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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관광청 기고글] 이란이 타이완에 있다고?

작은천국 2017. 12. 7. 07:30

ㅣ타이완관광청 기고글 l

이란(宜蘭)이 타이완에 있다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나에게 친구는 이번엔 어디를 갔다 왔어?”라고 묻는다. 이란이라고 답하는 내게 당연하다는 듯 중동 어땠냐?”고 다시 묻는다.중동 아냐. 타이완 갔다 왔어.” 안 그래도 목소리 큰 친구는 ? 이란이 타이완에 있다고?”라며 한 톤 높아진 소리를 낸다. ‘이란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십중팔구는 중동의 이란을 먼저 떠올릴 테지만 중동의 이란과는 1도 관계없는 타이완의 소도시 이란. 우리에게 낯선 이란이 어떤 곳일지 지금 만나러 갑니다. 

 


@글. 사진 / 여행작가 정해경 



▲ 테마파크 같은 이란 기차역


▲ 백 년 넘은 녹나무가 멋진 설치기념관


▲ 동화 같은 도시 이란


 

행복 도시, 이란 


이란은 타이베이에서 버스나 기차로 불과 1시간이면 도착하는 곳이지만 의외로 우리나라 여행자에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 봐도 타이완 다른 도시들에 비해 여행 정보도 많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타이완 사람들에게 이란은 전원 풍경, , 해안, 삼림 등 다양한 자연환경을 가진 여행지로 인기가 많다. 우리에게 낯선 이란이지만 이란 도심은 여행하기 편리하면서도 쉬운 도시다. 이란 기차역에서 져우청동로(舊城東路)에서 져우청남로(舊城南路)로 이어지는 타원형의 도로에 이란의 주요 볼거리들이 몰려 있고 도심 안은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채 30분이 걸리지 않을 만큼 아기자기하다. 그러니 성질 급한 여행자는 반나절이면 이란 여행이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시의 물리적인 크기와 여행의 시간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하는 곳 또한 이란이다. 별 것 아닌 것에도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발길 가는 데로 걷다 보면 애써 찾아내려 하지 않아도 곳곳에 여유로움을 품고 있는 이란의 소박한 행복에 미소 짓게 된다.

▲ 난양박물관(蘭陽博物館)에 걸려 있던 이란현(宜蘭縣 사진. 사진에서 보이는 섬은 이란현의 귀산도다.


▲1899년과 2017년의 이란. 옛날 성곽이 있던 곳을 따라 그대로 도심이 형성됐다.


▲ 이란에서 만난 풍경들



이란 여행의 시작, 이란 기차역(宜蘭火車站)


큰 기린 한 마리가 목을 빼고 있는 이곳은 테마파크처럼 보이지만 테마파크가 아니다. 이란 기차역이다. 기차를 타고 이란에 도착해 기차 역사 밖으로 나올 때까지만 해도 타이완의 다른 기차역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기차역 밖으로 나오니 머리 위에는 큰 기린 한 마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란에 도착한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카메라를 꺼내 들고 기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혹자는 이란 기차역을 타이완에서 가장 예쁜 기차역이라고 한다더니 절로 동심의 감성을 불러내는 산뜻한 이란역에 싱긋 미소가 지어졌다. 기차역을 나서니 오른쪽은 이란 항커우옛창고(宜蘭行口老倉庫). 이곳은 이란역의 창고와 플랫폼으로 사용했던 곳으로 창고는 1970년대까지 물품을 보관하던 곳이었다. 1995년에 창고를 복원하면서 옛날 창고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오래된 건물은 그 자체로도 좋았지만 건물과 건물을 잇는 연결 통로는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들고 있었고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곳에서는 비정기적으로 공연이나 전시가 열리기도 하고 수천 권의 중고서적을 판매하는 주수구이 인문커피관(舊書櫃人文咖啡館)은 이란 사람들에게 인기 만점인 곳이었다. 현재는 이란항커우옛창고 전체가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라 이 모습을 볼 수 없지만 2018년에 재오픈하면 어떤 모습일지 벌써 기대가 된다. 낡은 것을 없애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낡음 자체를 가치 있고 새롭게 만드는 타이완 예술의 힘. 참 부러웠다.

