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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외국인도 반한 백사실 계곡은 어디?

작은천국 2010. 6. 15. 15:47

외국인도 반한 백사실 계곡은 어디?

 

백사실 연못의 모습입니다. 

스페인 까미노를 같이 걸었던 행커할아버지가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색다른 추억을 선물 해드리고자 생각해 둔 특별한 장소 백사실..

사실 백사실이 어떤 곳인지 같은 서울에 사는 사람도 모른 분이 아마 대다수 일것 같습니다.

저도 우연히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백사실'이란 곳을 알게되었고 약 5년전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故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청와대 뒷길로 우연히 산책을  나오셨다가 발견한 곳으로 보도가 되어 유명해진 곳이기도 합니다.

 

백사실은 어떤 곳일까요?   좀 더 자세히 볼까요?

이 곳은 이항복 별장이 있던곳이라 구전으로 백사(白沙)실로 이름붙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그럼 백석동천, 백사실 나들이 시작합니다.

광화문(교보문고앞) 혹은 경복궁역(3번출구)에서 하차하여 지선버스 0212외에도 세검정초등학교를 지나가는 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즉,, 평창행 버스를 타시고 세검정 초등학교에서 하차하시면 됩니다.

이 길을 걷는 방법은 여러갈래가 있습니다. 하림각에서 시작하셔도 되고 아예 경복궁에서 걸으셔도 됩니다.

일단 저희는 세검정 초등학교에서 내려 이 다리를 건너 보이는 마트 골목 사이로 올라가면 됩니다.

 

몇 년전에 왔을때는 변변한 표지판이 없어 동네분들에게 물어서 갔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표지판이 잘 되어 있네요

그리고 이 동네도 정비가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좀 더 옛스러웠던 동네였었거든요..

 

갈림길 마다 이렇게 표지판이 잘 되어 있네요

 

일전에 이 길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 오른쪽으로 가니 막다른 골목이라 되돌아 나왔었는데

보시다 시피 표시가 잘 되어 있으니 왼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된다.

 

행크할아버지께 기념사진을 찍으시라고 했더니 후다닥 가서 자리를 잡으시면서 하시는 말씀

'오호.. 이 거 까미노 마크다..' 

아 맞다.. 그렇군요... 까미노는 온통 노란색 화살표로 길안내를 하고 있는 곳이지요~~

 

자 본격적인 흙길과 숲길이 이어집니다.  

 

 

곳곳에 바위들이 있군요... 이 바위를 쪼개 북악산성을 쌓는데 이용이 되었다고 하네요~~

하여튼.... 박학다식한 박보성여사입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이곳에 물이 줄줄 흘러 넘칠정도로 많았는데

갑자기 더워지고 가물어 물이 말라버렸네요~ 

 

조그마한 절도 지나고  

 

 엄청난 밤나무를 지나 걷는 길입니다.

 

싱그러운 6월의 초록으로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아침에 이 길을 걷는다면 소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트의 향에 취할 것 같습니다.  

 

세검정에서 이곳까지 약 700m

 

드디어 도착한 백사실입니다.  

 

이 백사실 계곡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신 행커할아버지는 이곳 저곳 사진을 찍으시느라 바쁘십니다.  

 

부암동을 걷는 방법은 보시다시피 어느 곳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짧은 거리, 긴 거리 선택이 가능합니다.  

 

이 항복의 별장이 있던 곳엔 지금은 터만 남았습니다.  

 

연못너머로 보이는 모습이네요  

이곳에 물이 많을 땐 이 계절엔 수련이 한 가득 피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을 이젠 볼수가 없어 다소 아쉽습니다.

 

예 행커할아버지가 이 곳을 빠뜨릴 턱이 없지요

 

이 곳은 또한 물이 맑아 1급수에만 산다는 도룡툥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말 프로그램을 이용하신다면 해설사와 함꼐 부암동을 걸으면서 아이들에게 자연학습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그 맑은 물엔 아카시아 꽃잎이 흩날리고 있는 중입니다.

 

물이 좀 더 많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살짝 아쉽지만.. 뭐...  

 

 

 

서울속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저도 깜짝 놀라 바로 탐색(?)을 나섰을 만큼 반한 곳이었는데

행커할아버지와 린다할머니도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다만 무릎이 좀 안 좋으신 할머니가 조금 고생을 하셨네요~

 

 앵두나무골로 불리던 곳답게 곳곳에 앵두가 지천으로 널려있습니다.  

