 충분한 셋팅시간이 주어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향 시스템은 토털음향(main 시스템)을 중심으로 조용필 메인 오퍼레이터인 박병준감독과 그 소속 엔지니어들(전체적인 진행과 컨트롤), 그리고 미소라이브사운드(Outside Main 시스템), 미디앤그래픽스(stage 시스템), delay 시스템은 신생회사의 mica가 사용되었다.

 

 

Main Inside L/R 4889 X 32, 4880A X 16(FLYING), 4880 X 8, 4880A X 8(STACK). Main outside L/R 4889 X 32
Main Top 4889 X 24, GROUND C/B R2 X 12, CENTER MSL-4 X 2, C/B 등등.
 

주경기장 사상 이런 물량이 있을까 싶다 그것도 단일 기종으로 메인 구조물에 도배되다시피 한 스피커들을 보니 그 웅장함에 위축되고 말았다.

CROWN I-TECH SERIES AMP들과 MIDAS의 H2000 콘솔, DOLBYLAKE 프로세서, JBL VERTEC 4889&4880&4880A 그야말로 최고의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정확한 음원과 향상된 파워, Compact한 디자인과 최적의 라우드 스피커 시스템 세팅을 위한 DSP 장착, Analog Input을 통한 완벽한 연결 LCD 화면등, I-TECH SERIES AMP는 최고의 퀄리티로 JBL의 VERTEC과의 최고의 매칭을 자랑한다.

또한 DOLBYLAKE 프로세서는 디지털 라우드 스피커 컨트롤과 EQ 테크놀러지에 한 획을 그은, 차세대 프로세서이며 진보된 기술력으로 음질을 탁월하게 향상 시킨다. 이번 공연의 또 하나의 포인트라면 JBL에서 내놓은 기존 VERTEC V3 프리셋에서 V4 프리셋으로의 셋팅이었다.

V3에서 느낄 수 없었던 부드러움과 댐핑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제 최상의 시스템과 최고의 물량 그리고 최고의 뮤지션, 이 모든 것이 하나가 되기까지는 이제 얼마 남지 않고 있었다.

 

 

튜닝이 진행되었다. 스피커들의 물량도 물량이지만 여기저기 분산 배치된 스피커들의 컨디션을 하나하나 체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엔지니어의 끈기와 노력 없이는 절대로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가동시킬 수 없다. 어찌 보면 스피커의 물량보다는 그 많은 스피커들에 대한 체크와 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번 공연에서 볼 수 있다.

메인 엔지니어인 박병준 감독은 각 포지션 별 셋팅 된 스피커들을 하나하나 그 위치에 가서 꼼꼼히 스피커 컨디션과 톤, 딜레이 등등 결코 대충 넘어가선 안된 작업을 열심히 진행하고 있었다. 

물량이 많다 보면 당연히 딜레이나 위상문제, 커버리지 등등 체크할 것들이 많았다.
이번 공연의 음향 셋팅의 포인트라고 한다면 많은 수의 메인 시스템과 주경기장 3층에 플라잉된 MICA 스피커, 그리고 메인 TOP에 설치되어 3층용으로 셋팅 된 VERTEC 4889였다. 마치 언젠가 주경기장에서 보여졌던 오페라 공연 셋팅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보였다. 앞으로 주경기장의 음향셋팅에 꼭 빠져서는 안될 본보기를 보여주는 셋팅이다. 

그러나 관객이 없는 객석은 불필요한 잔향과 딜레이의 발생을 부추겼고 심지어 3층용 스피커들은 리허설 중에나 전 음향 시스템 체크에서 출력되지 못했다. 딜레이와 위상문제의 체크 이외에 사운드체크는 오히려 메인 시스템에 지장을 줄 뿐이었다. 그렇게 메인을 위주로 한 리허설준비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리허설이 진행되고 우리의 영원한 오빠이자 우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션 조용필이 무대에 올랐다. 얼마나 많은 공연을 하셨는지 무대에 오르자마자 그 넓은 무대는 단숨에 꽉 차버렸다. 
40주년이라는 부담감은 온데간데 없고 무대에 오르기 전 하우스 콘솔에서 이것저것 체크하는 모습에서 관록과 연륜이 묻어나온다.
이윽고 리허설이 진해되고 사운드도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규모 시스템이기 때문인지 정신없는 사운드속에 리허설은 끝났고 스피커의 어레이에 문제점이 발생되어 조정에 들어갔다.
메인을 조금 내리고 아웃사이드는 안쪽으로 각도를 틀고 그라운드로 떨어지는 각을 더 주었다.
다음날 다시 리허설이 진행되었고 조금씩 무대에서도 하우스에서도 조금씩 사운드가 잡혀가고 있었다. 연일 계속되는 리허설과 셋팅에 지칠만도 한 스텝들과 오퍼레이터들은 조용필이란 뮤지션의 포스에 이미 매료되어 있는 듯 보였다. 무언의 약속이라도 한 듯 겉으로는 보여지지 않지만 스텝들은 이미 눈빛으로 이야기할 만큼 날카롭게 무대를 주시하고 있었다. 