▲ 이란 기차역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


▲ 창고의 통행로는 매우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 이곳에서는 비정기적으로 공연과 전시 등이 열린다.


▲ 오래된 헌책방 느낌을 물씬 풍기는 주수구이 인문커피관



▲ 이란 역 옆의 이란 관광안내센터(宜蘭火車站旅遊服務中心) 이란뿐만 아니라 이란 근교지역까지 여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핸드폰 충전, 생수기 등 편의시설과 함께 다양한 스탬프도 준비돼 있다.


▲ 이란 관광안내센터와 마주하고 있는 이란 레저농업관광서비스센터(休閒農業旅遊服務中心)

이란 근교의 농촌체험 소개및 예약을 할 수 있으며 이란 지역의 특산품이나 기념품 등 구매가 가능하다.



+ 이란 항커우 옛창고 이용안내 주소 宜蘭縣宜蘭市宜興路一段280전화번호 03-931-2151 영행

+ 이란 기차역 관광안내센터 운영시간 09:00~18:00 주소 台灣宜蘭縣宜蘭市宜興路一段252전화번호 03-931-2151 구글 Yilan Railway Station Tourist Service Center

+ 이란현 레저농업개발협회 운영 시간 월~09:00~18:00 주소 宜蘭市宜興路一段252  전화번호 03-932-7191 홈페이지 http://elfland.org.tw/




9개의 나무숲 아래 하늘을 나는 기차, 듀듀당썬린(丢丢嘡森林)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와 기차역 맞은편을 바라보니 나무 뒤로 또 하나의 거대한 초록색이 눈에 들어온다. ‘저게 뭐지?’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고 길을 건너니 그곳에는 철재로 만든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이 어떤 곳인지 살피기도 전에 시선은 하늘에 꽂혔다.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STARRY NIGHT)’이란 제목의 기차가 하늘에 매달렸다. 기차 밖으로 몸을 내밀고 있는 아이들이 탄 기차는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기차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사람들이 모두 이곳에서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해맑게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철재로 만든 9개의 나무, 하늘을 나는 기차 이 모든 것이 동화책 한 권을 펼쳐 놓은 것 같았다. 9개의 나무 조형물은 듀듀당썬린으로 이란 출신의 건축가 황셩웬(黃聲遠)의 작품이다. 9개의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이란현의 울창한 삼림을 의미하며 ‘9’라는 숫자는 이란의 옛 지명인 지우숑청(九芎城)을 품고 있어 이란 사람에게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란이 어떤 도시인지 공공미술 하나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한 타이완 문화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목도 마르고 더위도 피할 겸 광장의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집 바이궈수홍좐우(百果樹紅磚屋)’으로 들어서니 카페 안의 인테리어가 독특하다. 이곳의 이름인 바이궈수홍좐우는 과일나무가 있는 빨간 벽돌집을 의미하는데 그래서인지 곳곳에는 과일나무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이곳 역시 황셩웬이 이란의 특색을 살린 또 하나의 작품이었다. 느긋한 주말 카페 안은 동화 구연이 한창이다. 나는 아직도 이란 기차역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란 여행의 중심에 서 있는 이 느낌. 싫지 않다.


▲ 듀듀당썬린 9개의 철재 나무는 높이 14m나 된다.


▲ 듀듀당썬린, 별이 빛나는 밤기차 그리고 붉은 벽돌집 바이궈수홍좐우가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


▲ 기차 '별이 빛나는 밤'은 저녁이면 조명이 켜진다.


▲ 주말에는 핸드메이드 제품들을 판매하는 벼룩시장이 열리기도 한다.


▲ 바이궈수홍좐우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구연동화, 영화 상영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이 펼쳐진다.