 

얼마만에 보는 앵두인지.. 색깔이 참 곱고 탐스럽습니다. 하나 따먹어 보니 맛도 그만이네요~ 

 

정말 오랬만에 보는 감자꽃...

 

백사실 우물터에서 길이 두군데로 갈립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좀 더 편하고 짧은 코스이고 백석동천이라고 새겨진 바위를 볼 수 있구요  왼쪽으로 가면 조금 더 긴 코스입니다.  

일전에 오른쪽으로 갔기도 했었고 보성언니가 오른쪽 길보다는 이 길이 훨씬 시골같은 길이라 이쪽이 더 좋다고 하셔서 접어들었는데

우와 완전 밀림같은 플라터너스 나무가 아주 우거져 있네요

왼쪽으로 꺾어서 올라가면 평창동방면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이 숲 초입에서 한참동안 완전 밀림같다 정글같다며 감탄사 연발 연발 하셨습니다.

 

잠깐 숨을 고르고 다시 출발~~

 

 

 

1급지에서만 서식하는 생물이 자랄만큼 맑은 계곡에는 올챙이과 각종 민물고기들이 놀고 있습니다.

 

따라서 1급수에만 서식하는 도룡뇽, 버들치 등의 수서 생물의 집단서식지이기때문에 혹시 이 곳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환경오염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하셔야합니다.

 

 

바위틈에 아주 튼튼하게 뿌리를 내린 야생화~~

야생화도 저런 척박한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사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뭔들 못하겠습니까?  

 

길을 따라가다보면 다시 이런 소박한 표지판을 만나게 되니 너무 후미진 길이란 염려는 놓으셔도 됩니다.

 

 

 

 

 

 여름의 야생화가 길가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직접 재배를 하는 하우스가 있기도 하고 주말 농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저기 많은 채소들이 재배가 되고 있군요~

뉴욕에서 나고 자란 할머니는 이런 작물들이 재배되는 것을 처음 보신듯 이것 저것 궁금한게 많아서

이건 뭐냐 저건 뭐냐 아주 질문이 빗발칩니다.

 

역시... 신기해하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시네요~~

이건 상추, 저건 오이, 또 저건 다른 종류의 상추,  깻잎, 호박, 감자, 고추,,,

아 ~~ 뭘그리도 많이 심으셨는지 이야기하느라 혓바닥이 얼얼했네요~~
게다가 그넘의 cucumber 때문에 할아버지한테 발음 지적 한번 당해주시고..ㅎㅎㅎㅎ

생전 안 하시던 발음 지적과 표현 지적을 요즘은 해주시고 계십니다.. ㅎㅎ

 

 

선인장꽃이 피었는데 지지대가 참 소박하면서도 백선동천스러움이 물씬 풍기네요 

 

내친김에 앵두를 따서 할머니, 할아버지께 권해드렸는데 입에 넣자마자 원더풀을 외치시네요~

어찌나 달고 맛있던지... 앵두 좀 따오고 싶었지만 사유지라고 해서... 살짝 2개 따먹었습니다.

아니 보성언니와 내꺼까지 총 4개요~~ 히히 저 밑에서 2개 더 먹었네요

 

 

한쪽엔 금낭화도 이쁘게 피었네요 

 

70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너무너무 잘 걸으시는 행커할아버지...

나보고 넌 산티아고 걸을때 사진만 안찍으면 아마 두시간은 절약할꺼라며 어찌나 놀리시던지... ㅎㅎ

우리 아버지도 이렇게 잘 걸으시면 좋으련만.... 한 두시간 산책이 전부이시니....

 

오호 온통 담쟁이 넝쿨로 휘감은 다리~~

 

 자자 행커와 린다~~ 기념사진 & 인증사진 남기셔야합니다. ~~

 

 

 

미국에서 갤러리를 평생 운영하신 분들 답게 미적감각과 디자인 패턴에 아주 예민하게 반응을 하십니다.

집들의 대문에 대해 완전 호기심을 보이기도 하시고 이런 집들이 무척이나 신기하게 보이나봅니다.

한참동안 할머니랑 얘기를 주고 받으시더군요

 

경사가 조금 있는 곳이라 걷기를 너무 힘들어 하셔서...