공연 전날 마지막 리허설이 한창이다. 리허설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3층 보정스피커와 메인 TOP 스피커의 딜레이 체크를 한 후였다.
딜레이를 측정 튜닝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스마트라이브를 이용한 측정이 보편적인 방법이다. 딜레이 값의 중요성은 라이브에서 절대적이다. 톤과 밸런스도 중요하겠지만 딜레이의 셋팅미스는 전 시스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각 포지션들의 스피커의 시간차가 맞지 않을 경우 그 시간차들을 극복하기 위해 메인스피커가 감당해야 할 엄청난 에너지와 물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량이 적어도 모든 스피커가 하나가 되어서 나온다면 사운드는 더욱더 묵직하고 레벨 면에서도 큰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큰 경기장에서의 딜레이 타임 조정은 공연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을 만큼 좌시할 문제가 아니다.  엔지니어들이 톤과 밸런스만을 중요시 하는 건 아니겠지만 많은 엔지니어들이 딜레이와 위상문제를 시간관계상 현장상황상 어쩔 수 없이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절대로 그래서는 안된다. 

이윽고 공연날 아침이 밝았고 마지막 리허설을 진행했다. 사운드는 어느덧 정리되었고 드디어 조용필 40주년 콘서트가 시작되려 하고있다. 관객들이 입장하며 BGM이 흐르기 시작하고 장내는 순식간에 시장통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을까? 적게 잡아도 5만은 돼 보인다.  

장내가 어느덧 정리가 되고 오프닝 영상이 플레이 되는 순간 장내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고 주제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영상이 경기장을 장악했다. 모든 스피커들은 경기장 곳곳으로 사운드를 뿌려댔고 이때 그전에 맞춰 놓았던 3층 보정스피커와 메인 TOP스피커가 출력되며 경기장은 웅장한 사운드로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기 시작했다. 

늘 그렇듯이 공연이 시작되면 음향팀은 AMP의 컨디션을 체크하기 마련이다.
아직 마진이 조금 남아있는 상황인 듯 보였다. 공연 중반을 치닫자 처음 사운드음압에 적응을 해버린 관객들의 귀가 심심해지자 더 높은 음압으로 출력하였고 그 음압에 관객들은 호응했다. 

AMP를 보니 처음엔 간헐적인 PEAK 였지만 중반부터는 지속적인 PEAK가 걸렸다.
스피커와 앰프는 매칭이 중요하다. 둘 중에 어느 쪽에든 문제가 생길 시 서로에게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연 중 스피커와 앰프의 체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속적인 앰프의 과 입력은 앰프와 스피커 그리고 전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심한 경우엔 전압이 드롭되어 시스템이 커지고 AVR을 사용한 하우스나 스테이지에는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왜냐하면 AVR은 고정적인 전압을 주기 위해 오르락 내리락 하는 전압을 잡으려고 쉴세없이 작동하다 보면 과열하여 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덧 공연후반, 음향랜탈회사와 엔지니어의 조율을 통해 앰프와 스피커는 정상적인 매칭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어느덧 앵콜이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연주되고 화려한 무대 뒤에서 갖가지 특수효과들이 펼쳐지며 장내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공연은 멘트도 별로 없이 게스트도 없이 2시간 30분 동안 히트곡 메들리를 듣는 듯 노래와 음악에 흠뻑 빠져 버렸다. 이런 뮤지션이 있을까? 정말 대단한 공연이었고 요즘 가수들이 한번은 꼭 보고 느껴야 할 점이 너무나도 많았던 공연이었다.  

스텝과 뮤지션이 하나가 된 공연, 그것이야말로 관객까지 하나로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취재/사진 ㅣ 김홍근 출처: http://sovicozi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