+ 듀듀상림 이용안내 운영시간 24시간 오픈 요금 무료 주소 台灣宜蘭縣宜蘭市宜興路一段236

+ 바이궈수홍좐우 이용안내 영업시간 화~10:00~19:00 ~10:00~21:00 휴무일 화요일 주소 台灣宜蘭縣宜蘭市光復路132260 전화번호 03-932-0840 홈페이지 https://www.facebook.com/wonderfultree/




일러스트 작가 지미의 초대, 지미광창(幾米廣場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가 바르셀로나 곳곳에 남긴 건축물을 찾아가는 것이 테마 여행이 되듯 타이완 출신의 세계적인 일러스트 작가 지미 리아오(幾米, Jimmy Liao)의 작품을 찾아가는 것 역시 이란 여행의 테마 중 하나다. 이미 눈치 빠른 사람들은 기린 한 마리가 있는 이란 기차역, 별이 빛나는 밤기차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란 걸 알아챘을 것이다. 이란 기차역의 남쪽 광장에는 지미의 작품만으로 지미 공원을 꾸몄는데 이란을 여행하는 사람이 반드시 찾는 곳이다. 공원에 도착하니 공원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지미의 작품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공원에는 다양한 작품이 설치돼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은 책과 영화로도 만들어진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공원 곳곳은 지미의 작품 속 캐릭터들과 함께 책 속의 글귀가 적혀 있어 한 권의 동화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지미의 작품은 번역 출간이 됐지만 아쉽게도 그의 작품을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그의 작품에서 묻어나는 순수함과 따뜻한 정서는 그의 책을 읽지 않았어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지미 덕분에 잠시나마 유년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은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니었으리라. 절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마법을 부리는 도시 이란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 지미 공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가는 남자'


▲ 지미공원에는 지미의 다양한 작품과 책 속의 글귀들이 가득하다.


▲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


▲ 이란 옛창고 맞은편 버스정류장과 이란 항커우 옛창고에서도 지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지미광창 이용안내 24시간 개방 요금 무료 주소 260台灣宜蘭縣宜蘭市宜興路一段240구글 Jimmy Parks




이란은 어떤 곳이었을까? 이란 설치기념관(宜蘭設治紀念館)


이란 기차역에서 져우청동로(舊城東路)에서 져우청남로(舊城南路)로 이어지는 타원형의 도로를 걷다 보면 사라진 성곽의 흔적이 도로에 남은 이란이 궁금해졌다. 타원형의 도시를 반쯤 돌았다 싶을 즈음 백 년도 넘은 녹나무가 우거진 곳에 발길이 멈춘다. 이란 설치기념관이다. 이곳은 1906년에 지어진 목조건물로 일제강점기 이란의 역대 수장들의 관저였던 곳으로 일본과 서양식 건축양식이 혼재해 있어 타이완에서는 건축적으로 가치가 높은 건물이다. 실내는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고 청나라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란의 역사적인 사료들이 잘 정리돼 있었다. 찬찬히 둘러보니 이란이 어떤 곳인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외부의 공간은 잘 손질된 일본식 정원으로 이곳을 지었을 때 심었을 법한 녹나무는 백 년이 넘은 오늘 고즈넉한 정취를 더한다. 이란 설치기념관을 나서니 옆쪽으로 또 하나의 목조건물이 눈에 띄는데 이란 문학관이다. 이곳 역시 1926년에 지어진 건물로 이란 출신 작가들의 문학 작품을 전시하고 있지만 문학관이라기보다 문학 카페 같다. 다다미방에서 머금는 차 한 잔의 여유.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느긋해진다. 이 바쁜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이란 여행이 주는 큰 선물이리라  

▲ 이란 설치미술관의 입구와 설치기념관의 외관을 본뜬 기념스탬프


▲ 이란 설치기념관의 실내는 청나라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란의 역사적인 사료들이 전시돼 있다. 맨 안쪽의 방에서는 영상물로도 볼 수 있다.


▲ 전체부지는 약 800평으로 상당한 규모인데 외부는 일본식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 이란 설치기념관과 마주 보고 있는 이란 문학관


▲ 이란 출신 작가들의 문학 작품 전시 겸 카페로 이용되고 있다. 이란 설치미술관과 함께 영화배우 금성무(金城武)의 중화통신 광고가 촬영됐다.



+ 이란 설치기념관 이용안내 입장료 NT$30 관람시간 09:00~17:00 휴무일 월요일, 매월 마지막 날. 음력 1231일 주소 宜蘭市舊城南路力行33전화번호 03-932-6664 홈페이지 http://memorial.e-land.gov.tw/Default.aspx

+ 이란문학관 이용안내 입장료 무료 이용시간 09:00~17:00 휴무일 월요일 주소 宜蘭縣宜蘭市舊城南路縣府二巷19전화번호 03-932-4349




이란 무엇을 먹을까?