우리의 오지랖오여사 박보성언니까 이렇게 즉석에서 소나무 꺾어진 것을 다듬어 지팡이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산티아고에서도 줄곧 사람들 챙기느라 여념이 없었던 언니... 여전히.. ㅎㅎㅎ

 

솔직히 할머니 안하실줄 알았는데... 이런... 완전 필요하셨던지 두말않고 Thanks 라고 하시며 냅다 받으셨네요

 

다소 경사가 심하기도 하네요~~

 

친절한 행커 할아버지~~

 

린다할머니... 조금만 힘을 내세요~~ 5분만 가면 되요^^  영차 영차...란 말에..

할머니... I am O.K...  그런데 얼굴은 영~~~ 좀 죄송했네요 그렇게 힘들어 하실줄이야...

알고 봤더니 할머니 눈이 안 좋아서 늘 약을 복용하시는데 갑자기 너무 무리하게되면 혈압이 다운되어 안 좋다고 하시는군요.. 컥 .. 이런....

 

그렇게 놀멍 쉬멍 백사실 계곡을 넘어 부암동 뒷길에 오르니 약 두시간...

실은 한시간이면 충분이 오고도 남는 길이었으나 이런 저런 이야기 하고 사진찍고 쉬고 할머니 속도 맞추고...

 

야호~~~~~  할머니 이제 다 왔어요~~~~

 

다시 계단길을 올라가야했으나 도저히 할머니가 힘들어하셔서 어쩔수 없이 도로를 따라 약 300m 정도 걸었네요

지팡이를 집고 걷는 할아버지모습을 보고 '순례자(페레그레노)'같다고 하니 무척이나 유쾌해하셨습니다.

 

중간에서 다른 길로 오면 이쪽으로도 나올 수 있고 부암동에서 이쪽길을 통해 백사실-세검정으로 갈 수 도 있군요 

 

처음엔 세검정에서 - 정릉 방향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일단 할머니건강상태로 인해 부암동에서 끝내기로 했습니다.

 

 아직 석파정쪽으로 못 가보았는데 보성언니도 이곳으로 이사를 오시니 이번 가을 낙엽이 좋을땐

약 10km 정도 트래킹 코스로 전체를 한번 걸어 보고 싶군요

 

 숲이 워낙 좋은 곳이긴 했지만 특별한 구조물이나 건축물, 볼거리가 있는건 아닌지라 이곳을 좋아하실지 어쩔지 내심 좀 걱정을 하긴했습니다.

그러나 사지에서 보시다시피 서울에서 살고 있는 저도 이 곳을 무척이나 좋아할 만큼 홀딱(?) 반한 곳이고

여기를 모르는 서울 시민들도 많다는 점, 서울속에서 시골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곳이기에

좋아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완전완전완전... 좋아라 하셨습니다.

너무 힘들게 걸었던 할머니 마저도 저보고 굿 가이드라고 하시며 오늘 너무너무 좋았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주셔서 저 또한 너무 기뻤답니다.

평소에 할머니 할아버지 그렇게 말씀이 많으신 분들이 아닌데...

세상에나.... 이 백사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두 분이서 계속 이 곳이 너무 좋다면서 쉴세없이 조잘조잘조잘...

그렇게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모습은 처음 뵈었네요..

게다가 이렇게 열심히 사진까지 찍으시면서 이건 뭐냐 저건 뭐냐...

제가 설명을 해 주기도 전에 호기심천국이 저보다 스무배나 더 많으신 행커할아버지는 두 눈을 반짝 반짝 빛내시면서

아주 즐거워 하셨습니다.

 

하긴... 이곳은 현지인도 모르는데 하물며 외국인이 어찌 찾아가겠습니까?

 

특히 보성언니가 이 곳 역사, 지리등을 저보다 훨씬 잘아서 더 수월했네요~~

보성언니도 고생많으셨어요...  언니 가을에 한번 더 콜~~~

 

어쨌든.... 외국인도 반한 백사실,,,

여러분도 한 번 가보셈~~

이러고 부암동 한바퀴돌고 태릉에서 저녁먹고 놀다가

그만 어찌나 재미있게 놀았던지 지하철 막차 걱정해야했던 2부 소식이 있으니 기대하셔도 됩니다.

 

이 글은 2010년 6월 15일 다음 포토베스트에 선정되었습니다.

 

 

 

 

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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