이란 로컬이 자랑하는 샤오롱바오 맛집, 정창셴러우샤오롱바오(正常鮮肉小籠包)


이란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였기에 관광안내소에 맛집 소개를 부탁했다. 1초의 고민 없이 추천한 메뉴는 바로 샤오롱바오. 이란 기차역에서 가까운 정창(正常)은 작은 가게로 메뉴라곤 샤오롱바오 단 하나인데 메뉴 자판기로 셀프 주문을 하는 곳이었다. 자판기로 주문하고 내 번호가 나올 때까지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이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내 번호가 전광판에 뜨니 이내 금방 찐 샤오롱바오가 나왔다. 딘타이펑보다 크기는 조금 작은데 한입에 먹기는 더 좋아 보인다. 샤오롱바오를 숟가락에 살포시 올린 다음 입안에서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엄청난 육즙이 입안으로 쏟아진다. 신선한 돼지고기 소는 느끼함이 하나도 없어 굳이 간장과 식초, 생강을 곁들일 필요가 없을 만큼 재료 본연의 맛은 큰 감동이었다. 뜨거운 샤오롱바오를 호호 불어가며 맛있게 먹고 호텔로 돌아오니 호텔 리셉션에서 맛집 지도를 보여주는데 직원도 정창을 1순위로 추천하는 것이 아닌가. 이란 로컬들은 딘다이펑의 샤오롱바오보다 정창의 샤오롱바오를 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더니 그 말은 사실인 거로  


▲ 20년 이상 된 정창은 이란 시민들이 자랑하는 맛집이다. 지미공원에서 계속 직진하면 된다.


▲ 입구의 자판기에서 주문하면 되고 자신의 대기 번호가 호출되면 음식이 나온다. 입구에서는 샤오롱바오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샤오롱바오는 만두피가 얇고 육즙이 많은 것이 특색으로  만두피 안에 피동(皮凍)을 소와 함께 빚는데 만드를 찌면 피동이 녹으면서 뜨거운 육즙이 된다.



+ 정창시엔러우샤오롱바오 이용안내 영업시간 07:00~12:30 15:30~19:00 휴무일 월요일 주소 宜蘭縣宜蘭市宜興路一段102전화번호 03-931-5932




병원이 아니고 카페! 허청타이핑 카페 스토리(合盛太平 CAFE STORY)


이란에서 가장 번화한 중산로(中山路) 아케이드를 걷다 보니 그곳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하얀색의 문창살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나무로 된 문을 밀고 들어서니 태평병원(太平醫院)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순간 내가 병원에 왔나 착각을 했지만 카페 허청타이핑이다. 이곳은 1919년에 개원한 태평병원으로 이 병원의 원장인 첸진보(陳金波)씨는 과거 이란 시장을 역임했던 사람이었다. 이후 이곳은 이란의 유명 민박업소인 허성66(合盛66)’의 소유가 됐고 2013년에 카페 허청타이핑으로 오픈했다. 카페 인테리어는 최소한으로 줄여 병원이었을 당시의 벽돌과 타일은 물론이고 접수를 하던 곳까지 손대지 않고 공간을 그대로 살렸고 소품들은 빈티지한 분위기를 더한다. 2층은 1층보다 원래의 모습에 더 가까운 듯했고 첸진보 씨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꾸며 놓았다. 간단한 브런치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창밖을 바라본다. 20세기 병원 진료실에 앉아 바라보는 21세기의 바깥 풍경이 꽤 낯설지만 이런 병원이라면 매일 오고 싶을 것 같았다. 아참! 여기 병원 아니고 카페지.


▲ 허청타이핑의 외관


▲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태평병원의 간판이 가장 먼저 보인다.


▲ 병원이던 시절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매우 독특한데 타이완 블로그에서도 이색적인 카페로 자주 소개된다.



▲ 간단한 브런치 메뉴들이 많이 있는데 대부분 이란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이용해 만든다.



+ 허청타이핑 카페스토리 이용안내 영업시간 10:30~19:00 휴무일 화요일 주소 宜蘭縣宜蘭市中山路三段145전화번호 03-936-0060 홈페이지 https://www.facebook.com/cafestory145




한국식 짜장면, 원창 짜장몐(文昌炸醬麵)


한국에서 온 나에게 이란 사람은 한국의 짜장면과 같은 맛의 짜장몐이 있다며 추천했다. 가게 이름도 짜장몐(炸醬麵)인데  외국에서 먹는 짜장면은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그런데 타이완에서 짜장면은 아침 식사로도 먹는 음식이었다. 이른 아침 원창 짜장몐에 도착하니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에도 가게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어 자리가 나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원창 짜장몐에는 짜장몐 외에도 다른 면들이 있지만 인기 메뉴는 역시 짜장몐이었고 짜장면 한 그릇이 우리 돈으로 2,000~2,500원 정도밖에 안 되는 착한 가격이었다. 내 차례가 되어 가는 면발과 굵은 면발 중 하나를 선택하니 눈앞에서 짜장면 한 그릇이 뚝딱 만들어진다. 춘수이탕에도 중국식 짜장면인 공푸몐(功夫面)이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짜장면은 아니었기에 이곳의 짜장몐 맛이 어떨지 너무 궁금했다. 일단 색깔은 합격잘 비빈 다음 면발 한 젓가락 후루룩! 이제껏 타이완에서 먹었던 짜장몐 중 우리나라 짜장면과 가장 비슷한 맛이었다. 물론 우리 짜장면하고 꼭 같은 맛은 아니지만 원창 짜장몐은 또 다른 별미였다. 한국이라면 아침으로 절대 먹지 않을 짜장면이지만 이 새벽에 짜장몐 한 그릇 뚝딱 먹어치우는 것이야말로 타이완 여행에서만 가능한 일 아니겠는가.



▲ 비 오는 새벽에도 사람들이 많아 가게 안은 앉을 자리가 없어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


▲ 타이완의 짜장몐


▲ 가는 면과 굵은 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는데 우리나라 짜짱면과 색깔도, 맛도 거의 비슷하다.



+ 원창짜장몐 이용안내 영업시간 06:00~ 14:00 휴무일 화요일 주소 台灣宜蘭縣宜蘭市文昌路37전화번호 03-935-1875



할머니의 정성 가득 레몬주스, 닝멍아이위(檸檬愛玉)


날씨가 더운 타이완은 더위를 달래줄 음료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어디에서든 쉽게 맛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닝멍아이위는 타이완 사람들이 한여름에 가장 좋아하는 음료로 타이완의 야시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인기 음료다. 너무 흔한 닝멍아이위였기에 특별히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란의 닝멍아이위는 달랐다. 이란에서 특별히 닝멍아이위를 찾아간 것은 아니었는데 걷다 보니 30년 노점이라고 쓰인 닝멍아이위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할머니 한 분이 계신 조그만 가게였는데 닝멍아이위를 맛보는 순간 시원함은 물론이고 새콤달콤한 맛은 다른 곳의 닝멍아이위보다 더 일품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감탄하니 할머니께서 뭔가 보여주겠다며 가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셨다. 그리고 말린 레몬 껍질을 칼로 일일이 긁어내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긁어낸 가루를 모아 묵처럼 쑤어 아이위(愛玉)를 만들고 닝멍(檸檬, 레몬) 즙을 섞어 닝멍아이위를 만드는 것이었다. 30년을 넘게 레몬 껍질을 벗겨내느라 할머니의 손은 마디마다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레몬 껍질을 벗겨내는 할머니의 정성으로 만든 닝멍아이위는 아무리 비싼 고급 음료라고 해도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다.


▲ 30년 노점(老店) 이란의 닝멍위아이


▲ 말린 레몬껍질을 일일이 손으로 긁어내 묵처럼 쑤어 레몬과 섞으면 닝멍아이위가 된다.


+ 닝멍아이위 이용안내 영업시간 13:00~19:00 휴무일 수요일 주소 宜蘭縣宜蘭市中山路三段156전화번호 03-935-8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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